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기독교용어이렇게바꾸자/ (4)장례부문
[ 교계 ]
작성 : 2001년 09월 08일(토) 00:00 가+가-

19. 소천(召天)하셨다→별세(別世)하셨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숨을 거두었다.

최근에 한국 교회 어느 지도자의 죽음을 알리는 광고에서 “故 000 목사님이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소천하셨다”는 문장을 보게 되었다. 소천(召天)이라는 어휘는 교회에서 흔히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말 사전에도 없는 신조어이다.

이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하늘의 부름을 받았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이해한다. 이러한 의미의 표현이라면 이 어휘는 능동형으로 사용할 수 없고 수동형으로 사용해야 한다.

소명(召命)이나 소집(召集)이란 단어의 경우 능동형일 때 그 주체는 부르는 존재를 말한다. 예를 들면 목사가 되기 위해 신학교를 찾은 학생이 '나는 소명했다'고 말하지 않고 '나는 소명을 받았다'고 표현한다. 따라서 굳이 이 단어를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 '소천을 받았다'로 해야 한다.

그러나 이토록 실수가 많은 용어를 사용하는 것보다 한국 교회가 지금까지 불러온 대로 죽음을 알리고자 하는 경우는 '별세(別世)하셨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로 사용함이 적절하다고 본다.

20.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하나님의 위로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부활의 소망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고인의 명복이라는 표현은 누구나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의 교회에서도 흔히 사용하고 있는 경우을 보게 된다.

예를 들면 어느 장례예식에서 목사가 '이제 침묵으로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기도를 드립시다'하는 경우도 있었고, 조문객이 문상을 하면서 유족들에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인사를 한다.

그러나 '명복(冥福)'이라는 용어는 불교의 전용어로서 불교 신자가 죽은 후에 가서 심판을 받게 된다는 곳을 명부(冥府)라 하는데 거기서 받게 되는 복을 가리킨 말이다.

곧, 죽은 자들이 복된 심판을 받아 극락에 가게 되기를 바란다는 불교의 내세관에서 통용되는 용어이다.

따라서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의 위로를 받으시기 바랍니다'라고 하든지, 또는 '부활의 소망을 가지시기 바랍니다'와 같은 말로 유족을 위로함이 타당하다.

21. 미망인→고인의 부인, 고인의 유족

미망인(未亡人)이라는 용어는 순장(殉葬)제도에서 유래된 말이다. 순장이란 어떤 특정한 사람의 죽음을 뒤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강제로 죽여서 먼저 죽은 시신과 함께 묻는 장례 풍속을 말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신라의 22대 지증왕 3년(주후 502년)에 왕명에 의하여 순장이 금지되기까지 이러한 제도가 존속했다.

이런 순장제도가 성행할 때나 쓰일 수 있었던 '미망인'이라는 용어의 뜻을 풀어 보면 '남편이 죽었기에 마땅히 죽어야 할 몸인데 아직 죽지 못하고 살아 있는 여인'이라는 뜻이 된다. 이러한 용어의 뜻을 알았을 때 이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말임을 깨닫게 된다.

22. 칠성판(七星板)→고정판 또는 시정판

우리의 장례문화에 변화가 일고 있으나 아직껏 가정에서 죽음을 맞은 경우가 있다. 이때 시신이 반듯하게 굳어지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널빤지를 시신 밑에 깔고 손발의 위치를 반듯이 잡아 준다. 여기에 사용되는 널빤지 사용의 전통적인 관례가 이 널빤지에 북두칠성을 본 따서 일곱 개의 구멍을 뚫었다 하여 '칠성판'이라 부른다.

흔히 우리 교회에서도 적당한 이름을 못 찾아 '칠성판'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 유래는 별이 인간의 길흉화복과 수명을 지배한다는 도교의 믿음에서 시작되었다. 우리의 교회가 이러한 토속 신앙의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시신을 고정시키기 위한 것이기에 순수하게 '고정판(固定板)' 또는 '시정판(屍定板)'으로 부름이 타당하다.

23. 영결식, 고별식→장례예식

인간이 세상을 떠났을 때 진행하는 예식을 칭하는 용어로서 '영결식', '고별식', '발인식' 등 다양한 명칭이 있다. 그러나 그 이름이 담고 있는 뜻이 우리의 기독교 교리에 어긋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영결식은 '영원히 이별한다'는 뜻이며 고별식은 '작별을 고한다'라는 뜻이다.

그러나 기독교에서는 우리 모두가 하나님 앞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는 교리와 부활의 신앙을 가지고 있기에 이러한 표현은 적당하지 못하다. 그리고 발인식은 시신을 담은 상여가 집에서 떠남을 뜻하기에 별다른 의미를 주지 못한다. 이러한 용어의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하여 본 교단 총회에서는 표준 예식서를 통하여 이미 장례예식으로 정리한 바 있기에 이제는 모두가 '장례예식'이라는 용어로 통일해 사용해야 한다.

24. 삼우제(三虞祭)→첫 성묘(省墓)

우제(虞祭)란 장례를 마친 뒤에 지내는 제사로서 우리의 장례문화에 오랫동안 자리잡고 있었다. 이 때의 제사는 세 번 갖게 되는데 그것을 초우(初虞) 재우(再虞) 삼우(三虞)라 한다. 이 중에 아직도 삼우제라는 이름은 교회 안팎에서 사용되고 있는 현실이다. 최근의 삼우제는 장사 지낸 뒤 3일 만에 묘를 찾아 제사를 지내고 성묘를 하는 관례로 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성묘란 시체를 묻고 뫼를 만드는 일, 즉 산역(山役)이 잘 되었는가를 살피는 것이 주목적이다. 아직도 매장 문화가 중심을 이루고 있는 한국 교회에서는 가족들이 3일만에 성묘를 하는 일이 보편적이다. 이러한 실정을 감안해 본 교단 표준 예식서에는 삼우제라는 이름을 '첫 성묘'로 부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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