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서 기억하고 반추하며 감사의 기쁨 누리자
[ 11월특집 ]
작성 : 2022년 11월 09일(수) 09:54 가+가-
하나님의 뜻 '감사' 2 - 감사는 하나님 선물
꽤 오래 전 어느 방송이 올림픽 시상대에서 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의 표정을 연구하여 보도한 적이 있다. 정말 의외였다. 가운데에 선 금메달리스트는 예외 없이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두 손까지 번쩍 들고 있다. 그런데 은메달리스트와 동메달리스트의 표정은 메달 순이 아니었다. 동메달리스트는 금메달리스트 못지않게 환하게 웃음을 지었지만, 은메달리스트는 대부분 어두운 표정을 보였다.

어느 사진전에서 나란히 걸려 있는 두 작품을 본 적이 있다. 성당과 교회에서 각각 미사와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신자들의 표정이었다. 하나는 환하게 웃는 모습이었고, 다른 하나는 무표정한 모습이었다. 그걸 보며, 예배 마치고 예배당에서 나오는 '나의 모습'은 어느 쪽일까 되돌아봤다.

지금 우리는 참으로 안타까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사회 곳곳에 불평, 불만, 갈등, 반목, 증오, 슬픔, 분노가 가득하다. 이러한 감정은 미디어를 통해 많은 시민들의 삶 속으로 확산된다. 그래서 신문이나 방송 뉴스를 안 보는 이들도 많지만, SNS, 유튜브 등을 통해 무서운 기세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이다.

성경은 수없이 명령한다. 은혜의 근원이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그 은혜의 통로 역할을 하는 이웃들에게 감사하며 더불어 살라고. 감사하는 삶은 그리스도인의 기본자세, 즉 '차렷!'이라고 할 수 있다. 명령에는 목적이 있다. 감사가 주는 기쁨을 누리며 살라는 뜻이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 5:16). 주 안에서 기뻐해야 감사하고, 감사해야 기뻐할 수 있다. 그런 상태가 바로 샬롬(평안, 평강, 평화)이고, 하나님의 나라다. 감사는 하나님의 선물이다.

감사는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 감사는 사실이나 조건이 아니라 인식이다. 세상을 어떤 인식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불만거리도 감사거리로 바뀐다. 하루에도 수 백만 가지의 감사한 일이 일어나지만, 그 감사한 일을 감사한 일로 믿는 사람에게만 감사한 일이 된다.



감사에도 고수(高手), 중수(中手), 하수(下手)가 있다.

'감사 하수'는 기적이 일어날 때만 고마워한다. '중수'는 일상에서 좋은 일들을 찾아내 고마워한다. 그런데 '고수'는 남들이 불만스러워할 일에도, 거기 담긴 뜻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며 감사한다. 감사 고수는 '범사'에 감사한다.

감사 고수가 되려면 우선 6개의 벽을 뛰어넘어야 한다. 지난 일 후회하지 않기, 고마운 일 망각하지 않기, 미래의 일 염려하지 않기, 그리고 비교하지 않기, 채권자 의식과 부정적 의식에서 벗어나기가 그것이다. 연습해야 익혀진다.

감사를 찾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총 속에서 산다.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주신 '특별은총'에 감사해야 한다. 그리고 해를 뜨게 하시고, 비를 내려주시고, 숨을 쉬게 하시는 '일반은총'에 감사해야 한다. 특히 우리는 일반은총을 잊고 사는 경향이 있다. 우리의 일상에 '남숨특좋'라는 감사 그물을 던지면 감사거리를 낚을 수가 있다. '남숨특좋'란 "남은 걸 봐라!", "숨어 있는 걸 봐라!", 특별하게 봐라!", "좋은 쪽을 봐라!"를 말한다.

감사거리를 찾았으면 그걸 기억해야 한다. 잊으면 배은망덕(背恩忘德)이 된다. 감사 그물로 낚은 감사거리들을 노트에 적어놔야 잊지 않는다. 감사일기는 고마운 일들을 잊지 않으려고 쓰는 것이다. 요즘엔 학교, 군대, 직장 등에서 감사일기를 많이 쓴다. 감사일기 쓰기는 우리에게 많은 유익을 준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하루의 삶이 즐거워진다", "주위 사람들과 화목해진다", "숙면을 하게 된다" 등. 그러나 개선해야 할 점도 없지 않다.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긍정적 사고나 감사일기는 어디까지나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기복적으로 접근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감사해서 복을 받는 게 아니라, 복을 받아서 감사하는 것이다.



감사일기, 이렇게 쓰자!

(1)하나님을 향한 수직적 감사와 이웃을 향한 수평적 감사로 나눠 적어라!

(2)기억하기 위해 써라! 일기는 잊어버린 것을 찾아내는 도구다. 매일 잠들기 전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사색하면서 내 삶 속의 감사거리를 찾아보자.

(3)내 삶의 변화를 위해 써라! 일기의 목적은 성찰에 있다. 성찰을 통해 뉘우치고(悔) 개선해야(改) 삶이 달라진다.

(4)범사에 감사하기 위해 써라! 하루 동안 겪은 일들, 만난 사람들을 생각해보자. 그 중 부정적인 일은 거기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살피며 긍정적으로 정리하자.

(5)치약 짜내듯 억지로 쓰지 말라! 하루에 몇 개씩 의무적으로 쓰지 말라. 하루 하루가 다르니 감사일기의 내용이나 양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야 감사일기 쓰는 게 즐거워진다.

(6)많이 쓰려고 하지 말고, 단 한 가지라도 깊게 써라! 언제, 어떤 상황에서, 누구로부터 어떤 고마운 일을 겪었는지. 그때 내 마음은 어땠는지. 어떻게 반응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적어보자.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듯이. 그래야 일기가 진정한 내 인생의 역사책이 된다.

(7)받은 것만 쓰지 말고 내가 베푼 것도 써라! 내가 누군가로부터 받은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베푼 것은 더 중요하다. 그래야 누군가의 감사 일기장에 등장할 수 있다.

(8)지난 일기를 되새김하라. 일기장을 쌓아둔다고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 감사거리가 생각나지 않을 때, 우울할 때 과거 어느 날의 감사일기를 뒤적이며 읽어보라. 감사하는 마음이 회복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감사가 주는 기쁨을 누리며 범사에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다.



이의용 장로 / 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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