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같은 인생
[ 목양칼럼 ]
작성 : 2020년 09월 11일(금) 16:24 가+가-
요즘 반려동물 1000만인 시대라고 한다. 그중 대부분 개와 고양이다. 개와 고양이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 중에 개는 10번 중 9번 야단치다가 1번 잘해줘도 꼬리 흔든다. 고양이는 10번 중 9번 잘해주다가 1번 야단치면 눈치 보고 도망간다고 한다.

우리 집에도 아들의 성화에 못 이겨 입대하기 전에 입양한 8년 된 강아지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저녁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갔다.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집 앞에서 어느 중년 부인이 강아지를 쓰다듬으면서 이뻐하며 강아지에게 하는 말이 "애야, 너는 아빠를 잘 만나서 좋겠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집에 돌아오면서 기분이 묘했다. '그러면 내가 강아지 아빤가?' 내가 개가 되었는지 개가 사람이 되었는지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하나님은 분명히 종류별로 창조하셨는데 어쨌든 그날 이후로 강아지를 데리고 한 번도 집 밖으로 나간 일이 없다.

뉴질랜드의 법에 동물(양) 한 마리를 키우려면 1200평 땅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농장의 최소범위가 양 3000마리를 키운다고 하는데 목장이 크기가 360만 평이나 된다. 그런데 그 넓은 목장에 3000마리의 양 떼를 훈련된 개 2마리가 키운다는 것이다.

한 마리는 양에게 짖어대며 양 떼를 몰아가는 몰이꾼 역할을 하고 다른 한 마리는 말썽을 피우거나 다른 길로 가는 양이 있는지 지켜보는(?) 역할을 한다. 무리에서 이탈한 양을 발견한 순간 지켜보는 개는 재빨리 무리에 합류시키도록 한다.

이렇게 잘 훈련된 개 한 마리의 가격이 무려 최하 1000만 원이라고 한다. 이러한 양몰이 개의 종자는 쉐퍼트(Shepherd)이다. 쉐퍼트의 어원이 sheep(양)+herd(무리)로 목자라는 뜻이다.

세상을 떠난 강릉 모교회의 이 모 장로님께서 생전에 '나는 우리 목사님의 개입니다'라고 하셨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장로님의 훌륭한 인품에 존경하고 아름다운 신앙을 부러워한다. 마치 예수님께서 '나는 개 같은 사람'이라고 스스로 인정하였던 수로보니게 여인의 믿음을 칭찬했던 것처럼 말이다.

고양이처럼 잘 삐지는 나는 장로님을 생각할 때마다 완전한 쉐퍼트(Shepherd)가 되지 못한 자신이 부끄럽다.

신원홍 목사 /산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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