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학부모, 빼앗긴 봄을 찾아오자!
[ 주간논단 ]
작성 : 2023년 09월 18일(월) 10:00 가+가-
알랜 크라이더는 '초대교회에 길을 묻다'라는 책에서 놀라운 숫자 3개를 제시한다. '3. 10. 40' 이다. 이 숫자의 비밀은 이렇다. 초대교회는 첫 '3'세기동안 '10'년에 평균 '40'%씩 성장했다. 언뜻 감이 오질 않는다. 직접 숫자로 예를 들어보면 A.D 1년에 100명의 성도가 있었다고 가정할 경우, A.D 10년에 140명, A.D 100년에 2893명, A.D 200년에 8만 3668명, A.D 300년에는 242만 143명이 된다. 엄청난 성장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초대교회 3세기 동안 이렇듯 비약적으로 교회 성장이 일어난 이유가 궁금해진다. 알랜 크라이더의 해석에 따르면 핵심은 '매력'에 있다. 초대교회가 매력적이었다는 것이다. 매력적? 도대체 초대교회의 무엇이 그토록 매력적이었을까? 초대교회는 전도할 수 없었다. 외부인들이 예배에 참석하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그들의 예배는 철저히 정식 신자 중심 예배였다. 예배가 열리는 장소의 문을 지키는 집사가 교회 문 앞에서 외부인이 들어오는 것을 감시해야 했다. 당시 초대교회는 극심한 박해를 받고 있었고 누가 밀고라도 해서 교인으로 발각되면 여지없이 끔찍한 처형을 당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대교회는 10년에 40%씩 성장했다. 초대교회의 불가사의한 매력을 알랜 크라이더는 2가지로 설명한다. 첫 번째는 '하나님의 능력'이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질병과 운명, 그리고 귀신을 이기고 마침내 죽음도 이겨냈다. 둘째는 '생명을 주는 일탈'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생명을 걸고 교회와 가정과 이웃과 나그네를 섬겼다. 주인과 노예가 거룩한 입맞춤을 했고, 나그네의 발을 씻겼으며, 가난한 사람을 먹이고 그들에게 장례를 제공했다.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일탈의 사랑을 실천했다. A.D 200년 북부 아프리카에 살았던 그리스도인의 이야기가 기록으로 남아 초대교회 매력을 증명한다. '우리는 위대한 것을 설교하는 것이 아니라, 위대한 것을 살아가고 있습니다.'Minucius Felix, Octavius 31.6-8;38.6(North Africa, ca 200)

조금 길게 초대교회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있다. 초대교회의 불가사의한 매력이 21C에 고스란히 재현되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주저 없이 말할 수 있다. 기독 대안 학교이다. 기독 대안 학교의 첫 번째 매력은 '기독'에 있다. '기독'은 예수님이시다. 예수님은 곧 하나님 자신이시다. 그 하나님을 마음껏 예배한다. 그 예수님을 마음껏 찬양한다. 그 성령님을 마음껏 가르친다. 복음의 능력이 살아 역사한다. 두 번째 매력은 '대안'이다. '대안'은 '생명을 주는 일탈'을 실천하게 한다. 황폐하고 무너져가는 공교육에 생명을 공급한다. 획일화되고 사문화되어가는 학교 교육에 생명을 공급한다. 살인적 경쟁과 성공압박에 터지고 찢긴 상처에 생명을 공급한다. 점수로 비교하고, 등수로 경쟁해서 적자(適者)만 생존케 하는 교실,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이 시퍼렇게 살아있는 교실, 그곳에 따뜻한 온기와 생기를 불어 넣어준다.

'기독'의 핵심은 사랑이다. 기독 대안 학교의 교사들은 가르치는 교사이기 전에 사랑하는 교사다. 십자가 사랑 때문에 교사가 되었다. 십자가 사랑을 매일 전하고 싶어 한다. 주일학교로서는 성에 차지 않아 주중학교를 만들고 그곳으로 매일 출근한다. '대안'의 핵심은 '소명'이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만을 향해 질주하는 폭주 기관차는 진로(進路 : 나아갈 길)만 있으면 된다. 그러나 좋은 사람, 좋은 이웃이 되려면 소명(召命 : 부르시는 명령)을 듣기 위해 멈추어 기다려야 한다. 기독 대안 학교는 서로 불러주는 대상이 되어주고, 서로 들어주는 관계가 되어주며,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가 되어준다.

학교 밖 청소년이 1년에 약 5만명씩 생겨난다. 하루에 135명의 학생이 학교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25~30명 정원의 학급 5개가 매일 사라지는 셈이다. 현재 파악된 기독 대안 학교는 300개가 조금 넘는다. 학교당 전교생 평균을 300개로 단순 환산하면 약 3만 2000명 정도의 학생이 기독 대안 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추정된다.

3만 2000명의 학생의 학부모가 공교육 대신 기독 대안 교육을 선택했다. 우리나라 전체 초·중·고 학생의 학부모 중 1.2%에 해당한다. 바닷물의 소금 농도가 3.5%이니 아직은 세속 교육의 맛을 바꿀만한 소금 농도에는 못 미친다. 하지만 기독 대안 학교를 선택한 학부모들은 학부모의 기본권 중에 '학교 선택권'을 당당하게 발휘한 용사들이다. 사람이 다양한 만큼 학교도 다양해야 하고, 학교마다 자신의 빛깔과 맛과 향을 내야 한다. 그리고 부모는 자신과 아이의 빛깔과 맛과 향에 맞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 선택권'은 학부모의 당연하고 거룩한 권리이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당연하다. 들을 빼앗겼다고 봄까지 몽땅 빼앗길 수는 없다. 지금 기독 대안 학교 입학 설명회가 한창인 것 같다. 샅샅이 뒤지고 파헤쳐 빼앗긴 나의 봄을 찾아오자!



신기원 교장/밀알두레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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