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유산 남기기
[ Y칼럼 ]
작성 : 2024년 01월 31일(수) 09:16 가+가-
우리 세대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에게 부를 축적하여 남겨주려는 마음의 짐이 있는 것 같다. 전쟁과 IMF 등 경제적 고통과 힘든 시간을 이겨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가난이 얼마나 아픈 상처이고, 어려움인지 알기에 되도록 가난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 애를 쓰는 것 같다.

필자는 지난해 프로 축구선수를 은퇴하고 선교사의 길을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목회자 아들로 태어나 초등학교 4학년부터 축구만 해왔다. 목회자 자녀로 축구라는 스포츠에 도전했지만, 소위 세상이 말하는 지원은 단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었다.

결국 물질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어릴 적부터 주변 사람들은 목회자의 사례비가 많다고 인식하는 것 같았다. 특히 어릴 적 친구들은 교회 헌금이 마치 아버지의 주머니로 다 들어가는 수입 정도로 알고 농담할 정도였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입단한 프로팀에서 받은 첫 월급보다 아버지의 사례비는 적었다. 목회를 하신 지 수십 년이 지나셨지만 갓 성인이 된 내 첫 월급보다 적었던 것이다.

하지만 나와 누나는 살면서 부족함이라는 것을 느껴본 적 없이 행복하게 자랐다. 물질적인 부유함 때문에 행복한 것이 아니라 그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믿고 따라 성장했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물질적인 얘기를 조금 더 하자면 누나는 부모님의 지원을 아예 받지 못했다. 어찌 보면 어린 나이에 성숙한 사람이었다. 부모님의 사정을 알고 지원을 받지 않고자 학원도 다니지 않았다.

그럼에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바로바로 순종하는 선택을 해왔다. 그래서인지 하나님의 기이한 인도하심으로 미국 유학도 가고, 지금은 미국에서 두 자녀를 낳고 신학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매형을 지원하며 행복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

어릴 적부터 나와 누나는 항상 강제로 교회에 나갔던 것 같다. 가기 싫어도, 쉬고 싶어도 가야만 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지금까지 우리 가족이 살아온 것을 생각해 보면 부모가 강제로라도 교회에 데리고 나가고, 삶으로 우리에게 그 믿음을 보여준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힘의 원천이 되고 기쁨과 행복이 된 것 같다. 하나님은 우리가 그분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아가면 가장 좋은 것으로 주신다 약속하셨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은 각자 개인을 만나주시는 하나님이시다. 그렇기에 부모님을 통해 만난 하나님, 내가 믿는 하나님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은 더욱 간절해진다. 사랑하는 사람이 믿음 안에서 살아간다면 하나님이 가장 좋은 것으로 은혜 베푸실 것이기 때문이다.

박성민 형제 / 청신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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