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이 소속감 가질 수 있는 교회 환경 조성해야
[ 특집 ]
작성 : 2019년 05월 06일(월) 19:34 가+가-
2. 교회, 혼자사는 이들을 품어라
얼마 전, 친구가 교회에서 "40세 이상은 청년부를 떠나라"고 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는 황당했다며 필자에게 화두를 던졌다. 이 교회는 청년부를 떠나야 하는 싱글 성인들이 속할 마땅한 공동체나 대안을 만들어 놓지 않고, 그들에게 청년부를 나가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한 것이 문제다. 그렇다면, 성인 싱글들은 어떻게 교회에서 소속감을 갖고 예배 드리며 성도의 교제에 참여할 수 있는가? 교회에서 싱글에 대한 배려가 전혀 보이지 않는 아쉬운 장면이다. 이는 단지 그 교회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30대 중반 이후 40세 이상 싱글 성인들이 교회 공동체에 점점 늘어나고 있어, 교회들이 제1 청년부, 제2 청년부 등 나이대별로 청년부를 만드는 교회들도 있다. 하지만 나이대별로 청년들을 나누어 놓아도, 교회는 30대 중반 이후 40세 이상 결혼하지 않은 싱글 성인들을 어떻게 섬겨야 할지 몰라 난처해한다. 그 배경에는 많은 교회에서 부부와 자녀로 이루어진 '정상가족'만이 하나님이 기뻐하신다 생각하고, 모든 사람들을 결혼제도에 밀어 넣으려 하기 때문이다. 3040세대 싱글들을 '결혼 대기자'로 보는 시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 싱글 성인들은 교회에서 침묵하고, 아웃사이더로 전락하거나, 방치되다 교회를 떠나는 경우가 많다.

더 이상 한국사회에서 싱글로 사는 사람들이 사회적 소수가 아니다. 2015년 통계청 조사를 살펴보면, 핵가족(33.6%), 1인 가구(27.2%), 부부(13.5%), 한부모 가정(10.5%)으로 나타난다. 2015년 30대 싱글 비율이 36.3%, 40대 싱글 비율 2015년 13.6%로 드러난다. 이런 사회 현상을 반영하듯, 교회에도 30~40대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이 급속히 증가한 것이다.

싱글이 이렇게 늘어나는 것은 다양한 요인들이 있다. 우리나라의 사회, 문화, 경제적 여건들의 변화, 즉, 가부장적 결혼문화에 대한 거부감, 여성들의 교육 수준 향상, 결혼과 주택 준비에 대한 경제적 부담, 결혼에 대한 본인의 의사 존중과 개인주의 등등의 다양한 이유들이 서로 복잡하게 얽히고 설키면서, 사람들은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으로 싱글로 사는 경우들이 많다. 따라서 싱글들이 처한 사회문화적 여건에 대한 이해가 없이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결혼을 종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회에서 싱글 성인을 배려하는 것은, 그들의 현재 삶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결혼중심적 사고에서 싱글에게 권면하거나 훈계하는 것이 아니라, 싱글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한다. 싱글들을 배려하고 함께 살기 위해서는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귀한 존재임을 인지해야 한다. 둘째,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각 사람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 셋째, "아무나하고 대충 결혼해라" "눈을 낮춰라" 등 결혼에 대한 영혼 없는 말들을 하는 것이 무례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결혼은 귀한 것이고, 평생의 파트너를 만나는 일이다. 그러므로 함부로 아무나하고 결혼할 수 없다. 그러므로 싱글들과 대화할 때, 싱글들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한다.

교회 공동체는 결혼한 사람, 결혼 안한 사람, 이혼한 사람, 사별한 사람, 한부모 가정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모인다. 교회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배려하고, 싱글 친화적 사고를 갖기 위해서는 먼저 목회자들의 사고가 변화되어야 하고, 또한 성도들 전체를 대상으로 다양한 삶을 사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교육해야 한다.

예수님도 바울도 싱글이셨고, 두 분 다 다양한 이유로 싱글로 사는 사람들을 지지해 주셨다. 예수님이나 바울과는 달리, 어떤 분들은 '독신의 은사'가 있는 사람만 싱글로 살고 나머지 사람들은 다 결혼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은 특별히 '독신의 은사'가 있는 사람만 싱글로 사는 것이 아니라, 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대거 싱글로 살고 있다. 그런 주장은 현재 싱글로 사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것이고, 이 이야기를 듣는 싱글들은 참으로 답답하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혼란을 느끼게 하며, '나는 독신의 은사도 없는데, 왜 결혼도 마음대로 안되는가?'라며 좌절하게 만든다.

돌이켜 생각해 볼 것은 결혼에 은사가 있는 사람만 결혼했는가? 그렇지 않다. 결혼에 은사가 있는 사람은 결혼 생활을 좀 더 수월하게 할 것이고, 독신의 은사가 있는 사람은 싱글로 사는데 좀 더 수월할 것이다. 결혼의 삶이든, 싱글의 삶이든 다 장점과 단점이 있으며, 중요한 것은, 각자가 처한 삶의 자리에서 잘 살아내는 것이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7장 38절에서 "결혼하는 자도 잘하거니와 결혼하지 아니하는 자는 더 잘하는 것이니라"고 말씀하고 있다. 결혼 여부로 사람들을 차별하고, 편견을 갖는 것은 기독교적 사고방식이 아니다.

교회는 싱글 라이프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해야 한다. 싱글로 산다는 것은 '결혼을 위한 대기 상태'도 아니고, 뭔가 부족한 삶의 방식도 아니며, 각 사람에게 가장 기본적인 삶의 방식이다. 모든 사람들은 태어날 때 홀로 태어나고, 결혼하는 사람도 결혼할 때까지는 싱글로 산다. 또 배우자와 이혼하거나 사별하면 다시 싱글 상태로 돌아온다. 따라서 현재 결혼 상태에 있는 사람들도, '싱글'의 삶은 나와 전혀 무관한 삶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 주변에 나의 부모, 형제 자매, 친척, 이웃, 친구들 가운데 싱글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한번 살펴보기 바란다. 내가 현재 싱글이 아니더라도, 싱글 라이프는 언젠가 내가 마주할 삶이고, 나와 가장 가까운 가족과 친구들의 삶임을 기억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기독교 정신은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며(마태복음 22: 34~40), 마태복음 7장 12절 황금률은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고 말하고 있다. 교회에서 이 두 말씀과 정신을 마음의 중심에 새기고 실천하려 한다면,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고, 배려해주는 것이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과 합치되는 것이다.

아울러, 교회 공동체에서 싱글 성인들을 위해 공동체와 교육, 네트워크를 만들어 주면 좋겠다. 싱글들도 자신들이 편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소속할 수 있는 공동체가 필요하다. 또한 청년들과 싱글 성인들에게 결혼에 관한 이야기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현재 삶의 방식인 '싱글 라이프'에 대한 바른 이해와 자기 삶에 대한 긍정과 성찰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싱글 라이프'에 대한 교육은 '결혼하지 말고 혼자 살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싱글 라이프'는 모든 사람에게 가장 근본적인 삶이며, 나의 삶의 주기에서 언젠가 자연스레 맞닥뜨리는 삶이라는 것, 그러니 편견을 버리고, 나의 인생 전체를 성찰하고, 하나님 앞에 홀로 서는 훈련을 하라는 것이다. 혼자 자기 삶을 잘 살 수 있는 사람이 결혼해도 잘 살 수 있다. 문제 있는 사람이 결혼하면, 결혼 후 문제가 더 커진다. 나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결혼하면, 상대방을 힘들게 해서 결혼 생활이 더 어려워진다. 그러므로 결혼을 하던, 하지 않던, 홀로 독립적으로 자기 삶을 잘 살고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싱글 라이프'에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청년들에게 결혼에 대한 교육만을 시킬 것이 아니라, 편견을 버리고, 현재 청년들의 삶인 '싱글라이프'에 대해 교육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할 때, 청년과 성인 싱글들이 자신의 현재 삶을 긍정하고, 자신을 알아가며, 미래의 삶도 건강하고 긴 안목으로 준비할 수 있다. 아울러 모든 성도들에게 '싱글 라이프' 에 대한 교육을 하여, 다양한 싱글들을 배려하고, 또 앞으로 자신이 만나게 될 싱글 라이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심경미 목사/싱글을 위한 세미나·성서 여성 세미나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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