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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 … 말기 환자의 존엄한 죽음이 시작됐다

기사승인 [3128호] 2018.02.13  14: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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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의료연명 결정법 시행

   
 

연명의료 결정법이 지난 4일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이제는 환자가 직접 자신의 죽음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연명의료 결정법은 회복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스스로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 결정권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정식명칭은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으로 2016년 1월 8일 국회 본의회를 통과했다.

연명의료 결정법은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 생명을 인위적으로 끝내는 '안락사'와는 다른 개념으로 회복 가능성이 전혀 없는 '말기환자'(암, 후천성면역결핍증, 만성 폐쇄성 호흡기질환, 만성 간경화 등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질환)를 대상으로 담당의사와 해당분야 전문의 1명으로부터 임종과정에 있다는 의학적인 판단 하에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 생명유지만을 위한 의료행위를 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요건이 충족되면 사전연명치료의향서와 연명의료계획서에 자신의 의사를 남긴 대로 연명의료를 받거나 중단 등을 결정하게 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미래에 자신이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할 때를 대비해 미리 어떤 치료를 원하는지 밝힌 문서로 만 19세 이상 성인이라면 누구나 국가 등록기관에서 작성할 수 있으며 연명의료계획서는 말기 환자 혹은 임종과정 환자의 의사에 따라서 담당의사가 환자에 대한 연명의료 중단 등 결정 및 호스피스에 관한 사항을 계획해 문서로 작성한 것이다.

이 둘의 차이를 설명하자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주체는 만 19세 이상 성인이고 연명의료계획서는 담당 의사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건강할 때는 물론 질환을 진단받거나 진행될 때 언제라도 작성할 수 있지만 연명의료계획서는 말기 혹은 임종과정 시기에 작성할 수 있다. 이때 연명의료결정 업무를 수행하려는 의료기관은 의료기관 윤리위원회 설치와 등록이 선행돼야 하며 단독으로 위원회 설치가 어렵다면 공용 윤리위원회 등에도 위탁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16일부터 올해 1월 15일까지 13개 의료기관에서 연명의료 결정법에 따른 시범사업의 결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9336건, 연명의료계획서 107건이 보고되었으며 연명의료중단결정을 유보하거나 중단한 사례는 54건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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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명의료 결정법, 이렇게 시행됐다

죽음에 대해 사회적인 문제를 제기한 첫 번째는 1997년 보라매병원 사건이다. 의학적 충고에 반한 퇴원(자의 퇴원)의 형태로 인공호흡기가 제거되어 사망하는 사건은 어느병원에서나 드물지 않게 일어나지만 검찰은 회생 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퇴원시켜 사망에 이르도록 판단해 이를 사건화했다.

이 일을 계기로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더라도 인공호흡기를 중단하면 처벌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의료계에 퍼졌고, 방어적으로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관행이 가속적으로 이뤄졌다.

이후 2008년 연세대병원에서 기관지 내시경으로 출혈이 일어 의식을 잃은 환자가 있었다. 소위 '김 할머니 사건'으로 불리는 이 일은 2009년 대법원 확정 판결로 인공호흡기 제거가 가능하다는 판결을 받았고 실제로 인공호흡기는 떼어졌다. 의학적으로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라면 해당 환자가 남긴 사전 의료지시나 환자 가족이 진술하는 환자 의사에 따라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연명의료결정법이 본격적으로 틀을 갖춘 것은 2009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사회적 합의안을 도출하고 2013년 국가생명윤리위원회에서 입법을 강력히 권고하면서다. 이후 국회에서 경쟁적으로 법안을 발의했으며 활발히 논의되었으며 종교계 단체의 반대 등에 부딪쳤지만 결국 호스피스-완화의료 관련 법과 연계되어 병합 심의가 이뤄진 가운데 2016년 1월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의원 203명 중 1명이 기권하고 202명이 찬성했다.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저작권자 © 기독공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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