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간다 아이들을 방치하시냐고 하나님께 따졌었죠"
작성 : 2019년 05월 22일(수) 11:03 가+가-
<인터뷰>기아대책 우간다 아무리아 센터에서 사역하는 정하희 기대봉사단

에이즈 아동 에벌린 양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있는 정하희 기대봉사단.



"에이즈 아동들이 사는 집에 가보면 아이들은 대부분 냄새나는 거적 위에 누워있어요. 진물이 나는 팔에 파리가 다닥다닥 붙어있고, 옷은 언제 빨았는지 색깔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더럽죠. 먹을 것도 없어 몸은 말라 비틀어져 있습니다. 한국에서 버리는 음식만 먹여도 이 아이들을 살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나님이 원망스럽더라구요. '이 아이들은 몸도 아프고, 부모도 없는데 왜 이 아이들을 방치해두세요? 하나님, 사랑의 하나님 맞으세요?'라고 따지곤 했죠."

기아대책 우간다 아무리아 유스 센터를 설립해 이끌고 있는 정하희 기대봉사단은 에이즈 아동들을 위한 사역이 12년여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지금도 눈물을 흘린다.

젊었을 때부터 YWCA에서 여성운동을 해온 그녀는 50세가 넘으면 보다 직접적으로 하나님의 일을 하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졌었다고 한다. 결국 2008년 기아대책에서 기대봉사단 훈련을 받고 우간다에 사역자가 필요하다는 말에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녀는 처음에는 우간다 쿠미 지역에서 사역을 했지만 아무리아 지역을 방문하고는 사역지를 옮겼다. 당시 쿠미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아무리아 지역은 반군이 3년간 주둔하면서 3000명의 소년을 끌고가 소년병으로 만들었다. 또한, 여성들을 성폭행하고 에이즈를 감염시켜 지역사회의 상처가 너무나 큰 것을 확인하고는 이곳으로 사역지를 정한 것.

2011년에는 아이들에게 영양식을 주기 위해 계란을 사서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척추가 어긋나고, 어깨골절과 손가락 골절을 입는 큰 사고도 당했다. 수술과 치료 차 한국으로 온 그녀는 의사들로부터 이런 몸으로 열악한 우간다로 돌아가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만신창이가 된 몸을 어느 정도 추스리고 다시 우간다로 돌아왔다. 아픈 몸을 이끌고도 한국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우간다 에이즈 아동들의 실태를 보고하고, 기도와 도움을 호소했다.

이렇게 자신의 말년을 우간다 에이즈 아동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정하희 기대봉사단. 그녀가 죽어가는 우간다 아동을 보며 하나님께 따지듯 질문했던 그 물음에는 답을 찾았을까 궁금해 묻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우간다에서 에이즈 아동 사역을 하던 초창기였는데 그날도 아이를 잃고 멍하니 망고나무를 지나고 있었어요. 마음 속에는 하나님에 대한 원망이 가득했죠. 그때 하나님이 낙담해 있는 저에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내가 너를 사랑한다. 그리고 똑같은 사랑으로 이 아이들을 사랑한다. 나의 사랑으로 아이들을 섬기라고 너를 보냈다.' 이 경험 후로는 하나님의 마음을 의심하지 않아요. 제가 하나님의 손과 발이 되어야죠."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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