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렉카
[ 기자수첩 ]
작성 : 2024년 07월 15일(월) 07:14 가+가-
최근 10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 쯔양 사건으로 '사이버 렉카(Cyber Wrecker)'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남자친구로부터 4년간 교제폭력과 금품 착취, 협박 등을 받아온 쯔양에 대해 '(사이버)렉카 연합'이 과거를 폭로하지 않겠다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하고 협박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사이버 렉카의 심각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이버 렉카'란 유튜브를 주요 플랫폼으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대중의 관심을 끌만한 이슈나 사건이 생길 때마다 자극적인 섬네일과 악의적으로 짜깁기한 영상을 유포해 조회수와 구독자수를 올리는 이슈 유튜버를 말한다. '교통사고가 난 차량에 앞다퉈 몰려드는 견인차 렉카'에 비유해 만들어진 신조어다.

사이버 렉카의 콘텐츠는 깊은 취재나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는다. 근거 없는 루머와 비방을 일삼으며 조회수를 올리고 수익을 얻으면 그만이다. 문제는 공격적이고 자극적으로 만들어진 영상이 가진 파급력이다. 해당 영상이 수백 만 뷰를 뛰어넘고 화제가 되면 네티즌들의 비판과 공격이 가해지면서 혐오를 조장한다.

교계라고 예외는 아니다. 교계 유튜버 사이에서도 사실 관계의 여부보다 자극적인 콘텐츠로 '제살 깎아먹기' 논쟁이 이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일례로 교계에서 '악법'으로 규정한 포괄적차별금지법과 관련해 내부에서도 찬반논쟁이 거세지자 인신공격성 영상으로 상대를 정죄하고 비난하며 '찬성편'의 지지로 조회수를 올린다.

이 정도는 양호한 편이다. 또 다른 사이버 렉카의 피해자가 된 한 단체의 대표는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저급한 내용으로 음해하고 있다"면서 "상대의 가장 큰 약점을 이용해 사실이 아닌 것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조작하고 관계자들을 비난하고 있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이 영상은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만천하에 공개되고, 화제가 되면 될수록 교회를 향한 손가락질은 더 거세지고 있다. '한국교회는 희망이 없다'는 댓글은 더 이상 악플도 아니다. 오히려 애정이다. 이 상황에서 실버버튼을 획득하고 골드버튼을 언박싱해서 수 백만 원의 수익금을 벌어들인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돈벌이 외에 다른 것은 안중에 없는' 쯔양의 '렉카 연합'이나 교계의 유튜버나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이 참담하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는데 '교회'라는 이름만으로 '엮일까' 두렵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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