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영화 '내겐 너무 소중한 너'
작성 : 2021년 04월 28일(수) 15:22 가+가-
국내 최초로 시청각장애를 다룬 영화
국내 헬렌켈러법 입법 촉구, 사회적 관심 독려
한 편의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돈만 빼고 세상 무서울 거 없던 '재식'(진구)이 듣지도 보지도 못하지만 손끝으로 세상을 느끼는 아이 은혜(정서연)의 '가짜 아빠'를 자처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 '내겐 너무 소중한 너' (감독: 이창원 권성모)가 오는 12일 개봉한다.

국내 최초로 시청각장애를 다룬 이 영화는 지난 2008년 이창원 감독이 '시청각중복장애 아동과 관련한 교육대책이 전혀 없다'는 한 신문기사를 보게 되면서 시작됐다. 이를 계기로 이창원 감독은 복지 사각지대에서 소통 장애에 놓인 이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자료를 찾아가면서 시청각장애인들이 겪는 소통의 어려움을 알게됐고 세상에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으로 영화를 기획했다.

국내에는 시청각장애인이 1만여 명이 넘지만 일반 장애인보다 외부활동과 의사소통이 어려워 사회생활에서 소외되어 있다. 실제로 시청각장애인 3명 중 1명은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고, 10명 중 7명은 자유롭게 집 밖을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영화 속 은혜처럼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중복장애일 경우 수화도 대화도 어렵기 때문에 특수교육도 여의치 않다. 그러나 법적으로 시청각장애가 별도의 장애 유형에 분류되지 않아 대부분 체계적인 보호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국내에서는 '한국형 헬렌켈러법(시청각장애인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이 발의된 적이 있지만 입법에는 실패했다. 시청각장애인으로 대표적인 인물인 헬렌켈러의 이름을 딴 '헬렌켈러 법'은 시청각장애인이 가진 장애의 정도와 특성에 따라 맞춤형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이 법이 제정되면 시청각장애인에 대해 정의, 개인별 맞춤형 의사소통 지원체계를 수립 지원, 한국 헬렌 켈러 센터 건립 등이 시행된다.

국내 최초로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헬렌켈러센터'를 설립하고 입법 발의를 위해 활동하는 밀알복지재단은 "모두의 공감을 끌어내고 사회적으로 화제가 되는 소재이기 때문에 이번 영화와 사회공헌 제휴 협약을 맺었다"고 밝히면서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일상생활에서 지나칠 수 있었던, 혹은 지나쳐왔던 세상에 대해 새롭게 자각하게 되는 것뿐 아니라 영화 자체가 주는 잔잔한 감동에 뭉클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통해 '헬렌켈러법'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영화는 MSG없는 순한 맛과 깊은 맛이 어우러져 유쾌하지만 따뜻한 감동을 전한다. 시청각장애인들을 향한 사회의 배려와 관심을 촉구하는 다소 '공익광고적'인 느낌도 지울 수 없지만 이는 두 배우의 '케미'와 진정성 있는 연기가 충분히 커버해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특히 유리문을 두드리며 은혜가 재석을 향한 자신의 진심을 표현하는 엔딩씬에서는 눈물을 멈추기 힘들 수도 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이지만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진정한 가족애를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에게 비혈연 가족과 장애에 관한 새로운 시선을 이야기하는 이 영화는 인간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의 상처와 외로움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최은숙 기자
많이 본 뉴스

뉴스

기획·특집

칼럼·제언

연재

우리교회
가정예배
지면보기

기사 목록

한국기독공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