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안노회·영주노회 분립 40주년을 기념하며
[ 특별기고 ]
작성 : 2024년 05월 24일(금) 09:15 가+가-
1984년 3월 6일 오후 2시 안동교회에서 회집된 제115회 경안노회에서 분립되어 각각의 지역에서 복음화에 힘써온 경안노회와 영주노회가 40년이 지난 4월 9일 오전 9시 30분, 안동서부교회에서 모였다. 경안노회와 영주노회는 서로 원거리에 있지 않으면서도 분립된 이후 연합하여 한 자리에 모여 어떤 예식도, 어떤 집회도 가진 적이 없었다. 광야의 40년, 모세의 40일, 엘리야의 40일, 예수님의 40일, 부활 후 예수님의 40일, 사순절의 40일 등 40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 영적 숫자이기 때문에 노회 분립 40주년을 맞이하는 2024년, 그동안 경안노회와 영주노회에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는 기념예식에 참석한 양 노회의 총대, 은퇴 목사와 장로, 그리고 찬양대석에 선 안동장로합창단과 CTS권사합창단 등 700여 명은 개회예배가 시작하기 이른 시간부터 속속 기념예식 장소에 도착해 9시 전에 이미 자리를 꽉 메웠다. 영주노회장 류조희 목사의 인도로 시작된 기념예배는 타종에 이어 모든 참석자들이 일어서서 경배의 찬송으로 부른 찬송가 9장 '하늘에 가득 찬 영광의 하나님'은 어느 때보다 우렁찼고 감격스러웠다.

기념예식에는 40년 전 당시 경안노회 분립위원으로 활동한 김충효 목사와 조준래 목사 등 두 분이 참석했지만 대부분의 위원들은 세상을 떠났기에 얼굴을 볼 수 없었다. 당시 경안노회 분립추진위원장 김충효 목사는 40년 전으로 돌아가 당시를 회고하면서 "오늘 이 시간이 양 노회에 참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것 같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날 '에벤에셀'이라는 제하로 설교한 그는 40년 전 한 시찰회가 분립에 동의하지 않아 어려웠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시찰회가 노회의 결정에 곧 순종하였고, 그 후 영주노회는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히면서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그는 고백했다. 특히 영주노회 초대 노회장 김태한 목사는 90대 중반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이번 기념예식에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다. 1984년 분립 당시 영주노회 경내의 교회를 섬기고 있던 제104회기 총회장 김태영 목사는 축사에서 "목회를 배운 경안노회와 영주노회가 오늘의 자신을 있게 한 어머니 노회"라고 소개하면서 양 노회의 회원이었음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기념예식을 마친 즉시, 제81회 영주노회는 안동서부교회에서 개회되었으며, 경안노회는 장소를 옮겨 도원교회에서 제195회 정기노회를 열어 회무를 진행했다.

감사예배를 마친 후 경안노회장 손영남 목사의 집례로 거행된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나누는 성찬식을 통해 비록 그동안 헤어져 있었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라는 의식을 새롭게 하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지."(시 133:1) 양 노회 분립 40주년을 기념하며 연합하여 모인 이 자리 뿐 아니라 성찬예식을 통해 연합하는 이 시간은 정말 아름다웠다. 이어 필자의 짧은 발표를 통해 배위량(William M. Baird) 선교사에 의해 복음의 씨가 뿌려진 지 131년 동안 경북북부지역에 펼치신 구원의 은혜와 교회의 역사를 회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짧은 스케치를 통한 경안노회 102년과 영주노회 40년의 노회 역사는 하나님이 어떻게 경북북부지역을 거룩한 땅으로 만들어 오셨는지를 깨닫게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참고로 경안노회는 1921년 12월 20일, 경안신학원 전신인 안동남여성경학원에서 회집되어 임원들을 조직했다. 이듬해인 1922년 1월 18일, 안동교회에서 제1회 경안노회가 소집됐다. 이후 경안노회는 신사참배 및 교회 폐쇄조치 등 일제의 탄압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꾸준히 성장한 결과 1984년 3월 6일 오후 2시, 안동교회에서 소집된 제115회 정기노회에서 분립예배를 드림으로써 경안노회와 영주노회가 공식적으로 분립됐다. 양 노회는 갈등과 분쟁 때문이 아니라 발전적인 성장을 위해 분립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 후 양 노회는 성장을 거듭하여 2024년 봄 현재, 경안노회의 교회처는 199개, 영주노회는 165개 교회처가 됐다.

그럼에도 농촌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경안노회와 영주노회는 어려운 목회 환경 가운데 처해있다. 도시소멸, 마을소멸, 급격한 고령화 등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양 노회는 이제 교회폐쇄를 넘어 교회소멸과 노회소멸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경안노회가 이미 교회생존전략위원회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긴 하지만 양 노회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면서 이 난제를 타개하기 위해 머리를 맞댈 뿐 아니라 협력해야 할 때임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모임의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금번 노회 분립 40주년을 기념하는 경안노회와 영주노회의 모임이 교회연합과 일치를 향한 새로운 롤 모델이 되기를 기도할 뿐이다.

김승학 목사 /안동교회
많이 본 뉴스

뉴스

기획·특집

칼럼·제언

연재

우리교회
가정예배
지면보기

기사 목록

한국기독공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