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향한 귀한 걸음
[ 현장칼럼 ]
작성 : 2024년 07월 26일(금) 10:34 가+가-
2022년 대한민국은 1만 2906명의 국민이 자살했다. 하루 35.6명의 국민이 같은 방법으로 세상을 떠난다. 그것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하루 자살자 35.6명에 약 100배가 되는 3만 6754명(2022년 기준)의 국민이 자살과 자해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앞에서 하루 35명이 교통사고로 죽는다면 어떤 정책적 변화가 있을까? 아마 도로를 폐쇄할지도 모르겠다. 광화문 사거리에 자해와 자살을 시도한 3만 6754명이 한꺼번에 모인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주제는 항상 우리의 마음을 무겁고 어둡게 만든다. 그래서 자살예방활동에 대한 선입견이 큰 가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중세시대처럼) "자살하면 지옥 간다"라는 말로 누른다고 자살이 막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사회적으로 종교적으로 인정한 부분이다. 자살이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문제이며, 우리 사회의 높은 자살률은 우리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공동체적 과제라고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결과물이 자살예방 '캠·페·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대표적인 자살예방캠페인 중의 하나가 올해로 10회가 된 '생명을 향한 한 걸음' 걷기 캠페인이다. 지역 주민들과 교회 식구들과 함께 내가 사는 동네를 걸으며 자살예방과 우울, 불안, 자해 등의 감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지역 주민들과 연대하는 캠페인이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2023년 9월에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연속적으로 도시를 옮겨가며 '생명을 향한 한 걸음'을 펼쳤다. 그 중심에는 지역교회가 있었고 목회자와 교인들이 함께 총 580km를 걸어 완주하는 대장정을 만들어냈고 그 가운데 10대부터 80대까지 모든 연령대가 고루 참석하여 각자가 사는 지역의 생명을 보듬고 지역을 품는 기도를 올리며 한 걸음씩을 보탰다.

올해는 2월 강릉 안목항에서 출발하여 지역교회와 동역하며 서울을 향해 걷고 있다. 지난 6월 29~30일은 원주에 있는 태장(성결)교회 성도들과 함께 45km를 보탰다. 참여했던 성도들은 "글로 배우고 말로 하던 생명사랑, 생명존중, 자살예방이 아닌 참여하는 신앙을 체험하게 되었다"고 밝히며 "말씀과 특강을 통해 어떻게 하는지 알았으니 하나님의 생명들을 잘 살피고 보듬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매일 "살려달라"는 아우성이 가득하다. 정확히는 살아갈 이유를 알려달라고 한다. 우리는 그들에게 혼자가 아니라고, 함께 걷는 우리가 있다고 알려주어야 한다. 우리 교회 교인 중 30명 중의 1명은 2차 유족이다. 심지어 연평균 2700명의 그리스도인이 자살로 세상을 떠난다. 혼자 걷는 1000걸음보다 1000명이 걷는 한걸음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이다.



김주선 목사 / 사람을돋우는마을사람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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