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에서 온 뜻밖의 소식
[ 목양칼럼 ]
작성 : 2021년 01월 15일(금) 09:47 가+가-
필자가 섬기는 경기중앙교회는 한 가정이 해외선교지에 예배당을 건축하는 사역을 비교적 잘 감당하고 있다. 작년 2020년 말까지 30개 나라에 총 115개 교회를 헌당했고, 현재 건축을 진행 중에 있는 교회들도 20여 개 있다. 개 교회 차원에서 이렇게 많은 예배당을 건축하는 것도 흔한 일은 아닐 것이다. 교회 원로목사님이신 김상익 목사님 시절부터 이 사역이 시작되었고, 후임 목사인 필자도 계속해서 왕성하게 이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우리 교회 온 성도들의 가슴에는 해외선교지에 교회를 세우는 것이 평생의 소원인 사람이 많다. 그래서 작년 코로나19의 그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 거룩한 행렬이 계속되었다. 건축이 완공되면 필자는 헌당하신 가족들을 모시고 직접 선교지에 방문해서 헌당예배를 드리면서 "이분의 귀한 헌신을 통해 여러분의 이 교회를 짓게 되었다"고 알리고, 간단하게 인사말도 하시도록 시간을 드린다. 헌당예배를 다녀오신 분들이 현장에서 느꼈던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내 평생 제일 귀한 일을 한 것 같다." "이제야 주님 앞에 설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님께서 나 같은 죄인에게 이렇게 귀한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 "내가 4대 종갓집에 시집을 와서 5년 만에 아들을 낳았을 때 보다 더 기쁘다"며 한결같이 눈물을 흘리셨다.

한 번은 필자가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있는 모로고로 신학교에 신학생 수련회를 인도하기 위해서 다녀왔다. 그 지역에도 우리 교회가 지원해서 건축했던 교회들이 여러 개 있었는데, 다시 한번 쭉 돌아보고 놀랍게 발전하고 있는 모습들에 큰 감동을 받고 돌아왔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는데 집사님 한 분이 필자를 찾아왔다. "저희 가정이 목사님께서 이번에 다녀오신 탄자니아에 교회를 헌당했는데, 그때 가서 예배당을 보고는 너무 좋았고 거기 아이들이 그렇게 많던데 교육관을 지어주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다. 이번에 저희 가정이 다시 그 교회 아이들을 위해 교육관을 지어 드리고 싶다"고 하셨다.

필자는 즉시 이 기쁜 소식을 현지 선교사님에게 전했다. 그리고 그 교회를 방문하셔서 어느 정도의 규모로 짓기를 원하시는지 그러면 건축비가 얼마나 들겠는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몇 주가 지나서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선교사님이 가셔서 그 소식을 전했더니 그 교회 교인들이 모여서 회의를 했단다. 장시간 토론을 했었는데, 그들이 내린 최종결론은 우리가 정말 어려울 때 경기중앙교회가 예배당을 지어주셔서 우리 교회가 이렇게 성장하게 되었는데, 이제 교육관은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짓겠다고 서로 마음을 모았다고 했다. 선교사님도 그들이 나누는 대화를 옆에서 들으면서 벅찬 감동을 받았고, 교육관은 그들 스스로 짓게 하는 것이 옳은 것 같다고 했다.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생존 자체를 할 수 없는 그 열악한 아프리카 오지의 성도들이 놀랍게 성장하고 또 성숙해져서 스스로 자기 자녀들을 위해 교육관을 건축하겠다는 이 소식을 듣고 밀려오는 감동과 기쁨을 막을 수가 없었다.

이춘복 목사/경기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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