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의수풀(상)
[ 성지의식물 ]
작성 : 2021년 02월 01일(월) 10:45 가+가-
이강근 목사3

고고학자 레오나드가 '수풀에 걸린 숫양'이라고 이름 붙인 갈대아 우르의 유적.

창세기의 아브라함과 관련된 최고의 고고학 발굴은 1929년 메소포타미아 남부 갈대아 우르다. 바로 아브라함의 고향이다. 이를 발굴해 세상에 알린 사람이 1929년 영국의 고고학자 레오나도 울리(Leonard Wolly)다. 그는 역사상 최초로 전설과도 같았던 아브라함의 고향 갈대아 우르를 발굴해 세상에 알린 것이다. 발굴 결과는 대단했다. 양떼를 이끌던 유목민으로 추정되던 아브라함의 이미지가 확 바뀌었다. 그의 고향 우르는 수메르땅의 최대 번영기였던 우르 제3왕조로 문명사회였던 것이다. 지구랏(ziggurat)이라는 전을 중심으로 방이 14개 되는 복이층의 거대한 저택도 발견됐다. 그 중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우르 왕의 무덤으로 그 무덤에서 함께 발굴된 화려한 장신구는 물론 왕의 상황을 보여준 우르의 깃발이라는 그림판도 관심을 모았다. 그 중 바퀴 달린 전차의 모습은 믿기 힘든 수준의 문명 발달을 보여준다.

필자는 1990년대 이라크 전쟁을 전후해 이라크 남부 갈대아 우르에 2번 다녀왔다. 우르의 전경에서부터 벽돌에 새겨졌던 수메르 문자 등 슬라이드 사진들을 장신대 성지연구원에 기증했었다. 무엇보다 이번 글에 기가 막히게 연관된 발굴물이 있었으니 바로 금으로 된 나뭇가지에 서있는 염소의 인형이다. 높이 45.7cm, 폭 30.5cm. 아브라함에게 빠져있던 고고학자 레오나드 울리는 이 인형을 '수풀에 걸린 숫양'이라 명명했다. 이삭 대신 번제로 드릴 숫양이 수풀에 걸려 잡힌 창세기 22장 13절의 장면을 떠올린 것이다.

"아브라함이 눈을 들어 살펴본 즉 한 숫양이 뒤에 있는데 뿔이 수풀에 걸려 있는지라 아브라함이 가서 그 숫양을 가져다가 아들을 대신하여 번제로 드렸더라(창 22:13)". 이 유물은 현재 영국박물관 메소포타미아관 제56번 방에 전시돼 있다. 방문자들은 의아해 할 것이다. 인형의 모습은 염소인데 왜 양이라 이름 붙였을까? 바로 '수풀에 걸린 숫양'으로 연결했기 때문이다.

그럼 그 숫양의 뿔이 걸렸던 그 수풀은 어떤 식물일까? 숫양이 걸릴 만한 수풀이 있었겠지 하고 그냥 넘어갈 수도 있지만, 모리아산 일대 볼 수 있는 그 수풀의 학명은 라틴명은 'Vitex Aguns Castus', 영어명은 'Abrahan's Balm'이다. 히브리어 성경 원문에는 '스바흐'라 말한다. 이 나무를 찾아 광야로 나섰다. 요즘은 관련 어플을 설치한 후 스마트폰을 들이대면 식물명이 나온다. 덤불을 찾아 광야로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한 덤불에 스마트폰을 들이대니 'Abraham's Balm'란 이름이 뜬다.

100여 년 전 고고학자 레오나드 울리가 금나뭇가지에 서있는 염소에 '수풀에 걸린 숫양'이란 억지 이름을 붙였다면, 광야에서 만난 한 덤불은 스스로를 '아브라함의 관목'이라 지칭했다. 바로 숫양이 잡혔던 그 수풀이다.

이강근 목사 / 예루살렘유대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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