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이 신천지랑 다를 게 뭐냐?"
[ 기자수첩 ]
작성 : 2021년 01월 25일(월) 15:00 가+가-

지난해 3월, 총회의 로고를 도용한 신천지 집단의 한 위장교회가 코로나19로 폐쇄됐다. / 한국기독공보 DB

"니들이 신천지랑 다를 게 뭐냐? 이 시국에 교회 예배 때문에 전염시키는 사람들은 신천지나 똑같다."(뉴스 댓글 중)

2020년 2~3월 신천지발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민이 신천지의 실체에 주목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가 1995년(제80회 총회)부터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 집단을 비기독교인들도 알게 됐다. 또한 신천지 집단에 대한 시설 폐쇄도 이어지면서, 총회의 교단 로고를 도용하고 있는 위장교회도 발견됐다.

이러한 가운데 이단 예방과 대처 측면의 부수적인 효과를 예상했다. 신천지의 실태가 알려지면서 한국교회와 신천지 집단 간의 구별이 이뤄지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비기독교인 중 일부는 신천지와 개신교를 구분하지 않고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한국교회탐구센터가 목회데이터연구소 등에 의뢰해 온라인 여론을 분석한 결과, '신천지'는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한국교회 4대 이슈 중 하나로 꼽혔다. 한국교회탐구센터는 "2020년엔 코로나19로 인해 기독교의 이미지가 더 실추되는 결과로 나타났다"라고 분석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국민들에게 신천지는 생소한 존재였는데 코로나19 감염과 관련해 신천지를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됐다"라며, "비기독교인들은 신천지나 정통 교회나 다 같은 기독교로 생각하게 됐고 그것이 교회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목회데이터연구소는 "그러므로 평소 교회는 이단 문제에 대해 적극 대처해야 한다"라며, "교단이나 연합기관이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교리적 측면에서 이단의 문제점을 드러내야 한다면, 국민을 대상으로는 이단의 부도덕성, 반사회성을 알려 교회와 선을 긋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정통 교회가 이단으로 인한 사회적 피해를 입지 않게 된다"라고 전했다.

신천지와 기독교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관련해 부산장신대 탁지일 교수는 "신천지는 변함없이 건재하고 비대면 온라인을 이용한 미혹, 세뇌, 통제는 더욱 스마트해졌지만, 교회는 동네북이 되고 있다"라며, "신천지를 향한 비난들이 부메랑이 돼 교회를 향하고 있고, 교회가 신천지와 함께 도매금으로 넘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불교와 가톨릭에 부정적으로 비교당하고, 교회에 대한 냉소와 조롱으로 가득 찬 기사와 댓글이 넘쳐난다"라며, "'소수' 기독교인들의 잘못이 침소봉대되어, '다수'의 신앙 자유가 합법적으로 통제당하고 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지난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직함을 내세운 전광훈 목사부터 신천지까지 이어진 한국교회의 '선긋기'에 대해 젊은 비기독교 청년들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교회의 보여주기 식의 선교와 사역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에게, 교회는 어떻게 신천지와의 다름을 보여줄 수 있을까.


최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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