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 역시 가사 육아 모두 '아내가 많이'
작성 : 2019년 04월 15일(월) 08:22 가+가-
경제 생활을 남녀 모두 하고 있는 맞벌이 부부도 가사(집안일)와 육아 모두 아내가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정 안에서 남녀의 노동시간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교회 안에서 양성평등한 남녀 역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10일 발표한 2018년 '일 생활 균형을 위한 부부의 시간 배분과 정책과제'결과, 맞벌이 부부의 경우, 주중시간 아내의 가사노동시간이 남편보다 7.4배 길고, 육아 시간도 3.5배 긴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의 경우 아내가 각각 4.3배, 1.7배 긴 것으로 나타나 주중보다는 격차가 줄어들었다.

남편의 주중 가사시간은 17.4분에 그친 반면, 아내는 129.5분이었고, 주중 육아시간도 남편 14.9분, 아내 52.2분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주말 가사 시간은 남편 41분, 아내 176.4분이며, 육아는 남편이 28.8분, 아내가 48.6분으로 주중보다는 격차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사 분담을 남편과 공평하게 나눠 하고 있냐'는 질문에 답한 여성 중 52%가 공평하지 않다고 답했으며, 연령에 따른 차이가 두드러져, 연령이 높을수록 '공평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고연령 세대에 비해 젊은 연령 세대에서 더 공평한 가사 분담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자녀 수가 적을수록, 취업한 여성일수록 '공평하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가사시간이 공평하다'고 답한 여성의 가정일지라도 실제 남편들의 가사참여 시간이 아내들의 가사참여 시간과 상당한 차이가 있으며, 여성들이 남편의 가사 분담에 대한 기대수준을 처음부터 낮게 잡고 답한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토대로 연구기관은 가사 분담을 공평하게 하는 상황이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양성평등에 대한 가치 확산 노력이 적극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조사결과라고 분석했다.

교회 주방봉사, 청소를 주로 여성도들이 맡고 있고, 영유아부와 유치부 사역 등 가정에서와 같이 나이가 어려 주로 양육이 필요한 다음세대를 여성 사역자들이 맡고 있는 것이 교회의 현실이다. 이에 대해 장로회신학대학원 여학우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에 지난 3월 공문을 보내, 한국교회 안에서 성별에 의해 부서를 배치하지 않도록 할 것 등 교회가 평등한 기회를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은혜 교수는(장로회신학대학교)"양육과 출산 등 가정과 관련된 가치가 사회 뿐만 아니라 교회에서도 저평가 되어 있는 것이 문제의 근원"이라며 "교회가 출산과 양육이 여성의 책임인것처럼 얘기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여신대원생들이 겪는 가슴 아픈 현실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김은혜 교수는 "교회에서 사역중인 여학우들은 가장 축복 받고 기뻐해야 할 자신의 임신 소식을 알리며 울음부터 터뜨린다"며 "함께 사역하는 동료나 목회자 등에게서 받을 눈총을 걱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은혜 교수는 의식변화를 위해서는 교회 문화를 바꿀 필요가 있다며 '우리 아빠는 요리사'대회라든가, '아빠가 나누는 육아팁' 등 남성도 자녀 양육에 적극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제안했다. 이어 "남성도 자녀를 먹이고 입히는 육아활동과 가사활동에 적극 참여할 때 평화로운 가정, 아이 낳아 기르기 좋은 세상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봤다.

남녀가 평등하고, 건강한 가정, 가정친화적인 교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선 한국교회가 생명에 대한 감수성을 갖고, 부부가 함께 자녀의 양육을 책임지는 문화를 적극 펼쳐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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