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기간이 있는 부모 공경
[ 논설위원칼럼 ]
작성 : 2021년 05월 07일(금) 09:36 가+가-
"청소부 옷 입은 딸, 내 옷이었다 - 엄마 울린 특별한 졸업식"

이것은 지난 달 모 일간지에 청소부 작업복을 입은 딸과 어머니가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의 사진과 함께 실린 기사의 제목이다.

대학교 졸업식이라는 특별한 날, 평생 궂은 일을 하며 자신을 뒷바라지해 준 어머니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또 자신이 얼마나 어머니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지 보여드리고 싶어서 딸이 마음을 담은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그것이 브라질 현지에서 잔잔한 감동을 일으켰다고 한다. 딸이 준비한 이벤트는 어머니의 청소부 작업복을 졸업식 가운 아래 입고서 졸업 사진 촬영을 할 때 어머니 앞에서 가운을 활짝 열어 어머니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것이었다.

대학교 졸업식과 같은 특별한 날이라면 누구보다 더 예쁜 옷을 입고 졸업 사진을 찍고 싶어 하지 않을까? 그런데 어머니의 청소부 작업복이라니? 하지만 그날 졸업생들이 입었던 옷 중에 그녀가 입은 어머니의 청소부 작업복이 가장 아름다웠던 옷으로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더 어려워진 가정 형편에 석사과정은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현지 언론에 보도가 되면서 한 대학에서 석사과정 진학을 권하며 장학금 지급을 약속했다고 한다.

이 기사를 보면서 마음으로 전해오는 감동과 함께 무엇보다 하나님의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인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고 복을 누리리라'가 이 땅에서 다시 한번 성취되었음에 감사를 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평생 지켜야 할 계명으로 십계명을 주셨다. 이 계명들은 때로 내가 범하고 잘못했다고 할지라도 회개하여 돌이킬 수 있다. 새롭게 지킬 수 있다. 하지만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5계명은 내 평생이 아니라 유효기간이 있다. 바로 부모님이 이 땅에 살아계실 때에만 유효하다. 우리가 학창시절 잘 암송했던 송강 정철 선생의 시조에서도 '어버이 살아실제 섬기기란 다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다 어이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은 이뿐인가 하노라'고 하였다.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이 부모공경이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연일 각 신문 사회면에는 가정 안에서 부모 자식간에 이루어지는 온갖 패륜적인 일들이 가슴 아프게 많이 보도되고 있다.

이 땅을 살아가는 자식들 중에 나는 부모공경에 자신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리고 무엇인가 큰 것을 해드려야만 부모공경이겠는가, 브라질 여대생의 졸업식 이벤트처럼 무엇을 해 드리든지 진심으로 부모님에 대한 사랑의 마음과 감사의 마음과 존경의 마음을 잘 담아 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5월에 가장 식상할 수 있는 부모공경에 대한 주제이지만 5월 8일은 어버이날이다. 이날 만큼은 진심으로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하는 건강한 신앙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박영근 목사 / 염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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