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없는 나무는 없다
[ 목양칼럼 ]
작성 : 2024년 02월 01일(목) 08:36 가+가-
조카로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한 매화 분재 2점을 선물로 받았다. 분재에 대해 문외한이라 '키우다가 죽으면 어쩌지'하는 마음에 받기를 망설였지만 화려한 꽃과 자태에 연신 미소가 흘러 나왔다.

조카는 "하나 하나 배워서 더 멋지게 키워보세요"라고 말했다. 어떻게 잘 키울수 있냐는 질문에 조카는 웃으며 답했다. "문제 없는 나무 없고, 문제 없는 가지 없답니다."

지나고 보니 '멋있게 보이는 분재지만, 전문가의 눈에는 나무의 수형이나 가지에 문제점이 보일 수 있다'는 말이었다. 최상의 값어치를 하는 분재는 문제점을 하나씩 고쳐나가고 가장 완벽한 수형을 갖출 때 모두가 인정해 준다. 아무리 긴 시간이 지나고 많은 노력을 해도 문제점을 고치지 않으면 그냥 그런 분재로 치부되지만 가지를 치고 비틀어 오랜시간 공들인 나무는 최고의 작품으로 인정받게 된다.

주일 사역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아내에게 "나처럼 목회 못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라고 말하자 아내가 웃으며 답한다. "괜찮아요. 최선을 다하고 있잖아요. 옛날보다 나은데요." 그 말에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떡여졌다. 신학교를 다닐 때 교수님들은 늘 말씀하셨다. 좋은 교회와 성도들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하라고 말이다. 그런데 목회 년수가 깊어질수록 깨닫는 한 가지는 '문제 없는 교회과 성도가 없다'는 것이다. 남들이 볼 때는 전혀 문제가 없이 보이지만, 하나님의 시각에서 보면 많은 문제를 가진 교회요, 어설픈 목사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날카로운 칼날에 찢기고 꺾이면서도 문제점을 하나하나 고쳐나가는 분재처럼 버릴 건 버리고 지킬 건 지키며 하나님이 보시기에 아름다운 교회와 일꾼의 모습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에 완전한 사람은 없다. 성경에도 하나님이 인정하고 모범적인 삶을 살았다고 평가받은 아브라함, 노아, 모세, 다윗도 흠이 있고 실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늘 자신의 문제점에 대해 살피고 그것들을 고쳐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그것이 진정한 하나님 자녀의 품격이다.

집사님 한분이 찾아와 다른 권사님 때문에 힘들다며 하소연을 하셨다. "신앙생활 20년째인 나에게 모욕을 주니 도저히 용서가 안되네요. 제가 교회를 떠나야 할 것 같아요." 권사님 때문에 교회를 떠나겠다는 집사님 앞에서 무슨 말로 설득할 수 있을까? 가만 생각하다가 분재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가 부족하고 연약하니까 하나님께서 이 교회에 보내셔서 다른 성도들과 함께 다듬어지고 꺾여지고 비틀어서 멋진 그리스도인의 모습으로 탈바꿈해 나가게 하신 것 아닐까요? 저도 문제가 많고 집사님도, 권사님도 모두 문제가 있답니다. 하지만 서로가 이해하고 격려하고 문제점을 고치도록 조언해서 품격있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으로 탈바꿈해 나가는 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요?" 집사님은 바로 권사님을 찾아가서 자신이 받은 상처를 말하고 서로 용서하고 격려하는 화해의 시간을 가졌다.

세상에 문제 없는 사람은 없다. 다만 그 문제를 고치고자 노력하는 자기 성찰의 기회를 자주 가질 때 문제가 가려지고 문제보다는 장점이 드러나는 명품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매화나무를 어루만지며 고백한다. "너나 나나 아직도 다듬어져야 할 것이 많구나."

정성철 목사 / 새언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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