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환경선교사를 양성해야 한다
[ 현장칼럼 ]
작성 : 2021년 04월 14일(수) 08:05 가+가-
필자는 1990~2000년대 교회학교를 경험했다. 학교에는 선교단체들의 활동이 활발했고 교회에서는 제자훈련이나 성경공부가 유행하기도 했다. 방학마다 단기선교가 유행처럼 진행되었고, 각 교단들은 해외선교 관련 실적을 홍보하기에 바빴다. 되돌아보면 교회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지금보다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교회에서 아이들과 젊은이들이 적어지고,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공간구조의 변화가 일어나고 종교적 감수성의 새로운 차원이 등장하기 시작했으나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교회는 많지 않아 보인다.

오늘날 사회 대부분의 영역은 기후변화와 생태위기에 대한 인식과 적응 전략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환경적 가치를 고려하지 않는 기업은 미래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대안을 내다보지 못하는 정치인은 도태될 것이다. 그러한 기업이나 정치인을 선호하는 사회가 있다면 그 사회의 미래는 암울하다.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위험문해력(Risk Literacy) 결핍으로 인해 한국교회는 코로나19 방역의 골칫덩어리가 되었다. 여기에 기후변화나 생태위기에 대한 환경문해력(Environmental Literacy)까지 바닥인 것이 드러나게 되면 더 이상 한국교회의 밝은 미래를 그려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회의 신학적 편협함과 빈곤은 사회를 보는 관점을 빈약하게 만들어왔고, 코로나19를 시작으로 이제 그러한 빈약함이 하나씩 드러날 일만 남은 듯하다. 기후변화의 복잡성과 위험성에 비하면 팬데믹은 매우 사소한 것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한국교회의 사회적 위상은 풍전등화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한국교회의 생태적 전환의 기회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창조신앙과 쉬지 않고 기도하는 성도들, 그리고 편의점보다 많은 교회는 한국교회가 가지고 있는 유무형적 자원이다. 과거 선교의 붐을 일으켰던 한국교회는 이제 환경선교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야만 한다. 기후변화는 단순히 지구과학적 문제가 아니다. 기후변화는 세계 경제, 정치, 산업의 구조를 바꾸고, 이데올로기의 지형을 변화시키며, 인간의 도덕성과 공감능력을 극단으로 치닫게 할 수도 있다. 한국교회가 환경문해력과 더불어 창조신앙과 창조영성의 단단한 바위 위에 서지 못한다면 한국교회는 기후변화로 인한 사회변화와 혼란의 파도에 힘없이 무너져버릴 수도 있다.

사회 많은 영역이 생태적 전환을 위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금융, 산업, 문화, 예술계의 생태적 전환을 위한 시도들이 활발해지고 있다. 변하는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환경전문가를 육성하지 않는 곳은 교회뿐이다. 기독교 영역에서 환경운동, 환경교육, 생태목회, 생태영성 등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나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회가 모든 성도들을 환경선교사로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 교회에서 잘 훈련 받은 환경선교사는 한국교회를 견고하게 만들 뿐 아니라 우리사회와 지구에 있는 모든 생명에게 희망과 생명을 주는 귀한 사명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경전문가도 없고 있더라도 오랫동안 외면해 온 한국교회에 이를 감당할 역량이 있을지 의문이다.

2018년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이 설립되었다. 이 작은 단체조차 없었더라면 한국교회는 새로운 전환을 위한 불씨마저 갖지 못했을 것이다. '살림'은 한국교회와 성도들을 환경선교사로 양성하기 위한 좋은 취지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더 늦기 전에 한국교회는 생태적 전환을 위한 다양한 모색과 시도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김신영 박사 / 생태인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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