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연결·통합, "어린성도와 영적 추억을"
[ 우리교회 ]
작성 : 2022년 09월 14일(수) 15:30 가+가-
순천남노회 금당동부교회의 세대통합목회
【 순천=최샘찬 기자】 저출산과 인구절벽, 한국교회 안에서 교회학교가 점점 줄고 있다. 다음세대를 향한 교회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에, 할아버지와 할머니,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자녀들이 하나의 장의자에 앉아 예배를 드려온 교회가 주목받는다. 순천남노회 금당동부교회(장철근 목사 시무)는 20년째 모든 세대가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다.

금당동부교회에선 온 세대가 같이 찬양하고 기도하고 예배 드린다. 한 달에 한 번 등 정기적인 특별 예배 형식이 아니라, 매주 그리고 모든 예배가 세대통합으로 진행된다. 학생들과 아이들 아니, 금당동부교회에서 '어린 성도'라 불리는 이들은 예배시간에 단순히 부모 옆에 앉아만 있지 않는다. 장년들과 함께 찬양대에 서고, 성찬에도 참여하며, 대표기도도 한다.

2003년 성탄절 첫 예배를 드린 금당동부교회는 영적인 추억을 만들고, 예배 회복을 통해 신앙의 명가를 세우기 위해 노력해왔다. 아브라함에서 이삭, 야곱으로 세대가 이어지듯이, 금당동부교회 안에서 3대의 신앙 전승이 이어진다. 교회 예배가 마치 한 가문의 행사 같고, 교회와 가정들이 함께 만드는 하나의 축제 같다.

금당동부교회 장철근 목사는 세대통합예배의 장점을 단순하게 말한다. 그는 "아이들에게 옷을 입는 방법을 말로 설명해줘도 이해시키기 어렵다. 아이들은 그저 보고 흉내내며 배운다"라며, "예배와 신앙도 보여준 대로 믿는다. 신앙은 부모가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하나님 앞에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유아들도 하나의 생명이고 하나의 인격"이라고 한 그는 "아이들에게 예전을 가르쳐주면, 주일 낮예배에 교회 시무 장로님과 똑같이 기도한다"고 말했다.

어느날 한글을 깨우친 한 어린 성도가 장 목사에게 찾아와 "기도하고 싶다"고 말한다, "친구들도 했다"면서. 어린 성도는 집에서 부모님과 기도문을 준비해와 대표로 기도한다. 어린 성도가 더듬더듬 기도문을 읽고, 옆에서 장 목사가 도와주기도 하지만, "그 어린 성도의 기도가 어떤 기도보다 은혜가 된다"라고 장 목사는 고백한다. 어린 성도의 신앙이 자라는 모습을 함께 보며 부모 역시 긴장하게 된다.

특히 성찬식과 세례식은 졸업식 같은 '잔칫날'이다. 성찬식에 어린 성도들을 배제시키지 않고, 모두 강대상 앞에 나와 예전을 지켜보게 한다. 아동성찬이 허락되기 이전엔 아이들에게 '네가 꾸는 꿈은 위대하단다', '교회가 너를 위해 기도한단다' 등의 문구를 붙인 머핀을 구워줬다. 유아세례를 받는 아이들에겐 신발을 한 켤레를 선물한다. 이 발이 걷고 서는 곳이 예배의 자리가 되면 좋겠다고 축복하며 신겨준다. 입교한 아이들에겐 부모님이 직접 초를 건네준다. 부모님의 신앙의 불빛을 따라왔지만, 이제 어린 성도가 직접 밝히고 가라는 의미다. 그리고 가족사진을 찍어주며 한 가정의 영적 추억을 만든다.

금당동부교회 안에선 가정뿐 아니라 성도들의 세대 간 연결고리도 끈끈하다. '형아야 놀아줘' '언니야 놀아줘'라는 코너를 통해 60대는 50대와 등산을 가고, 40대는 30대에게 국밥을 사주며 당구를 치고, 청년들은 중고등부 어린성도들과 하루종일 놀아준다. 이러한 세대 간 연결고리는 장년부터 어린 성도까지 이어진다. 교회학교 성경학교를 하면, 초등학교 1학년 어린성도가 유치부의 선생님으로 참석한다. '어린이 선생님'이 된 어린 성도는 기어다니는 아이를 앉히고, 옆에서 찬송을 부르며 인도한다. 그렇게 모든 세대가 끈끈하게 연결된다.

장 목사는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배우고 흉내내요. 유치부 때부터 찬양팀도 하니까, 아이들이 마이크 들고 서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죠. 자연스럽게 은사 개발도 되고, 리더십을 갖춘 사역자도 만들어져요. 이러한 형태로 예배와 사역이 진행되기 때문에, 목회자 없이도 어느 정도 운영될 수 있어요. 평신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웬만한 사역자 만큼이나 애정을 갖고 헌신하거든요."

세대통합목회를 하면서 재미있던 점을 장 목사가 설명했다. "목회하며 가장 재밌는 건, 내일 대표기도하는 어린 성도가, 제가 좋아하는 바나나우유를 가져와 기도해달라고 할 때에요. 순천에선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90%가 타지역으로 가는데, 이들에게 영적인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그러면 힘이 들 때 생각이 날 것이고,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좋은 교회학교 부장, 당회원이 되고, 목회자가 될 수도 있겠죠."

금당동부교회 장철근 목사.


# "교회와 가정이 다음세대를 예배자로 세워야"

"하나님 앞에선 유아들도 한 생명 한 인격입니다. 대부분 교회에 성도가 몇 명 모이는지 장년만 세곤 하는데, 어린 성도들까지 세야죠. 그들이 예배자가 되기 위해서 교회와 부모가 도와야 해요."

20년째 세대통합목회를 해온 금당동부교회 장철근 목사는 다음세대를 향한 한국교회의 진정한 관심을 요청했다.

"금당동부교회가 세대통합예배 원조도 아니고 특별한 것도 아니"라고 한 그는 "원래 성경의 예배는 나눠놓지 않았으니 세대통합이다. 예수님도 '어린아이가 내게 오는 걸 막지 말라'고 하셨다"라며, "그러나 한국교회에 어느 순간 수가 많아지고 편리하게 나눠놓은 것이 분리와 분열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다음세대와 관련해 그는 "물론 아이들이 한 교회에 남는다는 보장은 없다"라며, "그러나 영적인 DNA가 심어지면 반드시 돌아온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예전을 가르쳐주고, 오늘도 세대통합예배를 드린다"라고 전했다.


최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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