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주화 항쟁, 한국교회 역할 컸다"
작성 : 2021년 05월 17일(월) 10:23 가+가-
제41주년 5.18민주화운동기념세미나, 1642개 교회 전수조사 결과 발표
5·18 광주민주화 항쟁 중 한국교회의 활동이 1642개 교회 전수조사를 통해 발표됐다. 민주화운동에서 한국교회는 항쟁 중 시민들을 피신시키고 전국교회 모금을 통해 현장을 수습하는 등 구호작업을 펼쳤으며 고립된 광주의 상황을 전국과 해외로 알리는 역할을 했음을 밝혔다.

제41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세미나가 지난 13일 전남노회(노회장:김승익) 문화선교위원회와 광주제일교회(권대현 목사 시무) 산하 광주교회사연구소(소장:박제수) 주최, 총회 사회봉사부(부장:임한섭) 호남신대 문용동전도사기념사업회 등의 후원으로 광주제일교회와 유튜브에서 열렸다.

'5·18민주화운동과 광주지역 교회의 활동' 제하로 발표한 최상도 교수(호남신대 역사신학)는 "광주지역 교회는 민주화운동 기간 동안 시민들의 피신처가 됐고 교파를 초월해 수습과 구호에 적극 나서 아파하는 시민들과 함께 울었다"고 전제하며, "또한 전국조직과 연합기관들을 통해 기도와 헌금을 요청하면서 전국과 세계교회에 고립된 광주 실상을 전했다"라고 말했다.

최상도 교수.
교회의 구호와 수습과 관련해 최상도 교수는 "공수부대의 폭력을 목격한 교회들은 5월 23일 초교파적인 '광주시기독교수습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26일 '광주시기독교비상구호대책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해 11월 8일까지 시신의 신원을 확인·수습하고 관에 제공하는 등 부상자 구호 사업들을 펼쳤다"고 소개하며, "5월 27일 비상구호대책위 집계에 따르면, 32개 교회에서 67명의 인명피해와 재산피해 등이 발생했다"라고 조사 결과를 전했다.

또한 "교회가 광주 실상을 전국과 세계로 알렸다"고 말한 최 교수는 "항쟁 직후 19일 개신교에선 가장 먼저 예장통합교단이 총회장 조원곤 목사 명의로 호소문을 발표했고, 5월 30일 연동교회에서 서울지역 교역자들에게 광주상황을 보고했다"며, "총회는 사회부를 통해 광주시민 돕기 헌금모금으로 6월 30일까지 전국 190교회가 2100만원을 모아 광주에 전달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교회 네트워크와 관련해 그는 "6월 9일 일본 도쿄 시나가와 교회 담임목사가 광주를 방문하고, 일본그리스도연합교회(UCCJ)가 7월 21일 서신을 통해 '광주 사태를 세계교회에 어떻게든 알리겠다'라고 전했다"며, "1980년 세계교회협의회 중앙위원회 및 실행위원회에 한국 문제가 상정돼 논의됐다"라고 말했다.

교인의 항쟁 참여와 관련해 최 교수는 "기독교청년연합회(EYC) 김의기와 김종태가 각각 5월 30일 6월 9일 투신 자결과 분신 자결을 통해 광주의 실상을 죽음으로 국민들에게 알렸다"며, "국립5·18민주묘지 종교별 안장목록에 따르면 5월 18~27일 10일 항쟁기간 동안에 사망 혹은 행방불명한 묘역 중 원불교1 불교1 천주교3, 개신교가 23기이며, 2018년 기준 774기 중 129(17%)가 개신교인의 묘소이고 다른 종교에 비해 눈에 띄게 많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위해 2019년부터 항쟁 당시 광주 시내에 존재한 1642개 교회를 전수조사해 공적 자료를 수집한 최상도 교수는 "개신교회는 실제 5·18민주화운동의 현장에서 침묵, 방관, 혹은 소극적 참여라기보다 개신교 주체의 자료축적과 연구 부진이 교회를 그렇게 보이게 한 결과"라고 지적하고,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교회의 실제와 기록 간의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서 자료의 축적이 우선돼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이번 발표에 대해 토론한 송인동 교수(호남신대)는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개신교 교계의 자료와 연구가 매우 부족하다는 현실을 재조명했다"며, "묘역현장조사와 구술 조사 등에 따르면 공적 자료가 빈약함에도 5·18 현장 개신교인들의 활동은 많이 있었음을 지적하고 있어, 자료의 발굴이 어렵더라도 계속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전남노회 문화선교위원회 회계 김병학 장로의 사회로 진행돼 최상도 교수(호남신대)의 '5·18과 광주지역의 교회의 활동'과 도주명 목사(문용동전도사기념사업회 총무)의 '순교자 문용동 전도사' 제하의 발제, 송인동 교수(호남신대), 유경남 전임연구원(전남대 5·18연구소), 한규무 교수(광주대)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문용동 전도사와 관련해 도주명 목사는 문 전도사의 생애를 소개한 후, "우리는 문용동 전도사님을 '순직자'가 아니라 '순교자'로 불러야 한다"라며, "그렇게 부름으로 문 전도사님의 신앙을 우리의 공동신앙자산으로 삼아 후대에 계승해야 한다. 거기에 한국사회로부터 외면당하는 한국교회가 회복할 길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개회예배에서 축사한 총회 사회봉사부장 임한섭 목사는 "비극과 슬픔의 역사를 더 높은 단계로 발전시키는 일은 우리 산 자와 후배들의 몫"이라며, "코로나 상황 한국교회의 신뢰도 회복 방안을 당시 교회의 모습을 통해 끊임없이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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