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한 몸입니다
[ 목양칼럼 ]
작성 : 2018년 12월 14일(금) 09:12 가+가-
손세용목사2
잘 아는 선배가 눈길에 미끄러지는 순간 오른손으로 땅을 집어 다치진 않았는데, 땅을 집은 손목이 아프더란다. 그런데 길을 가다 또 넘어졌는데, 이번엔 왼손으로 땅을 집었더니 왼쪽 손목도 몹시 아프더란다. 그래서 오른손으로 왼손을 주무르는데, 가만히 보니까 좀 전에 오른손도 아파서 쩔쩔맸는데, 한 몸이라고 그 아픈 손이 지금 왼손을 주무르는 모습을 보며, '아, 이것이 바로 한 몸이라는 것이구나!' 깨달았다고 한다. 그렇다. 나도 아프지만 다른 아픈 이를 어루만져 주는 사이가 한 몸이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성도들은 그 몸의 지체다. 목회를 하며 눈물겹도록 고맙고 아름다운 지체들을 보게 된다. 어느 집사님은 집사안수 받은 것이 너무 감사해, 6년 넘게 아침을 금식해 모은 쌀을 다시 햅쌀로 바꿔 필자에게 가져왔으나 차마 받을 수 없어 제단에 올려드렸다. 교우 중에 누가 수술을 받으면 수술시간 내내 성전에 나와 중보기도하는 교인들, 앞니가 없어 취업 안 된다고 슬퍼하는 지체를 위해 돈을 모아 앞니를 해준 구역원들, 가난한 교인에게 문병가서 슬며시 모은 돈을 놓고 오는 분들… 모두가 한 몸의 지체로서 서로를 내 몸처럼 아끼고 사랑하고 있다.

천국은 이 땅에서도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며 경험할 수 있다. 영국의 성서학자 바클레이(William Barkley)는 말했다. "많은 사람이 교회에 나오는 것은 기독교 교리에 설복됐기 때문이 아니라, 교인들의 화목한 공동체와 사랑의 행실을 보았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도 그들이 성경 말씀을 믿을 수 없었던 때문이 아니라, 교인들의 질투, 뒷말, 싸움 등의 추한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그렇다. 카네기의 말처럼 '조그마한 친절이, 한 마디의 사랑의 말이, 저 위의 하늘나라처럼 이 땅을 즐거운 곳으로 만든다.' 오늘날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가나안 신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친절을 기대하고 교회에 나왔다가 그 친절을 찾지 못해서 교회를 등진 것 아닐까? 내가 베풀지 않은 친절을 누구에게서 기대하랴만,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성도는 그 몸의 지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내 몸을 아끼고 보살피는 것은 어떤 의무가 아니라 본능이기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연스럽게 서로를 아끼고 보살피게 될 것이다. 그것은 서로가 한 몸이기 때문이다. 이 시대 교회가 허약해진 것은 무엇보다도 지체들 간에 '한 몸' 의식이 희박해진 때문일 것이다. 초대교회에서는 노예로 팔려가는 교회의 지체를 위해 자신의 몸을 팔아 그 형제를 풀어주기까지 했다고 하지 않는가? '불친절로 기적을 만드는 것보다 친절로 실수를 저지르는 편이 더 좋다'고 한 마더 테레사의 말처럼, 지체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친절로 그리스도의 몸을 더욱 든든히 세워가야 하겠다.

손세용 목사 / 동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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