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보궐선거가 그리스도인에게 주는 교훈
[ 시론 ]
작성 : 2021년 04월 12일(월) 19:40 가+가-
적지 않은 소수정당의 후보가 있기는 했지만 결국 여당의 통합후보와 야당의 통합후보 간 대결양상을 보인 이번 4.7 보궐선거는 야당 통합후보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이 났다. 정치 전문가들은 여당의 패인을 몇 가지로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성추행으로 야기된 보궐선거에서 여당은 당헌과 당규를 한번도 시행해보지도 않은 채 자의적으로 개정하고 후보자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여당의 당헌과 당규는 여당 자신의 정체를 규정하는 동시에 국민에 대한 약속이었다. 여당은 당헌과 당규에 따라서 후보를 내지않는 자기반성의 과정이 철저했어야 했지만, 순식간에 번복했으니 국민은 더 이상 여당을 믿을 수 없게 된 것이 아니던가.

둘째, 온 국민의 최대 관심사라 할 수 있는 부동산 정책을 심도있는 논의의 과정없이 이랬다 저랬다 수십 번을 무책임하게 번복했기 때문이다. 부동산에 대한 국민의 정서와 현실을 감안하지 않고 신속히 정책을 제시했다가 호응이 없으면 쉽게 번복하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 국민은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정책입안에 앞장섰던 여권 관계자들의 일부는 정책의 실행 직전에 정책과 모순된 자기 욕심을 충족시켰다. 여권의 관계자들이 부동산 현실을 비판하며 입안한 자기정책을 스스로 파기한 것에 국민은 분노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셋째, 부동산 정책을 현장에서 집행하는 LH 직원들의 부도덕함이 도를 넘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공무원에 준한 공공기업의 종사자로서 국민의 공복이 되기를 거부하고 불법을 자행했다. 공적 이익을 추구해야 할 사람들이 사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법을 무력화 시켰다. 이에 대해 여당은 이전 정권의 잔재나 적폐라고 운운하며 자신이 감당할 책임을 전가하지 않았는가.

넷째, 정권심판이라는 야당의 네거티브 공략에 여당 역시 네거티브로 응답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국정운영의 주체라고 하면, 야당의 네거티브에 일일이 반응하기보다는 국민의 공감을 형성하는 정책을 의연하게 제시해야 했다. 포퓰리즘으로 범벅이 된 실행가능성 없는 정책은 사실 진정한 의미의 정책일 수 없다. 권력을 갖고있는 여당은 상대적으로 약자인 야당의 네거티브를 동일한 네거티브로 대응함으로써 권력의 책임성을 소홀히 했던 것이다.

다섯째, 대통령 취임사에서 감동을 주었던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실행하기에는 여당의 역량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말만으로 끝나면 위선이다. 아무리 좋은 안이라도 실행하지 못하면 무능력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국민의 현실과 괴리되면 무관심이다. 이는 여당 정치가 기본 방향을 상실하고 표류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촛불혁명을 거친 우리나라의 깨어있는 시민들은 지난해 총선에서 여당에 대해서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그 지지가 무조건적인 것이 아니었음을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서 확실히 보여주었다. 이제 국민은 야당 당선자들이 잔여임기를 어떻게 수행할지 주시할 것이다. 보궐선거에서 받은 당선자들의 엄청난 지지는 여당에 대한 실망의 반대급부였지, 야당에 대한 기대로 인한 것은 결코 아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야당은 자만하거나 경거망동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야당은 보수의 본질적인 가치를 붙잡고 정책대결을 해야지, 반대를 위한 반대나 소수 기득권자들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말도 많던 4.7 보궐선거가 끝난 시점에 우리 그리스도인과 특히 기독정치인이 주시해야 할 교훈이 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의 세상적인 논리로는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자기 욕심만을 추구하는 늑대같은 정치인은 아무리 양의 탈을 쓰고 다가올지라도 국민은 그 정체를 간파할 수 있는 민주의식과 판단능력을 배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그럴듯한 명분을 제시한다 할지라도 사랑과 정의와 평화의 하나님 나라에 대한 진정성과 자기 헌신이 없이는 당장 무너질 모래성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 그리스도인과 기독정치인은 하나님의 청지기로서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뜻에 무엇이 가장 가까운 것인지를 분별하고 선택하고 지지하고 감독하는 사명을 잘 감당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진보와 보수라는 진영논리와 여당과 야당이라는 정당 구분의 양극화에 매몰되기보다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향한 하나님 편이냐의 여부가 더욱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 우리를 통해 정치와 사회에 희망이 도래할 것이다.



정종훈 교수/연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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