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반도 평화, 그리고 교회의 역할
[ 12월 특집 ]
작성 : 2022년 12월 05일(월) 11:26 가+가-
주제로 읽는 2022년&2023년 목회과제 2. 우크라-러시아 전쟁으로 더욱 강조되는 '평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지 어느새 10개월째 접어들고 있다. 올 2월 24일부터 시작된 전쟁은 당초 속전속결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10개월째에 접어들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이 전쟁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휴전이나 종전보다는 전쟁이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고있다. 전쟁의 장기화는 전 세계적인 재앙을 불러왔다. 우선 에너지와 식량 공급 불안으로 야기된 국제 에너지와 식량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촉진시켰고, 이에 따른 급격한 금리인상은 신흥국들을 비롯한 우리를 비롯한 세계경제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 전쟁, 인류 생존 위협

우선 전쟁은 하나님의 형상인 인간의 존엄을 짓밟고, 전쟁이 끝난 후에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먼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지역에서 유지되던 힘의 균형을 심각하게 변형시킬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쟁은 그동안 군비증강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던 유럽지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급격한 군비증강을 촉진시키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군비증강은 서로 자국의 안정을 위해서 경쟁적으로 증강시키게 되고 결국 부메랑이 되어 서로의 안정과 평화를 위협하는 비수가 되어 세계를 더욱 위험하게 만들어 갈 수 있다. 다음으로 우려스러운 점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위협은 전쟁 핵무기사용 가능성과 함께 그동안 국제 핵레짐으로 통제하고 있던 봉인을 풀고 국가들이 핵무기 보유를 경쟁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수평적, 수직적 핵무기 확산이 심각하게 우려된다. 이러한 상황은 국제 핵레짐이 무력화됨에 따라 핵무장을 경쟁적으로 촉진시키고, 결국 작은 분쟁에도 국가간에 핵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세상이 되고 만다. 그 다음으로 현재의 전쟁은 90년대 초 해체된 냉전 구도가 다시 형성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그동안 이완되었던 미국을 중심으로 한 NATO의 군사동맹의 결속을 강화시켰다. 전쟁을 계기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동맹이 다시 강하게 결속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비단 유럽뿐만 아니라 동북아 지역에서도 인도-태평양전략을 발판으로 쿼드, 오커스 동맹, 칩4동맹 등 미국을 중심으로 한 동맹의 결속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맞대응 성격을 가지고 그동안 이완되었던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결속이 다시 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있다.

신냉전 시대의 도래는 그동안 우리 한국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편의적 선택을 어렵게 하고 오직 하나의 선택만 가능하게 한다. 현재 미국은 과거 형태의 군사적 동맹의 한미관계뿐만 아니라 군사-경제 동맹체라는 보다 더 강력한 동맹관계를 요구하고, 이에 따라 중국, 러시아 등의 경제 협력에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까지 왔다. 미·중 패권경쟁에 따른 미국의 대중국 포위전략은 군사적 분야에서 뿐만 아니라 경제적 분야에서도 집중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를 필두로 밧데리와 AI, 자율주행 자동차 등 미래 4차 산업 분야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대중국 압박을 전개시키고 있다. 이른바 칩4 동맹(한, 미, 일, 대만)의 결성으로 대중 압박을 강화함으로써 미국은 중국의 패권도전을 강력하게 견제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 한국의 문제는 칩4동맹이 미국이 다루기 어려운 가장 중요한 반도체 장비 생산을 하고 있는 유럽국가들이 제외되고, 미국이 비교적 다루기 쉬운 대만, 일본, 한국만 포함되어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칩4의 대중국 압박전략은 미국과 현재 반도체와 먼 일본을 제외하면 사실상 한국과 대만이 대중국 압박전략의 선봉에 서는 격이다. 이런 경우 우리는 커다란 중국 수출시장을 상실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 사실이다. 만일 우리 반도체 생산의 65%를 차지하는 중국시장을 잃게 된다면 한국은 산업기반을 크게 손상받을 수밖에 없다.

# 한반도, 안정 평화적 입장에서 바라봐야

신학자 라인홀드 니버는 국가간의 권력투쟁을 국제정치의 본질로 규정했다. 그래서 라인홀드 니버는 국제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힘의 중심'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이러한 이론의 배경에는 국제사회가 무정부 상태라는 배경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국가 행위의 근본적 동기는 권력으로 정의되는 국익의 추구로서, 이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은 군사, 안보라는 것이다. 때문에 라인홀드 니버에 의하면 국가간 무력 사용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결국 무력사용은 가장 효과적인 대외정책 결정 수단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국제사회가 평화를 담보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방법으로서는 세력균형과 자국의 힘에 적합한 제한된 국익의 추구라고 말하고 있다.

라인홀드 니버에 따르면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동북아의 세력균형과 함께 한반도 문제를 국제정치적 측면에서 국력이 보장하는 한도에서 국익을 추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전쟁으로 세계 세력균형의 변화와 우리가 살고있는 동북아 역내 지역에서 패권전쟁으로 인해 전개되고 있는 세력 재편의 광풍 한가운데 현재 우리가 살고있는 한반도가 자리하고 있다. 급격한 패권경쟁적 세력 재편과정에서 우리 교회는 명확히 기독교신앙에 근거해 선악을 판단하기 쉽지 않다. 오직 세력재편은 패권다툼 국가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경쟁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리 교회는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적 입장에서 한반도 문제를 바라보아야 한다. 최근 일어나는 현상처럼 남과 북의 평화와 화해보다는 강대강 대결 방법에 의존한다면 한반도 화해와 평화는 물론 역내 국가들의 한반도 문제 개입으로 인해 한반도 평화와 화해는 물건너 가고 한반도 문제가 패권 국가들의 이익 추구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 일찌기 독일 통일을 이끌었던 독일교회는 동서의 극한 갈등을 극복하고 민족의 평화와 화해를 통한 통일을 이끌어냈다. 교회는 결코 정치의 시녀가 아니고, 교회는 세속 정치적 논리에 예속되어서는 안된다. 교회가 그리스도의 말씀에 절대주권을 부여하고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행위 할 때 교회는 교회의 권위를 회복할 수 있다. 교회가 정치적 갈등의 선봉에 서기보다는 그리스도의 말씀에 근거하여 한반도 화해를 이루고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 간절히 기도하고 노력해야 한다.

고영은 교수
총회 통일연구소 / 영신대 통일선교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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