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주시는 생명의 양식
[ 성지의식물 ]
작성 : 2021년 04월 13일(화) 10:32 가+가-
이강근 목사 12. 성경의 '밀' <하. 예수님과 밀>

돌 위에 빵을 굽는 팔레스타인의 빵. 석회암지대인 누런 돌과 빵은 색깔이나 모양이 비슷하다.

솥뚜껑에 굽는 중동의 빵.
2000년 전, 누군가가 예수님에게 태어난 고향이 어디세요? 하고 묻는다면 예수님께서는 "네, 베들레헴에서 태어났습니다"라고 대답하셨겠다. '베들레헴'은 '빵집'이란 뜻이다. 중앙산악지대에서 그나마 밀과 보리가 많이 나오는 곳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모압 땅의 기근을 피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룻과 나오미의 스토리 배경이 베들레헴의 보리와 밀을 추수하는 장면이다. 유대인인 예수님은 베들레헴이란 대답을 하면서 밀과 빵의 성읍이란 뜻이 스쳤으리라. 이런 의미에서 예수님과 밀이나 빵은 무관하지 않다. 아예 예수님은 자신을 생명의 빵(떡)이라 말씀하신다.

구약의 밀이 식량과 계절의 기준이었다면, 신약에서 예수님은 이 밀을 교훈과 비유의 상징으로 자주 언급하신다. 여기서 잠깐, 한국교회에서 드리는 맥추절에 드려졌던 곡식이 보리였을까 밀이였을까. 성경에 맥추절이 언급된 곳은 출애굽기다.

출애굽기 34장 22절에 "칠칠절 곧 맥추('카찌레이 히팀')의 초실절을 지키고", 이사야 28장 25절에 "소맥(히타, 밀)을 줄줄이 심으며 대백(쎄우라, 보리)을 정한 곳에 심으며…"라고 나와있다.

분명 맥추절은 가나안 땅의 칠칠절로 밀 추수(카찌레이 히팀)의 초실절이다. 유월절의 초실절에 보리를 드리는 것과 대조된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맥추절 하면 보리가 떠올려진다. 보리 맥이라 생각하니 당연히 보리추수를 생각한다. 때마침 우리나라에서는 보리 추수기다.

예수님 비유의 주요 상징 '밀'

유월절의 초실절에는 보리를 드리고, 칠칠절의 초실절에는 밀을 드린다. 유월절 후 오십 일 후에 칠칠절이 오기에 칠칠절을 오순절이라고도 부른다. 기독교에서는 이날에 성령이 강림하셔서 성령강림절이라고도 부른다. 구약에서 칠칠절과 맥추절 그리고 신약의 오순절과 성령강림절 모두가 같은 절기의 여러 이름들이다. 사도행전 20장16절에 유대인인 사도바울은 예루살렘에 오르는 3대 절기인 칠칠절 안에 서둘러 가면서 오순절이라 이름한 것은 이미 예수님을 믿는 바울의 신앙을 볼 수 있다.

예수님의 사역에 있어서 밀은 예수님의 비유와 말씀의 주요 상징이었다.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주기도문에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라고 언급된 빵은 가나안 땅의 주식이다. 한발 더 나아가 예수님은 자신을 생명의 떡(빵)이라고도 말씀하셨다. 예수님이 제자들과 밀밭 사이로 가셨다는 것은 당시에는 밭이나 길의 구별이 명확하지 않은 산야에서 밀을 길렀다는 것도 엿볼 수 있다. 예수님은 사탄이 우리를 넘어뜨리려 혈안이 된 표현을 사탄이 밀 까부르듯 한다고 말씀하신다(눅22:31).

예수님은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어야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말씀하신다.(요12:24). 씨뿌리는 비유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사람의 마음 밭에 따라 다름을 말씀하셨다.(마13:1~8). 알곡과 가라지 비유에서는 세상에 선인과 악인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밀 밭을 비유로 말씀하셨다.(마13:24~30)

필자가 글을 쓰며 직접 씨가 뿌려지는 팔레스타인의 돌짝밭을 찾기도 했고, 이삭이 영글어가는 보리와 밀 이삭을 잘라내어 세워보기도 했다. 필자가 세워 본 것은 80알이 열려있었다. 삼십배 육십배 백배의 열매는 바로 밀과 보리를 말씀하신 것이었다. 성지 들녘에서 본 밀은 예수님이 말씀하신 비유의 실제적인 현장인 것이다.

인류의 최초 예배터는 타작마당

예수님과 관련해 빵과 돌의 비유가 자주 등장한다. 마귀는 광야에서 금식을 마친 예수님에게 이 돌들로 떡(빵) 덩이가 되게하라 요청한다(마4:3). 너희 중에 누가 아들이 떡(빵)을 달라 하는데 돌을 주겠는가 말씀하신다.(마7:9). 성지에서는 빵과 돌이 색깔이나 모양이 비슷하다. 석회암 산지의 돌 색깔이 누런 빵 색깔이다. 특히 구약의 빵은 어떤 모양이었는지를 출애굽기 29장 23절에서 그 힌트를 준다. '키카르 레헴 에하드', 즉 '동그란 빵 하나'라는 표현인데, 성지에서 예나 지금이나 빵은 동그란 모양이다. 빵과 돌의 비유는 성지에서는 누구나 이해 할 수 있는 같은 빛깔과 모양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밀 추수는 종교성이 강하다. 성경에는 자주 등장하는 타작마당은 들녘에서 바로 알곡과 쭉정이를 분리하기 위해 바람부는 높은 곳이어야 했다. 타작 직후 한 해의 곡식을 주신 신께 감사를 드렸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타작을 마치고 고사를 지내고 떡을 돌려먹는 것과 같다. 그래서 인류 최초의 예배터는 타작마당이었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드리려던 곳도, 다윗이 성전을 지을 곳으로 정한 곳도, 마침내 솔로몬이 성전을 지은 곳도 모두가 타작마당이었다.

성지는 지금 밀과 보리가 영글어가는 황금들녘이다. 밀의 원고를 마치고 들판에 나가 밀 밭을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신께 감사를 드리고, 예수님의 말씀을 떠올릴 수 있으니 이 또한 사월의 성지를 사는 축복이란 생각이 든다.

영상 링크 : https://youtu.be/SSrRfR388hY


이강근 목사 / 이스라엘유대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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