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천(歸天)
[ 가정예배 ]
작성 : 2024년 02월 29일(목) 00:10 가+가-
2024년 2월 29일 드리는 가정예배

이선규 목사

▶본문 : 열왕기하 2장 1~11절

▶찬송 : 88장



오늘 본문 말씀은 엘리야의 '귀천' 이야기다. 다시 이야기해서 엘리야의 마지막 길에 대한 묘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묘사가 너무 환상적이다. 회오리바람이 등장하고 불 말과 불 수레가 나온다. 너무 극적인 표현들이 많이 나와 읽은 이로 하여금 다른 생각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과거, 자신의 기도 가운데에 불 수레와 불 말이 등장했다고 말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것을 굳건히 믿고 자신도 장차 엘리야처럼 그렇게 바람 타고 하늘에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을 하곤 했다. 하지만 그런 경험을 했다는 사람치고 올바른 길을 간 사람이 없었다. 다 치우쳤고 급기야 다른 길로 가 버리고 말았다.

중요한 것은 겉이 아니라 속이다. 표현이 아니라 그 표현이 가리키고자 하는 내용이 중요하다. 엘리야가 회오리바람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것이나 불 수레와 불 말이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표현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그것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엘리야가 남다른 삶을 살았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남다른 삶이란 숭고한 삶을 말한다. 선지자에게 숭고한 삶은 무엇일까. 창세기에 나오는 에녹처럼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말한다.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하더니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시므로 세상에 있지 아니하였더라(창5:24)"

하나님과 동행했다는 것을 에녹의 경우에는 한 줄로 간단하게 설명을 한 반면, 엘리야는 현란하게 묘사를 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에녹의 경우에는 엘리야처럼 눈에 띄는 업적이 없어서였을까? 다른 설명 없이 하나님과의 동행만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엘리야는 우리가 알고 있듯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업적이 많다. 그것을 성경 기자의 입장에서는 그냥 넘어 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업적이 뭐 그렇게 중요하겠는가. 하나님과의 동행 말고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다면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은 어떤 것일까? 엘리야의 경우를 빌려 말한다면 어떻게 해야 우리의 삶에서 불 수레와 불 말의 경험을 할 수가 있을까? 여러 방법이 있겠으나 필자는 일상의 삶 속에 숨겨져 있는 생명의 신비에 눈을 뜨고 그것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여기 씨가 있다고 하자. 씨는 신비로운 존재다. 그 안에서 싹이 나고 줄기가 자라고 결국 열매를 맺는다. 그런데 씨가 만약에 이 세상에 없다면, 씨가 있다고 해도 싹이나 줄기가 나지 않는다면, 싹이나 줄기가 나도 열매를 맺지 못한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 우리 시대에 가장 중요한 소재인 반도체는 아무 쓸모가 없게 될 것이다. 반도체가 들어가는 최신형 스마트 폰 하나와 밥 한 그릇을 바꾸는 일이 생길 것이다. 아니 그보다 더 한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결국 씨가 이긴다. 그 작은 씨가 반도체를 이기고 앞으로의 세계를 이끌어간다는 인공지능을 이긴다. 씨의 경우처럼 생명에 대해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그것이 이 땅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이어가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오늘의 기도

우리 주변에 있는 생명의 실체에 관심을 갖게 하시고, 경험하게 해 주셔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 이어가게 해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이선규 목사/황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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