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신뢰의 회복의 길
[ 주필칼럼 ]
작성 : 2021년 02월 05일(금) 10:00 가+가-
최근 교계의 한 연구소에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2020년 1월과 2021년 1월에 각각 행해진 설문조사 결과를 비교하여 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2020년 1월의 설문은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에서 의뢰했고, 2020년 1월의 설문은 한국교회총연합에서 의뢰하여 각각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으로 조사했다. 기윤실의 설문은 '2020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조사'였고(2020.1.9~11), 한교총의 설문은 '코로나19 정부방역조치에 대한 일반국민 평가 조사'였다(2020.1.12~15).

2020년 1월의 설문에 대한 응답 분포는 다음과 같다. 매우 신뢰 7%, 약간 신뢰 25%, 별로 신뢰하지 않음 32%, 전혀 신뢰하지 않음 32%, 모름 4%. 2021년 1월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매우 신뢰 5%, 약간 신뢰 16%, 별로 신뢰하지 않음 28%, 전혀 신뢰하지 않음 48%, 모름 3%. 신뢰한다고 답한 비율은 32%에서 21%로 줄고,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을 한 비율이 64%에서 76%로 늘어났다.

2020년의 조사는 전화면접 조사였으나 2021년의 조사는 온라인 조사였다. 두 조사의 조사 방법상 차이가 있으나 동일한 연구소에서 같은 질문을 통해서 확인한 추세의 변화는 짐작할 수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일어난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인 신뢰하락을 확인한 셈이다.

코로나19 시기의 신뢰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교회 내에서 일어난 코로나 확산의 문제일 것이다. 코로나 1차 확산 당시 신천지가 확산의 진원지 역할을 한 이래, 2차 3차 확산 때마다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BTJ열방센터를 중심으로 한 인터콥, 다수의 대안학교와 국제학교를 운영한 IM선교회 등 교회나 교회단체가 매개역할을 했다. 그 외에도 소금물을 분무기로 얼굴에 뿌린 교회나 서울 신촌이나 광주광역시 등에서 몇 교회가 코로나19 확산의 사례로 꼽혔다.

더구나 이들 단체나 교회의 책임자들이 코로나19의 방역을 무시하거나 소흘히 하는 모습이 여론에 여과없이 보도되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서 희생을 감내하는 소상공인이나 여행업 종사자 등에게 불편한 심정을 갖게 만들었다. 사회적으로 교회가 공공성을 무시한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근원적으로는 지난 세기 말의 고도성장의 후유증이라 볼 수 있다. 성장주의나 물량주의, 기복주의를 경계했지만, 충분하지 못했다. 교회의 양적 성장만이 모든 척도를 대신하는 경향도 있었다. 자질이 뒷받침되지 않는 지도자들이 교회를 대표하기도 했다. 안타깝지만 자업자득인 셈이다.

교회의 사회적 신뢰의 문제는 누구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없는 우리들의 문제이다. 교회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죄송하기 그지 없다. 단기간의 처방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시도는 도리어 사태를 그르칠 수 있다. 조심스럽게 대처하면서 근원적으로 돌아보는 것이 마땅하다.

여론조사에서 보이는 신뢰의 하락은 교회에 대한 기대를 확인하게 된다. 한국교회는 여전히 좋은 자원과 영적 자산을 풍성하게 가지고 있다. "신에게 배 열 두 척이 있사오니...."를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 아픈 질책을 통해서 교회가 새롭게 거듭난다면 하나님께서는 또 다른 부흥을 허락하실 것이다.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일은 세대를 넘어서는 일이다. 3040세대와 다음세대가 교회에 편견을 가지게 된 일을 염려하면서 진지한 성찰을 통해서 거듭나야 한다.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며 길을 찾아 나아가야 한다.



변창배 목사/총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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