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과 빛인 교회, 세상의 존재를 아는가?
[ 연중기획ESG ]
작성 : 2022년 09월 14일(수) 08:22 가+가-
새롭게 이롭게-G(9) 사회와의 협치
"이 예배를 마치고 세상에 나가 살 동안 …." 교회에서 흔히 하는 기도이다. 특히 예배나 모임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기 전에 단골처럼 사용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교회는 세상과 별개라는 것인지 의문이 생긴다. 세상 속에 교회가 있는 것인가, 아니면 세상과 완전히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인가? 질문을 이렇게 하면 대답은 명확하다. 그럼에도 많은 목회자들과 교인들이 '거룩'의 중점을 교회가 세상과 달라야 한다는데 두면서 생긴 문제일 수 있다.

한국 교회에 대한 교회 밖의 시선은 좋지 않다. 주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외면하고 부정하는 고집불통의 이미지가 코로나 이후에 더 악화된 측면도 있다. 원래도 좋지 않았지만 목회자들이 주로 교인들만 만나다 보니 인식하지 못하거나 애써 외면하는 측면도 있다.



#교회 밖 사회와의 관계가 중요한 이유

교회 밖의 사회와 관계를 맺어야 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당연히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기 때문이며, 선교를 잘 하기 위해서도 필요하고,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 대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교회 밖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특성은 어떠하며,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교회와 어떻게 다르며, 좋은 것은 무엇이고 우리가 본받아야 것과 교회가 선한 영향을 주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은 아주 기본적이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본질적 가치로 공익, 평등, 정의, 인권, 안전, 형평성 등이며 수단적 가치로는 민주성, 합리성, 효율성 등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의 본질은 이웃이고 사랑이기에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먼저 세상을 알기 위해서는 학문적인 것도 필요하지만 현실과 현장에 대한 정보들을 많이 접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매체는 대중 언론이라고 할 수 있다. 신학생과 목회자들은 대체로 일간 신문이나 공중파 뉴스를 보는데 다소 소홀한 것을 확인할 수 있고 젊은 세대일수록 더 그렇다. 심지어 교단지조차도 잘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더 위험한 것은, 보더라도 편향된 경우가 많다는 것인데 건강한 관심과 이해가 필요하다.



#협치해야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교회가 협치해야 하는 사회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면밀하게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홍보 영역에서는 'PR(Public Relations)'이라는 용어를 통해 퍼블릭(Public)의 범위를 정치, 정부, 기업, 언론계, 종교계, 시민단체, 이해관계자 등으로 설정하기도 한다. 교회 역시 이 범주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경험적으로 또 신학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협치의 대상이 넓어지고 세분화 되고 있다. 지방정부는 물론 아파트 입주자 대표나 부녀회, 재개발 재건축 조합, 상인회 등도 교회의 매우 중요한 관계자들이 된다.

사회는 개인화와 이기주의 현상이 만연하고, 교회조차 무방비인 상태에서 고독사와 세 모녀 사건 등 안타까운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다. 교제가 형식화되면서, 교회밖과 문을 닫으면서 사회성 부족은 만성화 되었고 사회적 갈등은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은 심각해 지지만 교회가 앞서가는 모습을 찾기 어렵다. 교인들은 교회가 사회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80%이지만, 비종교인들은 20%에 불과해 극과 극의 인식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부가 그리고 시장(市場)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정부실패론과 시장실패론은 거버넌스를 탄생하게 만들었다. 거버넌스를 정확하게 우리 말로 해석하기는 쉽지 않다. 어떤 학자는 협치(協治)라 하여 협동의 의미를 강조하고, 어떤 이들은 네트워크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망치(罔治)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어쨌든 지향하는 부분은 과거의 정부(Government)가 수직적이고 하향식 지시와 일방적 통치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수평적이고 합리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거버넌스도 다른 용어들처럼 유행이 사라지는 듯 하다가 ESG열풍이 불면서 재조명되기도 하였다. 중요한 것은 ESG나 거버넌스 등의 용어라기 보다는 이 용어들이 공통적으로 요청하는 또는 지적하는 사항에 대한 관심이다.



#거버넌스, 협치의 기본은…

협치의 기본은 우선 내부의 구성원들이 수평적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는 데 있다. 장로교의 제도는 민주정치 제도와 매우 비슷한데, 그런 면에서 더욱더 정부(Government)가 거버넌스로 변환된 부분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통적인 의사결정은 문제가 있을 때 내부 참여자 위주로 결정을 하고, 외부참여자는 구경꾼이었다. 하지만 요즘의 참여적 의사결정은 외부참여자를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고 내부참여자가 함께 또는 의견을 적용해서 결정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우선 제왕적 대통령 또는 권위주의적 리더십이 수평적이고 민주적·합리적인 리더십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인가를 결정할 때 여러 단계의 다양한 요구들을 충분하게 듣고 또 설명하고 설득하고 토론하는 이런 과정들이 기본적으로 필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양한 구성원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교회의 의사결정 체계는 아직 제왕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두 번째 부분은 당회의 구성이 교회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 데 다소 부족함이 있다는 것이다. 교회는 여성의 비중이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여성 목회자나 여성 장로의 비중은 매우 낮다. 기업이 사외이사를 두고, 정부가 개방형 직위까지 두는 것을 고려하면 평신도의 참여가 제한적인 것은 교회가 생각해 볼 부분이다. 사회는 국회의원이나 지방선거에서도 청년들을 특별히 배려하기 위해서 할당제를 도입하고 있다. 할당제만으로 충분치 못하다는 비판이 있지만 교회는 그런 시도조차 없다는 측면에서도 되돌아 볼 부분이다. 개 교회뿐 아니라 노회나 총회의 총대 구성을 보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국회나 위정자들은 여론조사라든지 언론 미디어를 통한 여론 형성의 과정을 통해 그런 내용들을 반영하기도 한다. 교회는 그런 부분조차 취약하다는 점에서, 또 그 사례들을 통해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벤치마킹할 부분을 찾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과정과 결과가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 세대인 청년, 청소년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데에도 인색하다. 최근 발표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회는 청년들을 미래라고 하지만 청년들은 일꾼, 원초적인 일만 시키는 봉사를 강요받고 있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재정공개도 기업만큼 투명하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교회 밖을 향해서는 몇몇 교회를 제외하고는 문이 닫혀 있다.

결론은 본질로 돌아가는 것(ad fontes)이다. 결국 모든 것은 이웃과 사랑에 답이 있다.



임성은 교수 / 서경대 공공인재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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