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강을 가지고 가라
[ 가정예배 ]
작성 : 2024년 07월 26일(금) 00:10 가+가-
2024년 7월 26일 드리는 가정예배

신동호 목사

▶본문 : 요한복음 20장 19~23절

▶찬송 : 461장



교회 하면, 떠오르는 개념들이 몇 가지 있다.

먼저, 세상에서 살던 이들을 주님의 은혜로 택하시고, 불러 모은 '무리(εκκλεσια)'라는 어원적 정의이다. 또한 신학적 정의로 하나님의 백성, 그리스도의 몸, 성령의 전, 코이노니아를 이루는 교회도 있다. 이와 달리 신앙생활을 통해 경험하는 교회도 있다. 주일이 되면 모여서 예배하고, 친교도 나눈다. 이런 교회의 이미지의 공통점은 모이는 공동체이다. 여기서 질문이 생긴다.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교회의 모습은 잘 모여서 예배 드리고, 봉사 잘하면 되는가 라는 근본적인 질문이다.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는 시간 대부분은 가정, 직장, 마을 또는 사회에서 보내고, 예배당에 머무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짧다. 그러면 교회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고, 잘 모이면 신앙생활을 잘하는 것일까? 과연 주님께서 원하신 교회의 모습, 성도일까 하는 질문을 갖게 된다.

성경에 나타난 예수님의 제자들은 그분의 십자가 죽음 앞에서 큰 충격을 받고 뿔뿔이 흩어져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공포에 휩싸여 함께 모여 두려움에 떨었다. 주님의 이름으로 함께 모였지만 두려움에 떨던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주님께서 전하신 첫 일성(一聲)은 "평강이 있을 지어다"였다. 믿음의 공동체인 교회가 지녀야 할 가치는 주 안에서 누리는 평강임을 알려주셨다. 모임 자체도 중요하지만, 모여서 무엇을 품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비록 현실이 암울하고, 두려움이 엄습할지라도, 종말론적 공동체인 교회는 주 안에서 샘솟는 평강을 누려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자, 두려움이 사라지고, 마음 깊은 곳에서 기쁨이 넘치기 시작한다. 이처럼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인 교회 공동체는 현실의 상황에 매몰되지 않고, 평강과 기쁨이 넘치는 공동체이어야 한다.

예수님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 말씀을 이어가신다. 다시 "평강이 있을 지어다"라고 말씀하신다. 두 번째 평강은 모여서 누리는 평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어서 하신 말씀, 즉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라는 말씀이 평강의 의미를 해석해 준다. 평강에 대해 두 번째 말씀하신 것의 의미는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실 때 평강의 왕으로 보내신 것처럼, 예수님은 제자들을 세상으로 보내되 평강을 끼치는 사람, 세상에 나가서 하나님 나라의 평강을 전하라는 것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모여서 우리끼리 천국을 만들기를 원하신 것이 아니라, 세상으로 보내어 하나님 나라가 임했다고 평강을 전하는 사람들이 되기를 원하셨다. 우리는 오랫동안 모이는 교회에 익숙하고, 많이 모이는 교회가 좋은 교회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주님께서 원하시는 교회는 종말론 공동체로 현실에 매몰되거나 안주하지 않고, 주님께서 주신 평강을 배우고 익히고 공동체이다. 더 나아가 세상으로 보냄을 받아 하나님 나라의 평강을 전하는 이들이 되기를 원하신다.

우리는 매 주일 예배를 마치고 축도를 받으며, 세상에 파송을 받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세상으로 보내실 때, 혼자 고군분투하며 살게 하지 않으시고, 성령을 받아 동행하며 살도록 축복해 주셨다. 이번 주도 교회에서 평강을 배우고, 경험하고, 예배가 마치면 성령과 함께 평안의 복음을 가지고 세상으로 흩어져 힘차게 하나님 나라를 이루며 살아가기를 다짐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교회, 보냄을 받은 선교적 교회이다. 그 보냄을 받은 사람, '나'로 살아가시길 바란다.



오늘의 기도

교회에서 모일 때 평강을 누리고 배우게 하시고, 세상으로 보내 실 때에는 우리를 홀로 보내지 마시고 성령과 함께 동행해 주셔서 하나님 나라의 평강을 전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신동호 목사/서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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