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청년, 정보도 소통 기회도 없다"
작성 : 2021년 05월 03일(월) 11:15 가+가-
장청 청년주일 맞아 지도부 중심 설문, "청년 입장 정책 반영 안 돼"
PCUSA·PCT는 다양한 의견수렴 기회 제공, 청년 사회 활동도 지원
"교회, 노회, 총회에서 청년들의 의견이 얼마나 정책에 반영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오는 16일 제38차 청년주일을 앞두고 대한예수교장로회 청년회전국연합회(장청, 회장:이중지)가 '청년주일 청년생각' 제하의 설문을 진행했다.

지역 장청 임원 등 지도부 중심 총 32명이 응답한 이번 설문은 '교회, 노회, 총회 정책에 청년 입장이 얼마나 반영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췄으며, 응답자 대부분이 '입장 반영이 매우 부족하다(50%)' 또는 '거의 안 된다(40.6%)'를 택해, 청년들과의 소통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교인들의 의견을 모으는 공동의회와 관련된 질문에도 40.6%가 '참석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 12.5%는 '요청을 받았지만 참석하지 않았다'를 택해, 절반 이상의 청년들 또한 교회 정책이나 행정으로부터 동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들은 정책 관련 정보에도 접근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회나 총회의 현안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8.8%가 '중직자들에게 물어본다', 21.9%가 '기독교 언론을 통해 찾아본다' 등으로 응답했으며, 직접적으로 정보를 얻을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목사 또는 장로 그룹과 청년 그룹의 의견 조율 가능성'에 대해서는 50%가 '조율할 방법이 없다(목회자 또는 장로 그룹의 뜻에 따라 결정된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반면 '합리적인 대화가 가능하다면 조율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는 답도 31.3%를 차지해, 청년 다수가 소통에 문제를 느끼는 동시에 '대화를 통한 해결'을 원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본보는 이번 설문을 기초로 해외 교단 중 청년 참여가 활발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장로교회(PCUSA)와 대만장로교회(PCT)의 상황을 조사했다.

PCUSA의 경우 총회 의결에서 청년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PCUSA는 총회 총대와 별도로 선교사, 신학생, 청년, 에큐메니칼 사역자로 이뤄진 자문위원단을 조직하는데, 구성원 대부분이 청년이다. 총회는 모든 표결시 먼저 자문위원이 투표하고, 총대는 자문위원 투표 결과를 확인한 후 투표에 임하도록 해, 자연스럽게 청년 의견이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지난해 총회에선 149명의 자문위원 중 127명이 17~23세의 청년(young adult)이었다.

PCUSA 총회 한인목회실 조문길 목사는 한국교회와 다른 미국교회의 '대의정치(代議政治) 인식'에 대해 소개했다. "미국 장로교인들이 강조하는 대의정치는 '각각의 그룹을 대표하는 자들을 통한 정치'이다. '대표로 선출된 자들을 통한 정치를 대의정치'로 생각하는 한국과는 차이가 크다"는 그는 "지역 특성에 따라 여성이나 청년이 많은 노회에선 그 만큼의 여성 또는 청년 총대를 선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총대 구성에선 '56~65세의 백인 여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대표성 확보를 위해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되고 있다. 청년이 중요한 교회라면 청년을 장로로 세울 수 있는 것이다. 청년이 총회 총대가 되는 일도 흔한 데, 지난 총회의 최연소 총대는 21세였다.

조 목사는 "최근엔 청년 관련 이슈들을 많이 다루게 되는데, 공천위원회는 이런 이슈를 담당하는 위원회에 의도적으로 청년 총대를 많이 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그는 "총회가 각 노회에 청년 자문위원 1인 이상 파송을 요청하는데, 대부분의 노회가 이를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PCT의 경우엔 청년사역위원회 의장에게 당연직 총대권이 부여된다. 의장은 보통 청년 중에 선출되는데, 청년 의견이 교단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는 역할을 감당한다. 위원회는 교단이 청년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고, 청년 중심으로 사역을 기획하며, 의사 결정 참여를 확대하도록 지속적으로 요청한다. 또한 청년 리더십 양성에 많은 투자를 하는데 정기적으로 리더 및 상담자 연수를 실시한다. 여러 청년 사역 중 PCT가 탁월함을 인정받는 부분은 '에큐메니칼 활동 지원'이다. 교단 청년들이 해외 청년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미션 캠프를 개최하며, 청년 교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특히 번역과 통역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의 실력 향상을 적극 지원하며, 에큐메니칼적 재능을 갖춘 청년들의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하고 있다.

청년사역위원회 리신진 총무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PCT는 청년의 신앙 뿐 아니라 사회 안목을 넓히는 데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회 청년이 사회와 교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이해하고, 소외 계층을 돌보는 일에 참여하며, 에큐메니칼 경험을 쌓도록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교단 청년들을 다재다능한 사람으로 만든다'는 것이 위원회의 목표였다. PCT는 청년 리더십 강화를 위해 △도시-농촌운동 참여 △회의의 기획 및 운영 △중재 기술의 습득 등의 훈련과정을 운영하며, 수료인증서도 발급하고 있다.

청년의 사회 활동 지원은 PCUSA가 관심을 갖는 분야기도 하다. PCUSA 총회는 지난해 볼티모어노회가 추진하는 청년 지원 프로그램을 위한 특별헌금을 실시해 5000여 만 원을 모금했다. 'YRC(Youth Risiong Coalition)'로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증가하는 청년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교회가 청년 사업가들의 네트워크 강화, 사업 홍보, 재정 지원 및 대출, 멘토링 및 컨설턴트를 돕는 프로그램'이다.

본교단에서 청년 연합회가 활동하는 노회는 13곳 정도다. 이번 장청 설문에 따르면 노회에서 연합활동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규모는 대부분 50명 미만이다. 설문에 응한 청년들은 '청년 활동 강화를 위한 제안'으로 △노회 청년 연합회 재건 △당회, 제직회, 공동의회에서의 청년 발언 기회 제공 △장년과 청년 간의 대화 모임 확대 △청년 임원들 지원 확대 △목회자와 청년 간의 소통 강화 △취업, 연애, 음주 등에 대한 교육 기회 제공 △청년 장로 선출 또는 총대 할당제 도입 등 참여 기회 제공 △교회, 노회, 총회 정책의 적극적인 공유 △청년 의견 수렵 및 공론화를 위한 플랫폼 마련 △노회 간 청년 교류의 확대 등을 꼽았다.

장청 박세론 상임총무는 "디지털 미디어와 온라인 소통의 부각으로 사회 청년들의 위상은 많이 높아졌지만, 교회는 여전히 청년을 지도의 대상으로만 인식하고 있다"며, "올해 청년주일을 시작으로 정기적인 의견 수렴의 기회가 마련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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