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 믿음을 위한 또 하나의 과제
[ 논설위원칼럼 ]
작성 : 2020년 07월 13일(월) 00:00 가+가-
우리 교회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 가운데 하나인 다음 세대로의 신앙 전수의 사명은 그 해결의 실마리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교회마다 다음 세대를 이어 갈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숫자가 줄어가고 있으며, 교육 부서를 운영할 수 없는 교회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교회의 미래인 다음 세대가 교회 안에서 줄어들거나 부재하는 현실만큼 심각한 문제는 없을 것이다. 우리 교회는 이미 이러한 위기를 절감하고 다각적인 원인 분석과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지금도 교회교육을 살리기 위한 논의와 연구, 시도들이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우리의 위기 상황을 더욱 가중시키는 새로운 상황이 발생됐다. 바로 코로나19의 발현이다. 코로나19는 불과 3개월 만에 전 세계의 삶의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 사회, 경제, 교육, 문화 등 다양한 삶의 영역이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구분될 만큼 현격하게 변했으며, 그 변화는 전 세계인의 삶의 자리를 와해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 상황들은 우리의 신앙생활과 교회의 활동에도 예기치 않은 변화를 몰고 왔다. 우리 믿음의 본질과 예배의 의미는 변할 수 없는 데, 본질과 의미를 담아내고 실현해 가는 과정은 전과 동일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믿음의 본질을 담아내는 전통과 예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교회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으며, 순식간에 밀려오는 변화의 현실 속에서 믿음의 본질을 지키기 위한 고뇌를 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다음 세대에게 전해 주어야 하는 믿음의 내용과 가치가 단시간에 다른 형식으로 바뀜으로써 교회 중심의 신앙교육이 어려워졌고, 공예배의 의미와 중요성을 가르칠 새로운 신학적 논리가 확립되지 않았다. 단지 전파력이 강한 전염성 질병으로부터 자신과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하여 신앙생활의 형태가 바뀌었다는 막연한 설명으로 이 난관을 헤쳐가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다음 세대를 양육해야 하는 교회의 염려는 더욱 무거워질 수밖에 없게 됐다. 주일성수를 믿음의 유일한 가치로 교육해 온 부모와 교회는 오늘의 현상에 대한 설명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신앙공동체가 함께 모여 예배드릴 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며 그보다 더 중요한 교회생활은 없다고 가르쳐 온 교회는 이러한 상황에서 여전히 중요한 공예배의 의미를 어떻게 다음 세대에게 가르쳐야 할 것인가? 그렇지 않아도 위기 앞에 놓여있는 다음 세대로의 신앙 전수의 길이 더욱 험난해진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 그것이 문제인 것이다.

우리 나라의 개신교 역사는 135년이다. 30년을 한 세대로 간주한다면 5대를 넘지 않는 길지 않은 신앙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기독교 전파 초기의 성도들은 세상을 떠났고 2, 3, 4세대가 믿음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지금 우리 교회에서 신앙의 3대까지는 비교적 견고하게 믿음의 전통과 교회의 가르침에 충성하고 헌신했지만, 4대에 이르면서 그 기반이 약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연약한 믿음의 토대를 흔드는 또 하나의 예기치 못한 도전 앞에 섰으니, 당황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믿음의 대 잇기가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는 이 때에 교회는 다음 세대를 기독교적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부모의 신앙을 보고 배우며, 부모의 신앙의 진실이 배어있는 태도만큼 그 믿음이 자란다. 이 진리를 외면하지 말고 교회마다 다음 세대 신앙교육에 온 힘을 기울일 수 있기를 바란다. 여기서 우물쭈물하다가는 우리 교회와 신앙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너희가 이 시기를 알거니와 자다가 깰 때가 됐으니...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자'는 말씀에 순종하자.

손신철 목사/인천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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