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세례예전과 재언약식의 절기
[ 4월 목회계획 ]
작성 : 2019년 03월 15일(금) 10:00 가+가-
4월 목회계획



기독교의 가장 큰 절기라 할 수 있는 부활절에는 여러 행사들로 인해 목회자와 성도들이 분주할 수 있다. 하지만 부활절에 빼놓을 수 없는 예전이 있는데, 그것은 세례식이다. 세례식은 전통적으로 부활절에 베풀어졌다. 부활하신 예수께서 우리를 물과 성령으로 다시 살리셨음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한국교회의 세례식은 흔히 성경봉독과 서약 후에 세례를 베풀고 선포하는 간단한 예식으로 이루어진다. 기존 세례식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뜻있고 감동 깊은 세례식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세례예전'(The Liturgy of Baptism)을 시행하면 어떨까? 미국 청교도의 영향을 받은 우리 한국교회는 말씀의 예전은 강하지만, 성례전(Sacraments)은 약하다. 종교개혁자들이 구교(Catholic Church)로부터 분리되어 나올 때, 구교의 타락된 관습과 함께 성례전의 좋은 전통도 버린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구교가 개신교의 설교를 강화하기 시작한 것에 반해, 개신교에서는 잃어버린 성례전을 다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예전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과학문명이 발달한 현대 사회를 사는 정서적으로 메마르기 쉬운 현대인들에게는 예전(Liturgy)이 가진 형상(Icon)과 상징(Symbol)이 신앙과 영혼에 깊은 감동과 울림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세례예전은 다음의 7가지 순서로 진행된다.

첫째, 개식사를 한다. 엡4:4~6절과 같은 세례에 관한 성경구절을 읽음으로써 모든 참여자들의 심령에 성령의 조명하심으로써 진리가 드러나 믿음으로 응답할 수 있게 한다. 둘째, 수세자를 소개한다. 이 때 수세자들의 부모나 후견인이 차례로 나와서 수세자를 추천하고, 그가 세례 받은 후에도 그리스도 안에서 그와 동행하기로 서약한다. 후견인은 세례예전이 끝날 때까지 수세자의 곁에 서서 함께 돕는다. 셋째, 세례예전 감사기도를 한다. 세례수를 세례반(세례대)에 쏟을 때, 잘 보이고 잘 들리게 한다. 목사는 세례반에 손을 얹고, 하나님께서 모든 생명의 근원이 되는 물을 주심을 감사하고, 노아의 홍수로 악을 멸하시고 새 출발 하게 하심과 같이 이 물로 죄악을 씻어 주심을 감사하며, 예수께서 요단강 물로 세례 받으심으로 우리를 죄와 사망에서 건져 주심을 감사하는 기도를 한다. 참고로 세례반은 평상시에도 강단 곁에 항상 둠으로써, 성도들이 예배할 때, 자신이 받은 세례를 기억하며 말씀을 듣게 한다.

넷째로 신앙 확인이다. 사탄을 비롯한 모든 영적인 악의 세력을 부인하는 포기 서약을 하고, 이어서 사도신경으로 신앙을 고백한다.다섯째, 세례를 행한다. 수세자를 물에 잠그거나, 수세자의 머리 위에 물을 세번 붓든지 뿌린다. 세례를 다 받은 후에 회중은 자리에 앉는다. 이 때 역사 깊은 의식들, 즉 흰 세례예복을 입혀 준다든지, 촛불을 밝히는 것도 좋다. 흰 옷은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흰 옷을 입고 나오는 성도들 처럼, 새 피조물이 되었음을 나타낸다. 촛불은 수세자가 어두움에서 빛으로 옮겨졌고, 빛의 자녀가 되었음을 나타낸다. 여섯째 환영의 인사를 하는데, 모든 회중이 수세자를 거룩한 공교회와 사도적 교회에 입교함을 환영함이다. 일곱째, 평화의 인사다. 회중은 세례 받은 이들을 환영하며 하나님의 평화의 인사를 나눔으로써 세례예전이 마치게 된다. 이후에는 새로 세례 받은 이들과 함께 성찬예전을 거행한다.

부활절에는 '세례예전'과 함께, 회중의 '세례언약 재확인 예식'을 거행함이 좋다. 이 예식은 이미 세례 받은 이들이 다시 자신들의 세례를 기억하게 하고, 그 때 하나님과 맺었던 언약을 재확인하는 예식이다. 이로써 성도들은 세례예식을 구경하거나 관람하는 소극적 태도에서 벗어나, 능동적인 수세자들로 새롭게 살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세례언약 재확인 예식은 부활절 외에도, 주님의 세례일이나 사순절, 성령강림절이나 성도 추모일에도 행할 수 있다.

세례언약 재확인 예식은 세례예식과 동일한 순서로 진행하지만, 세례수를 머리에 붓거나 뿌리지는 않고, 목사가 손으로 세례반의 세례수를 찍어 회중 앞에서 십자가로 표를 그은 뒤에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여러분의 세례를 기억하고 감사하십시오." 하면 회중은 "아멘" 한다. 이 때, 원하는 이들에게 안수기도를 할 수도 있다. 기도 받을 이들이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으면, 목사는 각 사람의 머리에 손을 얹고, "오 주님, _____를 성령으로 유지하소서. 날마다 그(그녀)에게 주님의 은사를 더해 주소서. 지혜와 명철의 영, 분별과 능력의 영을 이제로부터 영원까지 내려 주소서. 아멘" 하고 기도한다.

세례예전과 세례언약 재확인 예식을 거행함으로써, 성도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을, 보이고 만져지는 물로써 몸소 경험할 수 있고, 그리하여 어느새 식었고 잊었던 구원의 처음 사랑과 감격이 회복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황영태 목사/안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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