룻의 믿음과 하나님의 사랑
[ 가정예배 ]
작성 : 2024년 05월 29일(수) 00:10 가+가-
2024년 5월 29일 드리는 가정예배

배종님 목사

▶본문 : 룻기 1장 15~22절

▶찬송 : 314장



룻기는 역사서로 짧은 스토리에 충성과 헌신과 구속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국적 상황에서 룻기는 흔히 뛰어난 효도의 전형으로 이해되고, 고부간의 갈등이나 화합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또 룻이 끝까지 시어머니 나오미를 봉양한 것은 전통적인 유교 사상 못지않게 성경이 효도를 강조하는 예로 제시되기도 한다. 그러나 룻기를 통해서 우리가 들어야 할 메시지는 효도의 메시지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 처절하게 불행한 가정사를 통해서 하나님의 크신 '헤세드'를 만나야 한다. 이 '헤세드'는 전혀 법적인 의무가 없으나 무조건적으로, 오직 사랑과 긍휼함으로, 베풀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심정으로, 베푸는 사랑을 말한다. 따라서 하나님의 은혜와 복을 받은 나오미와 룻의 믿음, 룻과 보아스가 보였던 헤세드 사랑은 어떤 것인가? 또 우리가 받고 누리게 된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와 헤세드 사랑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믿음이란 아무런 이적이나 능력이 나타나지 않아도 끝까지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한때 기도원이 아주 잘 될 때가 있었다. 기도원에서 주로 기도 만능주의를 가르쳤다. 그래서 흔히 훌륭한 신앙이란 뜨겁게 기도하여 이적을 이루며 은사를 체험하면 믿음 좋은 것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기도해도 사업의 어려움이나 질병, 자녀들이 잘 풀리지 않으면 믿음 없는 자로 혹은 기도 응답을 받지 못하는 자로 취급되기도 했다. 이러한 신앙적 정서와 안목으로 보면 나오미와 룻에게는 하나님의 초인간적인 능력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인생이 고단하고 가난하며, 실패하고 처절하게 불행한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모압 이방 여인 룻은 이스라엘 남자와 결혼하여 살다가 남편과 형제가 다 죽고 집안에는 홀로 된 여인 세 사람만 남게 되었다(룻1:1~5). 그런데 룻은 이렇게 불행하고 암담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지만 시어머니가 섬기는 하나님을 끝까지 섬기기로 결심하고 나오미를 따라 베들레헴에 오게 된다(16~19절). 자신과 시어머니가 끼니를 걱정하는 과부가 되어 남편의 고향 베들레헴으로 돌아오는 심정은 착잡하고 암담했을 것이다(19~21절). 그래도 룻은 자신의 처절한 삶에 하나님의 아무런 이적이나 능력이 나타나지 않아도 끝까지 시어머니 나오미를 따르며 하나님을 의지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믿음이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입는 통로가 되었다. 이것은 단순하게 룻이 나오미에게 효도한 결과로 보아스를 만나고 다윗의 조상 오벳을 낳은 복을 받은 것이 아니다. 룻의 불행한 가족사 가운데서도 철저하게 하나님의 사랑을 신뢰하고 의지하게 하신 하나님의 구속사적인 섭리이고 은혜의 결과임을 가르쳐주고 있다.

둘째, 룻은 시어머니를 불쌍히 여기는 헤세드를 가졌다.

"룻이 이르되 내게 어머니를 떠나며 어머니를 따르지 말고 돌아가라 강권하지 마옵소서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머무시는 곳에서 나도 머물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어머니께서 죽으시는 곳에서 나도 죽어 거기 묻힐 것이라(16~17절)" 룻은 오르바처럼 시어머니를 떠날 수도 있었는데 미래가 없고 희망이 없어 보이지만 믿음으로 시어머니를 모시고 남편의 고향 베들레헴에 왔다. 이것이 룻의 충성심이고 룻이 나오미에게 베푼 '헤세드'이다. 룻이 시어머니 나오미에게 베푼 이 헤세드 사랑 이야기를 듣고 베들레헴의 유지이자 친족인 보아스는 룻을 칭찬했다(룻2:10~12). 룻은 이삭 줍기 하러 나갔다가 자비를 베푸는 보아스를 만나게 된다(룻2:1~13). 보아스는 상당한 경제적인 손해를 감수하고 룻과 나오미에게 유산을 찾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룻4:6~12). 룻은 보아스와 결혼하여 다윗의 할아버지인 오벳을 낳고(룻4:15~17), 다윗의 후손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사적인 족보에 이름이 오르는 복을 누리게 된다(마1:5). 여기서 룻과 보아스의 공통점은 둘 다 베푸는 자들이었다. 룻은 시어머니인 나오미에게 헤세드를 베풀었으며, 보아스는 과부가 된 룻과 나오미에게 헤세드를 베풀었다.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독생자 예수그리스도를 내어주신 하나님의 헤세드 사랑으로 용서받은 우리는 이 땅에서 헤세드를 실천하며 살아가야 할 존재들이다. 우리가 헤세드 사랑으로 살아갈 때 하나님의 헤세드 사랑이 온누리에 전해질 것이다.



오늘의 기도

주님 우리가 예수님의 긍휼히 여기는 마음과 헤세드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게 도와주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배종님 목사/진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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