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탈진이 올 때
[ 가정예배 ]
작성 : 2024년 07월 16일(화) 00:10 가+가-
2024년 7월 16일 드리는 가정예배

신동호 목사

▶본문 : 열왕기상 19장 9~21절

▶찬송 : 374장



열심히 살아가던 이들이 탈진하거나, 무기력증에 빠지는 일이 생기곤 한다. 이러한 탈진은 그들이 잘못하거나, 문제가 있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기운이나 물질 따위가 다 빠져 없어지는 것'이라는 사전적 의미처럼 탈진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이와 동일하게 믿음이 좋아도, 신실한 사람도 영적 탈진에 빠져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 상태에 처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태에 빠진 사람에게 기도하지 않아서, 말씀을 묵상하지 않아서, 신앙생활을 잘하지 못해서 질책성 말을 하는 것은 오히려 그를 더욱 탈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영적 탈진이 왔던 사람 중 한 사람이 엘리야 선지자이다. 북이스라엘이 암울하던 시절, 엘리야는 하나님의 말씀이 임하면,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말씀대로 행하던 신실한 선지자였다. 서슬 퍼런 아합 왕과 바알과 아세라를 섬기는 이세벨의 농간으로 이스라엘 전체가 우상을 섬길 때, 엘리야는 이런 폭정을 지적하며 바알 선지자 450명과 대결을 벌여, 하나님의 권능으로 대승을 이루어낸다. 그러나 승리의 기쁨도 잠시, 우상을 섬기는 무도한 이세벨은 엘리야를 죽이겠다고 공언하며 명령하였기에, 생명을 부지하기 위해 엘리야는 광야로 도망간다. 이때, 엘리야에게 영적 탈진이 찾아온다.

분명 하나님의 권능이 나타나 영적 대결에서 승리하였지만, 이것이 승리의 삶으로 귀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모두에게 버림받은 엘리야는 더 깊은 좌절과 절망에 빠지며 불안과 두려움이 엄습해 왔다. 오죽하면 로뎀나무 아래서 "여호와여 넉넉하오니, 지금 내 생명을 취하옵소서"라고 하나님께 절규했을까? 이때 하나님은 영적으로 탈진한 엘리야를 향해 정신 차리라고, 더 기도하라고, 말씀을 따르지 않는다고 혼내지 않으셨다. 반대로 천사를 보내어 무기력하게 누워있는 엘리야를 어루만지며 먹을 것을 챙겨준다.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엘리야를 질책하지 않고, 다시 찾아와 먹을 것을 챙겨 준다. 그러자 엘리야는 스스로 일어나 음식을 먹고 힘을 내어 하나님의 산 호렙으로 간다. 그 산에서 다시 힘을 내어 하나님께 절규한다. "나는 주를 위하여 열심에 특심을 내고, 주를 위해 온 힘을 다했는데, 그들이 주의 단을 허물고, 주의 선지자들을 죽이고 오직 나만 남았습니다."

하나님은 엘리야가 기대하던 거대한 폭풍, 지진, 불과 같이 엄청난 능력은 보여주셨지만, 그 속에 계시지 않았다. 대신 하나님은 세미한 소리 가운데 그가 준비되어 명확하게 들을 수 있는 속삭임으로 말씀해 주셨다. 세미한 하나님의 말씀이었지만, 그 말씀은 무기력하고, 영적 탈진에 빠져있던 그를 일깨워 낸다.

영적 탈진에 빠졌던 엘리야에게 보여주셨던 하나님의 따뜻한 사랑을 우리가 배워야 한다. 누군가 영적으로 탈진하면, 먼저는 옆에 있어 주어야 한다. 많은 조언보다 탈진에서 일어날 수 있도록 밥 한 끼 사주는 넉넉함, 옆에서 들어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강제로 일으키기보다는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기다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가 하나님께 기도할 때, 강력한 능력을 기대하기보다는 세미한 음성일지라도, 명확하게 들려주시는 말씀이 임해야 영적 탈진을 벗고 일어날 수 있다. 이런 은혜가 모든 성도들 위에 임하기를 기도한다.



오늘의 기도

영적 탈진에 빠진 사람에게 함께 하는 지혜와 기다림의 인내를 갖게 하시고, 주님의 세미한 음성을 듣고 일어설 때, 함께 기뻐해 주는 믿음의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신동호 목사/서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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