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일상 성령의 열매로 드러내
[ 기독교미술산책 ]
작성 : 2019년 10월 30일(수) 10:00 가+가-

순례자_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 19×13cm 장지에 아교 안료 분채 석채 및 콩즙, 2018 한정미 作

한정미의 회화는 자연을 매개로 성서의 감동을 풀어낸다. 신앙심이 밑거름 되어 그 자양분을 토대로 영감 깊은 작업을 보여주는 건실한 작가이다. 화면은 성령의 열매를 주제로 한국화 재료와 수법으로 묘출하여 어딘가 익숙하고 따스한 정취가 스며있다. 한정미 작가의 성령의 열매는 어떤 의미인가? 단순히 변화된 삶, 그리스도 중심의 삶에서 좀 더 확장된 하나님나라의 생산성을 의미심장하게 묘출한다.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기쁨과 평화와 오래 참음과 자비와 착함과 성실과 온유와 절제입니다. 이런 것들을 금지할 율법이 없습니다(갈 5:22,23)'라고 성령의 열매를 강조한다. 그러기에 그의 화면에는 한 성령 안에서의 다양성, 동질성, 생산성의 조화를 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작업 진행은 콩즙이라는 자연물성을 사용한 쉽지 않은 채색을 고수한다.

그 과정은 자신을 갈고 닦는 일종의 정신적 자기 수양이고, 예배이다. 아교, 콩즙, 안료, 분채, 석채 따위로 긋고, 스미고, 드러내는 반복적 붓질은 자신을 비우게 하고, 채워진 화면은 자아실현의 조형미가 나온다. 무수한 선을 중첩하여 대단한 공력이 쌓일 때쯤, 비로소 작가 내면을 노출한 조형미가 드러난다.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라는 주제는, 경배자의 삶의 자세와 태도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콩즙을 바르고, 자연 안료로 선을 긋는 과정이 어떤 인내를 요구하는지 우리는 가늠하기 어렵다. 장지에 아교포수 후 바로 채색하면 차가운 느낌으로 발색이 진행되기 때문에 늘상 아교포수 후 잇대어 콩즙을 덧입히고 채색한다.

이런 숨은 공력은 화면을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발색으로 진행시킨다. 그러기에 모든 것을 감내하며 자연물성을 고수하며 작업하는 예술가다운 면모가 아름답다.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와 나무, 견실한 줄기, 밝게 드러낸 대지 따위에서 작가만의 서정미와 영성이 묻어난다. 창조주와 관계적 환상이 열매로 드러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작가는 '순례자의 마음으로 작업에 몰입하므로, 신앙의 도(道)와 작업은 조화를 통한 합치의 세계를 전제한다'라고 설명한다.

참 경배자로 산다는 것은 세상 속 은둔이 아니라, 일상에서 창조주를 신뢰하며 주어진 재능으로 생산성을 발휘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 각 사람마다 독특한 재능을 부여하셨고, 그 재능으로 열매 맺는 삶의 의무도 주셨다. 그의 작품은 삶과 예배라는 진정성을 잇는 감명이 있다. 그 이유는 열매로 상징한 삶의 종국은 복음을 증언하기 때문이다. 화면에 나타난 열매는 조형미와 함께 복음적 영성미의 길을 연다. 그러기에 한정미의 회화는 구원의 완성을 위해 떠나는 순례자의 기행이다. 작품을 관조하며, 성령의 열매 맺는 남은 생을 위해 오늘 해야 할 일이 무엇이지 깊이 묵상하며 고민하는 가을밤이 깊어도 좋을 것이다.



작가소개

경력/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학사 석사 졸업

서울대학교 미술학과 박사과정 동양화전공 수료(2011)

개인전 4회(초대전포함), 부스전 5회, 청년작가초대 2인전, 단체전 60여 회

신관중학교 기간제 교사, 정신여고, 금천고 강사역임

수상/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청년추천작가 수상

현)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서울대미대크리스천모임 회원



유미형 작가/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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