남북 긴장 고조…교회들 평화적 해법 촉구
작성 : 2024년 06월 11일(화) 16:58 가+가-
한반도의 회복과 복음통일의 역사가 속히 일어나길 기도해야
최근 북한이 오물이 담긴 풍선을 남한으로 날리고, 이러한 공세에 대응한 정부가 지난 9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며, 남북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가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평화적 해법을 모색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북한은 지난 5월 말부터 각종 쓰레기와 오물이 담긴 풍선을 여러 차례 살포했다. 그 풍선은 접경 지역뿐만 아니라 서울, 경기 수도권, 경남, 전북 등 전국 곳곳에서 발견돼 국민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북한이 오물 풍선을 보내는 이유로 남한 탈북민 단체들이 날린 '전단 풍선'에 대한 대응임을 밝혔지만 우리 군은 위험 물질이 포함돼 있을 수 있는 만큼 즉각적이고 강한 대응책을 펼치면서 한반도 내 무력충돌에 대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속된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GPS교란, 미사일 발사 등에 따라 정부는 4일 9·19 남북군사합의에 대한 효력 정지도 결정했다. 이로 인해 강대강 대치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더해지고 있으며, 한반도 긴장 해소와 평화를 위해 한국교회가 관심을 갖고 기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남북한선교통일위원회 위원장 안영표 목사(반석교회)는 남과 북의 강대강 대치 상황을 우려했다. 안 목사는 "분단된 남과 북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양국에 좋지 않고 불안감을 조성한다"며 "한반도의 긴장과 갈등은 사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주권 아래서 참회하고 기도하며, 평화를 실현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전했다.

한반도 선교와 관련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는 김의혁 교수(숭실대 기독교통일지도학과)는 복음적 평화의 길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남북한 간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하나님께서 한반도 가운데 여전히 신실하게 일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두려움이나 적대감이 아닌 애통하는 마음으로 더욱 기도해야 할 때이다. 북한을 향해 갈등축소적인 압도적 사랑을 보여줌으로써 복음적 평화와 화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한 일상의 실천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북한과 통일에 대한 이해는 지나치게 현실주의에 경도되어 '힘과 정치'의 논리에 좌우되어서도 안 되며, 지나치게 이상적이어서 복잡다단한 현실과 역사 속에 켜켜이 쌓인 갈등의 문제를 간과해서도 안 된다"며 "복음 평화의 일상적인 실천과 교육을 통해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한반도의 회복과 복음통일의 역사가 속히 일어나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기도한다"고 전했다.

한국교회 연합기관과 단체들도 입장을 밝히고,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남과 북의 노력을 촉구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종생) 화해통일위원회는 북한의 오물 풍선 사건 이후 정부의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에 대해 긴급 논평을 내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위협이 고조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NCCK는 "남북관계가 악화되면 전쟁의 위기는 심화된다. 전쟁 발생은 예측 불허"라며 "정부는 적극적인 조치를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더 나아가 평화적 해법인 대화를 통해 악화된 남북관계를 풀어야 한다. 대규모 전쟁 연습과 군사협력이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70년의 정전체제와 80년 가까운 분단 역사를 통해 배웠다"고 전했다. 또 NCCK는 정부에 9·19 군사합의 전체 효력 정지 철회도 요구하며 "남과 북은 상호 적대행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 더 이상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위협이 고조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평화를 원한다"고 부연했다.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기공협)는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우려하며 12일 성명을 발표했다. 남북이 강경 대응의 악순환을 즉시 중단하고 신뢰 회복을 위한 상호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 기공협은 "남과 북의 상호 강대강 대응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계속 고조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면서 "남과 북이 정상적인 교류와 협력을 위해 대화 채널을 복원해야 한다. 지속적인 대화만이 남북 양측이 상대를 좋은 이웃으로 인정하고 정상적인 협력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줄 것이기에 북한의 도발과는 별개로 중단된 대화와 교류 채널을 복원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정치권을 향해서는 "여야 모두 한반도 평화와 남북 관계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다른 정치 의제들과 분리하여 하나의 목소리로 지금의 난국을 돌파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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