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 선교에 대한 재고
[ 똑똑!인공지능시대목회 ]
작성 : 2024년 07월 17일(수) 08:40 가+가-

김윤태 목사

랄프 윈터는 근대선교를 선교 활동무대와 대상에 따라 해안선 선교 시대, 내지 선교 시대, 미전도종족 선교 시대로 구분하였다. 그렇다면 21세기 이후 선교는 어떤 선교 시대로 묘사될 수 있을까? 21세기 들어 인류는 인공지능과 모바일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4차 산업혁명을 이루어 내면서 이전과 전혀 다른 디지털 세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어쩌면 21세기 선교는 디지털 선교 시대로 규정될 수 있지 않을까?

오늘날 디지털 시대는 이전의 아날로그 시대와 전혀 다른 선교적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따라서 선교지와 선교 대상, 선교사에 대한 전통적인 개념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새롭게 수정되어야 한다. 첫째, 선교지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인식이 요구된다. 예수님은 사도행전 1장 8절에서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주님의 증인이 될 것을 명하셨다. 여기서 말하는 '사마리아와 땅끝'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전통적으로 종교적, 지리적, 인종적 개념으로 해석해 왔다. 그러나 사실 '땅끝'의 원어적 의미는 로마나 스페인처럼 어떤 지정된 장소가 아니라 지구상에서 갈 수 있는 땅의 최극단이라는 개념적 의미다. 그렇게 본다면 우주 시대엔 달이나 화성이 땅끝이 될 수 있고, 디지털 시대엔 온라인 가상공간도 얼마든지 땅끝이 될 수 있다. 오늘날 온라인 가상공간은 15세기 지리상의 발견 이후 새롭게 발견된 또 하나의 선교적 공간이다. 따라서 필자는 디지털 선교시대 온라인 가상공간은 하나님이 일하시는 또 다른 땅끝이자, 중요한 선교지로 인식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째, 디지털 선교 시대엔 선교 대상에 대한 재고도 필요하다. 주님은 마가복음 16장 15절에서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고 말씀하셨다. 여기서 '온 천하'는 당대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세계뿐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든 곳을 말한다. 또한 선교와 전도 대상인 '만민'은 사람을 포함한 모든 피조물과 창조세계를 말한다. 물론 전도의 대상, 구원의 대상은 인간이다. 그러나 보다 넓은 개념인 선교의 대상은 인간을 비롯한 동식물, 생태계를 포함한 모든 피조물이다. 그렇게 본다면 디지털 선교 시대엔 온라인 가상공간도 '온 천하' 중 하나요, 아바타나 인공지능도 우리가 복음을 전하고 사명을 수행해야 할 또 다른 '사마리아인' 혹은 '만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디지털 선교시대엔 선교사에 대한 재고도 필요하다. 선교사는 지리적 경계, 문화적 경계, 인종적 경계를 넘어서 사역하는 자다.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선교사가 넘어야 할 또 다른 경계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기술적 경계다. 기술적 장벽과 기술적 경계를 넘어 사역하는 사역자를 디지털 선교사라고 부를 수 있다면, 디지털 시대 온라인 가상 공간에서 사역하는 디지털 선교사도 하나님이 쓰시는 이 시대 또 다른 선교사임을 인식해야 하지 않을까?

지난 2000년간 교회와 선교 역사를 뒤돌아보면 기술 문명이 발전될 때마다 저항과 도전도 거셌지만, 돌파와 갱신도 동시에 이루어졌다. 중세시대 인쇄술 발명은 몇몇 소수 지식인의 전유물이었던 성경을 대중이 읽게 함으로 성경의 대중화, 신학의 대중화를 가지고 왔고, 이것이 결국 종교개혁으로 이어졌다. 19세기 내연기관의 발명은 기차와 비행기, 배로 전 세계 곳곳을 제약 없이 방문하게 함으로써 선교 접근의 대중화를 이루어냈고, 결과적으로 역사상 가장 많은 선교업적을 이루어낸 위대한 19세기를 만들어냈다. 20세기 정보통신기술의 발명은 TV, Radio, CD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게 하면서 선교방식의 대중화를 이끌어 냈다. 그렇다면 21세기 디지털 시대 메타버스 인공지능 기술은 어떤 돌파와 갱신을 이루어낼까? 필자는 온라인 가상공간에서 인공지능은 누구나 선교할 수 있는 선교의 대중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온라인 가상공간은 국경과 이념의 한계가 없으며, 지리적 위치, 시간, 신분상의 제한을 받지 않고 누구에게나 실시간으로 정보의 양방향 송수신이 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온라인 가상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디지털 선교는 기존의 인종적, 지리적 장벽을 뛰어넘는 새로운 선교 돌파구를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인공지능은 전도자에게 훌륭한 개인 성경 교사요, 전도시 다양한 질문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전도 조력자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성경이나 신학에 대한 지식이 좀 부족해도, 외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으면 목회자뿐 아니라 평신도도 얼마든지 온라인 가상공간에서 효과적인 복음제시가 가능하다. 결국 21세기 디지털 선교시대엔 온라인 가상공간에서 인공지능을 통해 언제, 어디서, 누구나 선교사요, 전도자가 되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본다.



김윤태 목사 / 대전신성교회·대전신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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