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없는 하나님의 세상을 기도하며
[ 시론 ]
작성 : 2021년 04월 19일(월) 19:50 가+가-
지난 4월 13일,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핵발전소에 저장되어 있는 방사능 오염수 125만 톤의 해양방류를 결정했다. 동일본 대지진에 의해 발생한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폭파 사고가 발생한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후쿠시마 핵발전소는 여전히 수습불가의 상태다. 때문에 일본 정부는 지금도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물을 투입하고 있고, 이와는 별개로 후쿠시마 핵발전소를 거쳐 지나가면서 오염된 빗물과 지하수까치 더해 매일 140톤의 방사능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이 방사능 오염수를 1000여 개의 저장 탱크에 보관을 해왔으나 더 이상의 보관비용 감당이 어려워 2년 뒤부터 30년 동안에 걸쳐 방사성물질을 걸러주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방사능 오염수를 처리한 뒤 관행대로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이에 중국과 우리나라 정부는 일본 정부의 결정이 해양오염에 의한 국제법을 어긴 것이니 제소를 검토하겠다고 반발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시민사회는 일본 정부가 주변국의 대한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하기로 한 것에 대해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일본 대사관 앞에서 규탄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14일 탈핵 운동에 앞장서온 개신교 단체인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그리스도인 연대에서는 욕심이 잉태하면 죄를 낳고, 죄가 자라면 죽음을 낳는다는 야고보서의 말씀을 인용하여, 일본 정부가 자신들의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이 일을 해결코자 한 것은 범죄라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사실 그동안 방사성 폐기물을 해양에 방류한 것은 일본 정부만이 아니다. 지난 세기 미국 정부와 러시아 정부는 핵실험으로 다량의 방사성 물질을 해양에 방출했을 뿐만 아니라 핵발전소를 운용하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관행적으로 핵폐기물을 해양에 방출해왔다. '폐기물 및 기타 물질의 투기에 의한 해양 오염 방지에 관한 협약'에서 방사성 물질이 투기금지 목록에 들어간 1993년 이후에야 방사성 폐기물의 해양 방출이 법적으로 금지되었다. 하지만 핵발전소는 어쩔 수 없이 방사성 물질을 배출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자국 연안에 방사성 물질 방류가 관행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모든 핵발전소 역시 액체, 기체 상태의 방사성 물질을 배출한다. 특히 중수로 형태의 월성 핵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방사성 물질의 양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그로 인해 월성 핵발전소의 삼중수소 배출로 지역 주민들의 체내에서까지 삼중수소가 검출되는 등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여 현재 관련 소송과 주민이주대책 등이 논의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방 방류 문제의 가장 큰 문제는 과연 방사능 오염수가 처리를 한다고 한들 일본 정부의 주장대로 과연 안전할 것인가라는 문제이다. 전문가들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로는 삼중수소와 탄소14 등의 방사성 물질이 처리되지 않는 점, 그리고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사고 수습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점에서 오염수의 해양 배출 결정이 올바른 결정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사건을 축소하기에 급급했지 주변국은 물론 자국 국민에게조차 핵사고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던 전력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주변국과의 협의도 없이, 더 안전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양 방류를 결정해버린 일본 정부에 대해 불신을 거둘 수 없는 것이다.

시편 기자는 "땅의 깊은 곳이 그의 손 안에 있으며 산들의 높은 곳도 그의 것이로다 바다도 그의 것이라 그가 만드셨고 육지도 그의 손이 지으셨도다"(시 95:4,5)라고 노래하며 이 세계가 하나님의 창조세계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교회는 땅, 하늘, 바다 모두가 하나님의 집이라는 신앙의 고백 속에서 무수한 해양생물, 약자들의 피해로 귀결될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대해서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를 포함한 모든 핵발전소가 방사능 오염물질을 방출하고 있음을 기억하고 핵 없는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와 생명의 세상을 기도해야 할 때다.

이진형 목사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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