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명숙 작가의 '무의식 속에 떠오른 여호와의 아름다우심'
[ 기독교 미술 산책 ]
작성 : 2019년 10월 02일(수) 10:00 가+가-

Meditation(사유)-Fantasy(환상) 53.5x45.5cm Mixed on canvas, 2012 국명숙 作

국명숙 작가의 '무의식 속에 떠오른 여호와의 아름다우심'



'인간은 자연에서 가장 연약한 갈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생각하는 갈대이다'라는 파스칼의 추론처럼 인간은 사유의 존재이다. 그러기에 인간은 신의 형상을 닮은 존엄한 존재인 것이다.

사유는 인간 활동의 기반이므로 예술 장르 주제로도 자주 등장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누군가의 정체성을 나타내기도 하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연결 고리이며 역사이다. 감정이나 경험, 심상, 영감, 욕망, 꿈 등은 언제나 중요한 가치와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여행을 통해 아름다운 시간을 기억하고, 자신이 겪은 일이나 생각, 느낌을 기록하며 일기를 쓴다.

작가 국명숙은 창작행위를 통해 기억을 수행하듯 끄집어낸다. 태초의 혼돈과 어둠의 천지를 퍼내기도 하고, 삶의 여정에서 행복이라고 새겨 놓은 추억 한 조각을 내보이기도 하고, 성경 속 스토리를 반추하기도 한다. 그는 말하기를 "자연에서 받은 감동과 주님의 무한한 사랑, 여행에서 만난 인상과 풍경들, 그런 흔적들을 화면 속에 투영 시킨다"라고 토로한다. 모든 사유의 정보들을 바탕으로 기억의 조각들을 붙이고, 떼어내고, 붓고, 담고, 덧입히고, 붓질하여 웅장한 스케일의 모자이크풍 화면 안으로 함몰 시킨다.

그의 회화는 개성 있는 두 가지 특징을 보여주는데, 여백을 통한 신앙적 사색 기행과, 색종이 꼴라쥬를 통한 유년기 추억의 반추이다. 화면은 추상과 구상의 경계가 모호한 작가만의 회화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기에 현실과는 거리감이 있는 다른 세상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어느 정도 교회 형태를 식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딱히 우리 생활 속의 일정한 형태와 색채는 아니므로 추상과 구상의 양면성을 지닌 초월적 조형세계이다.

'내가 여호와께 간절히 구하는 오직 한 가지는 내 평생에 늘 여호와의 집에 살면서 여호와의 아름다우심을 보고 성전에서 주님을 뵙는 것입니다'(시 27:4)라는 시편 기자의 고백이 담겨있다. 실제 매일 새벽을 깨우며 기도의 닻을 올리고 하루를 시작하는 그다. 심상의 바다 속 같은 회보라 여백은 우주적 세계관으로 보이며, 그 안에 부유하는 커다란 교회 형태는 온 세상을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옥빛 교회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이루신 구원을 증언하는 깊은 영성이 담겨있고, 하늘을 향한 뾰족 지붕들은 가야 할 본향에 대한 그리움의 표징이다.

국명숙의 내면세계는 교회에 대한 아름다운 사유가 화면 전체를 지배하는 것 같아 보인다. 이 가을 국명숙 작가의 Meditation(사유)-Fantasy(환상)을 감상하면서 한번쯤 자신의 지나 온 삶의 여정을 되짚어 본다면 찬양이 흘러나오고 감사가 강수를 이룰 것이다.



작가 경력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및 동대학원 졸업, 프랑스 에꼴드 보자르 수학개인전 18회(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선화랑 초대전), 인천여성비엔날레등 아트페어, 한국 미술협회 이사, 한국 여류화가회 부이사장, 이형회, 성신여대, 조선대, 강릉대 출강 역임



유미형 작가/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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