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대에서 청년 총대들의 활약 인상 깊어"
작성 : 2024년 03월 18일(월) 15:38 가+가-
-세계선교협의회 동아시아 회원교단 사전대회를 다녀와서-
CWM 아시아권역모임에 참석한 한국 총대들. 왼쪽 두번째가 박원빈 목사.
오래된 당회록에 “약수교회는 (에큐메니)칼파 신학노선을 따른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리스도를 믿는 형제·자매와의 만남은 그리스도인 됨에 대한 반성을 불러일으키는 ‘공의회적 친교’(conciliar fellowship)이다. 지난 3월 4일부터 8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 세계선교협의회(이하 CWM) 동아시아 회원교단 사전대회 모임은 이런 기대를 충족해 주었다. 이번 모임은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CWM 총회를 준비하는 사전대회 모임이었다. 우리 교단을 비롯하여 말레이지아, 싱가포르, 타이완, 미안마, 홍콩 등 총 6개 나라 교회의 총대가 모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총대의 구성이었다. CWM은 정관에 따라 교단의 크기에 상관없이 각 지역의 안수받은 목사, 여성, 청년, 평신도 대표 각 1인씩 4인을 총대로 선정한다. CWM의 거버넌스를 다양화함으로 지역, 계층, 세대의 다양한 의견이 반영될 수 있게 한 것이다. 장년과 남성이 주축을 이루는 우리 교단의 당회, 노회, 총회 구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108회기 우리 교단 총회 여성 총대는 41명으로 2.7%였다. 해마다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최소 10% 이상 여성 총대를 할당하면 어떨까? 개교회 여신도들의 눈부신 활약과 헌신을 고려할 때 거버넌스의 과감한 개혁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50%를 넘어서는 CWM 여성 총대의 비율과 더불어 청년 총대들의 눈부신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서로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청년들은 주님을 사랑하는 열정으로 그들의 고민을 공유했다. 당면한 경제 위기와 이로 인한 취업의 어려움은 청년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었다. 참가자들은 각 교회에서 CWM 거버넌스에서 볼 수 있듯이 청년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이 마련되어야 함을 역설하였다. 한국교회가 청년의 위기, 다음 세대의 위기를 언급할 때 새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극복하려는 시도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청년을 교회학교의 교사와 찬양 봉사자 정도로만 여기는 현실 속에서 청년이 교회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것은 넌센스다. 장년들이 결정한 사항을 무비판적으로 따르는 ‘교회’ 청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주변화된 청년을 교회의 중심으로 이끄는 과감한 정책 변화가 절실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시간은 미얀마교회 대표들이 인도한 아침 경건회와 교회가 처한 상황에 대한 보고였다. 전쟁과 군부 쿠데타로 21세기 가장 끔찍한 집단 학살을 경험한 로힝야족의 시를 함께 읽으며 고난 속에서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하고 기도했다. 미안마장로교회의 여성국 총무인 상이 자매는 끔찍한 현실 속에서 믿음으로 살았던 기독 여성들에 대해 증언했다. 빈곤과 가부장적인 문화 속에서 ‘바이블 우먼(Bible Woman)’으로 불리는 교회 여성 지도자의 활약은 19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억압과 핍박의 현실 속에서도 믿음의 여성들은 교통수단이 닿을 수 없는 산간오지를 찾아다니며 복음의 씨앗을 뿌렸다. ‘바이블 우먼’은 초대 한국교회의 전도부인과 다름없었다. 우리는 군부의 통제로 해외 출국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우여곡절 끝에 이번 모임에 참가한 미안마 총대를 위해 합심하여 기도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참여한 국가들이 기후 위기의 최대 피해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심각성이 그리 대두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본 교단 총대인 유미호 센터장(기독교환경교육살림)이 창조세계의 보존을 설득력 있게 변증하면서 기후위기가 어느 한 나라의 과제가 아니라 국제적 연대를 통하여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여 많은 총대들의 공감을 얻었다.

동아시아 회원 교단들은 이번 사전대회를 통해 이 지역의 이슈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릴 총대를 준비했다. 6월에는 동아시아, 남아시아, 아프리카, 캐러비안, 퍼시픽, 유럽 6개 지역의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오늘날의 선교를 함께 고민하게 될 것이다.



박원빈 목사

약수교회
많이 본 뉴스

뉴스

기획·특집

칼럼·제언

연재

우리교회
가정예배
지면보기

기사 목록

한국기독공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