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가 원하는 공간에서 '이음'
[ 울타리넘는문화심기 ]
작성 : 2022년 11월 16일(수) 10:00 가+가-
한동안 교회에서 카페를 만드는 것이 유행이었다. 이제는 웬만한 교회에는 하나쯤 있는 교회 카페, 지역사회와 교회를 연결하고 교회식구들도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요긴한 역할을 해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교회카페만의 한계도 있다. 아무래도 주변 상권과의 어루어짐을 고려해야한다. 커피값을 너무 비싸게 받기도 조심스럽고, 그렇다고 너무 싸게 하면 주변 중소카페들의 생업에 위협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선교의 공간으로서는 이제 조금은 너무 흔해졌달까. 더 새롭고 시대의 흐름에 발맞출 수 있는 공간은 없을까. 또, 이미 카페가 있는 교회는 새로운 공간을 만든다면 어떤 걸 시도해보면 좋을까.

영등포 노회의 시온성교회(최윤철 목사 시무)가 지난 봄 개관한 '이음FOR YOU'는 스튜디오이자 문화공간으로서 새로운 선교적 공간 운영 사례를 제시한다. 원래는 교육관 용도로 매입한 건물, 지하에는 작은 홀이 있다. 주일에는 청소년부의 예배실로 사용하지만 주중에는 지역사회와의 접촉점이 될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할 수 없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프로젝트. 오늘의 젊은 세대의 필요에 발맞출 수 있는 유튜브촬영 스튜디오와 다목적 문화공간으로서 '이음포유'가 탄생하게 되었다.

4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메인홀과 4개의 촬영스튜디오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스튜디오에는 촬영장비와 조명이 구비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와서 손쉽게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화려하거나 대규모의 공간은 아니지만, 지역사회의 사람들이 와서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행사를 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도록 세심하게 잘 셋팅되어 있다.

개관한지 1년도 되지 않았지만 이미 활발한 지역사회와의 교감이 이루어지고 있다. 각종 북콘서트, 음악공연, 문화강좌등을 통해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이웃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11월부터 시작되는 '이음클래스'에서는 '비디오 쿠킹 클래스'(나만의 감성영상을 담는 영상제작 꿀팁), '글로 길내는 클래스'(나만의 글투를 발견하고 글로 표현하는 법을 배움) 등의 4~6주간 연속 강좌를 통해 지역주민과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또, 11월 24일에는 '희년은행'과 함께 '희년 기금 실천하는 교회 워크숍'이 계획되어 있다. 이 행사에는 시온성교회 청년부 김성욱 목사가 청년들이 직접 참여했던 희년 나눔 이야기를 발표한다. 공간 '이음포유'를 만들 때부터 시온성교회는 주변 지역사회의 필요, 특히 청년계층의 필요를 염두에 두었다. 2026년부터 교회 인근에 청년·행복주택 900가구가 입주를 시작한다고 한다. 그들과 어떻게 접촉접을 만들고 그들을 섬길지에 대한 고민이 '이음포유'의 컨셉으로 이어진 것이다. 시온성교회는 교인들이 모은 희년 기금으로 청년들의 주거 및 취업, 마음 돌봄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주거 및 취업의 경우, 6개월 동안 매월 10만원을, 마음 돌봄의 경우에는 전문 심리 상담비를 지급한다고 한다. 이렇게 쌓여 온 사역들이 공간 '이음포유'를 통해 지역사회와 직접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촬영스튜디오와 행사공간으로서 지역주민에게 공간대여사업도 하고 있다. 연말까지는 무료로 진행되고 있기에 지역사회를 섬기는 좋은 사례로서 입소문이 나고 있다고 한다.

'이음'이라는 지향점을 교회언어로 바꾸자면 바로 '선교'가 아닐까. 교회에는 아무래도 공간이 많다. 그중에 일부라도 지역사회를 위해서 문을 연다면 세상과 하나님의 '이음'이 이루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방법에 있어서도 카페 말고도 시온성교회의 사례와 같이 창의적이고 시대의 흐름에 맞는 새로운 방식이 분명 가능하다. 각자의 상황에 맞는 방식으로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복음의 문화를 들고 세상으로 나아간다면 분명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고, 교회와 세상이 이어지고, 하나님과 이웃이 이어지는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이재윤 목사/나니아의 옷장 대표, 주님의숲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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