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살리고 세우는 교회 본질로서 전도 회복
[ 12월특집 ]
작성 : 2022년 12월 27일(화) 17:55 가+가-
주제로 읽는 2022년 & 2023년 목회 과제 4. 교세 급감으로 소환된 ‘전도’
한국교회가 전례없는 위기라고 한다. 코로나 2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규모의 차이만 있을 뿐 모든 교단에서 교인 수 감소 현상이 큰 폭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교단별로 살펴보면, 예장합동이 9만 명(3.8%), 감리회가 4만 2000명(3.4%), 기장이 7300명(3.4%), 예장고신이 1만 2800명(3.2%), 기성이 8200명(2.1%),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이 3만 4000명(1.4%) 줄었다고 한다.

앞으로의 교세 전망도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필자가 소속된 대한예수교장로회는 주요 교단 중 처음으로 지난 10년간 교세 통계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의 교인 수를 예측한 데이터를 발표했다.총회 통계위원회가 예측한 2030년 교인 수는 185만 4749명으로, 현재보다 50만 4000여 명(21.4%) 더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사실 이런 교세감소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미 10년전부터 경험하고 있는 현상이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교인 감소세가 이어지는 이유는 각박해진 일상과 1인 가족의 증가 등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관계가 깊다. 국내 종교 관련 조사기관의 한 연구원은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1인 가족이 증가하면서 가족이 함께 신앙 생활을 영위한 삶의 패턴이 크게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교인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경제발전에 따른 여가산업의 활성화에서 찾는다. 사람들이 가난할 때는 종교를 가지기가 쉽고 교회 출석하기가 쉬웠으나 경제성장과 함께 삶의 질이 높아질수록 교회를 떠나는 경향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교회성장을 감소시키는 또 다른 원인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다. 현재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다.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을 겪으면서 젊은이들의 가족, 결혼, 자녀에 대한 가치관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러한 변화는 출산율 감소에 주요한 원인이 되었다. 그런데 단순히 성도들이 외부적인 요인 때문에 교회를 등지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이미지가 교세의 급감에 영향을 주고 있음도 발견하게 된다.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에서 발표한 '교회에 대한 대국민 이미지 조사'를 보면, 코로나 사태가 진행되면서 한국교회 신뢰도가 18.1%라는 수치를 제시했다. 이 수치는 작년에 바닥이었던 20.9%보다 더 밑도는 수치이기도 하다.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와 호감도 낮은 것은 지금까지 줄곧 대두됐던 '언행 불일치'와 기독교의 배타적 이미지에 기인한다. 신앙이 교회 안에 갇혀 있고, 삶에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교회 신뢰도 하락의 원인을 '시대의 문제에 창조적으로 응답하지 못하며 공공성의 기능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이러한 시대적 불신가운데 교회가 다시금 본질을 추구하며 나아가야 할 것이 있다고 여겨진다. 그것은 바로 교회의 본질적 사명인 전도이다. 전도는 교회의 본질로, 교회를 교회되게 한다. 많은 교회가 전도를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도에 대한 바른 이해가 부족해서이지 않나 싶다. 많은 교회가 전도를 교회의 빈자리를 채우는 방법이며, 행사라고 생각한다. 전도는 교회 부흥의 수단과 방법이 아니다. 교회 성장적 전도가 아닌, 선교적 교회의 전도이어야 한다. 전도가 행사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더욱이 전도가 어렵게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보이는 열매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교회로 데려오면 성공한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전도를 못한 것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이러한 잘못된 생각이 바로잡혀지지 않으면 전도는 계속해서 어려운 일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회가 복음의 본질인 예수의 생명으로 건강하지 못하다면 전도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전도는 교회의 행사가 아니다. 생명을 얻는 일이다. 더불어 우리 모두의 삶이기도 하다. 그러하기에 그리스도인은 삶에서 전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복음의 본질과 능력을 제대로 체험하지 못한 상태에서 수단과 방법으로만 전도하는 것이 문제이다. 교회는 생명을 살리고 세우는 본질적인 사역을 멈추어서는 안된다. 교회가 사명에 집중하지 않을 때, 교회는 생명력을 잃고 문을 닫게 될 것이다. 교회의 존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사도행전의 성도들은 모든 성도들 (every believer) 이, 매일 (every day), 모든 처소와 장소 (every place) 에서 생명의 복음을 증거했다. 그들에게는 예수 믿는 것은 곧 전도하는 것이었다. 알렌 크라이더(Alan Kreider)도 그의 책 '회심의 변질'에서 초기 기독교 공동체가 이교도들에게 비쳐준 복음의 메시지는 '삶의 아름다움'(beauty of life)이었다고 말한다. 전도는 수단이 아니라, 삶에서 복음의 진수를 보여주는 일임을 발견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복음의 진수보다 전도의 방법론에 많이 집중하며 양적 성장에 초점을 두었다. 이제는 교회 공동체가 "어떻게 전도해야 하는가?"보다 "전도란 무엇인가?" 또는 "복음은 무엇인가?"를 다시 질문해야 할 때이다. 교회의 본질적인 목적을 다시금 되새기며, 이웃에게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전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이 땅에 구현된 하나님의 공의롭고 사랑스러운 통치를 선포하고 증거하며, 그것을 믿고 제자도로 응답하도록 요청하는 일이다. 복음 전도는 우리의 삶 전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특히 교회가 대안적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함으로써 공동체의 삶 그 자체가 복음의 메시지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을 사랑함으로 그 사랑을 복음 전도와 사랑의 실천을 통해 이 세상에 드러내어야 한다. 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하시는 그 사랑을 그의 자녀와 백성된 우리가 나타내야 한다. 교회는 예배를 통해, 전도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으로 서로 돌보고 세워줌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드러내어야 한다. 교회는 하나님의 은혜의 영광을 찬미하는 공동체이며 하나님의 아름다운 덕을 선전하는 공동체임을 기억하자. 어떠한 상황에서도 전도의 핵심 비결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복음의 진리 됨을 담대하게 선포하는 것과 복음의 확신으로부터 우러나오는 환대의 실천이어야 할 것이다.

정해우 목사 / 신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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