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교회 접근성 극대화, '건물관리단'으로 지역사회 섬긴다
[ 연중기획ESG ]
작성 : 2022년 10월 19일(수) 14:06 가+가-
새롭게 이롭게-G(10) 지역사회 의결과정에 참여한 높은뜻하늘교회

용인시 기흥구 동백훼미리프라자 2차 상가. 가장 윗층에 높은뜻하늘교회가 위치해 있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동백중앙로엔 동백훼미리프라자 2차 상가가 있다. 주변 영화관, 대형마트, 호수공원, 그리고 상가를 둘러싼 아파트단지를 보면 동백훼미리프라자2차 상가는 지역주민의 생활편의를 책임지는 중심 공간이다.

9층 상가건물에는 1층 편의점부터 시작해 스크린골프, 요양원 한의원 안과 치과 정형외과 병원, 필라테스 요가학원 언어학원, 미용실 등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상가 꼭대기 8~9층에 위치한 평북노회 높은뜻하늘교회(한용 목사 시무)는 지역사회 의사결정과정(Governance)에 직접 뛰어들어,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마을을 섬기고 있다.

규모가 작지 않은 동백훼미리프라자2차 상가엔 소유주만 30여 명이다. 큰 건물에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시시때때로 발생하고, 건물의 유지·보수·관리가 필요하기에 관리단을 구성한다. 동백훼미리프라자2차 상가의 소유주들도 2016년부터 회장 총무 감사로 구성된 관리단 임원을 선출하고, 매년 11월 총회를 갖고 있다.

동백훼미리프라자 2차 상가 건물 관리단 임원이 회의하는 모습. 우측에서 두번째가 한용 목사, 첫번째가 이종훈 관리소장이다.
건물을 관리하는 의사결정 과정에 높은뜻하늘교회는 적극 참여한다. 지역사회에서 상가교회가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 어떻게 좋은 교회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해온 결과다. 높은뜻하늘교회는 상가교회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기로 했다. 개별 건물을 가진 교회와 달리 주민들의 삶과 밀접 접촉해 있는 교회는, 진입장벽을 최소로 낮추고 접근성을 높이기로 했다.

그 결과 높은뜻하늘교회 한용 목사는 2016년부터 무보수로 관리단 회장직을 섬기고 있다. 상가교회의 담임목사가 그 건물의 법적책임자이자 운영 대리인이 된 셈이다. 한용 목사만 개인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 부교역자와 상근 간사가 관리단의 행정 사무 회계 등 여러 업무를 나눠 감당한다.

관리단 회장으로서 한용 목사는 '건물을 섬긴다'고 표현했다. 한 목사는 "관리단은 건물보수부터 주차문제 해결, 소방 수도 전기 공사, 그리고 공기질과 안전 관리 등 법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이 정말 많다"라며, "그런데 건물에 상주하지 않는 소유주 분들이나 정형외과 한의사 선생님들이 따로 시간을 내 건물 관리를 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목회자와 교회는 업무를 나눠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리단과 계약한 이종훈 관리소장은 목회자가 관리단 회장인 덕에 편리한 부분이 많다고 했다. 비기독교인인 그는 "다른 소유주분들은 본인 사업으로 바쁘지만, 목사님은 건물에 대해 관심이 많아 시간도 잘 내주시고, 무엇보다 결정을 빠르게 내려주셔서 집행자로서 업무가 편하다"라며, "교회의 협조적인 모습으로 입주자들이 교회에 거리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높은뜻하늘교회가 8층에 오픈한 무료 카페. 한 지역주민이 이용하고 있다.
관리단 회장 한용 목사는 교회와 한 건물에 있는 소유주와 입주자들을 여러 방면으로 챙긴다. 건물의 안전과 청결에 특히 신경을 쓰는 그는 "제가 관심이 많은 건 개인 소유주들의 재산권이다. 요새 공실이 많은데, 소유주분들은 임대 수익을 위해 건물을 구입하신 분들"이라며, "건물관리가 잘 되고 청결해야 상가에 사람들이 모인다"라고 말했다.

또 '입점자들이 좋아야 소유주에게도 좋다'는 생각으로 한용 목사는 관리단의 수익사업을 통해 관리비 인상을 저지하고 있다. 관리단은 지하주차장에 요금징수기를 설치해 무인주차 자동시스템을 만들고, 옥상에 핸드폰 중계기를 설치했다. 이로부터 연간 3000여 만원의 수익을 건물 유지보수에 쓰고 있다. 덕분에 건물 관리비가 크게 오르지 않을 수 있었다.

코로나 시기부터 높은뜻하늘교회는 '상생 프로젝트'를 통해 상가와 주변 지역사회를 함께 돕는다. 교회가 상가의 음식점 미용실 약국 편의점 등에서 쓸 수 있는 쿠폰을 발행해, 건물에 있는 모든 직원들과 주변 주민센터 경찰서 소방서 선별진료소 등에 제공했다. 3년간 2500~3000만 원의 쿠폰을 발급해 상가에서 쓰도록 했다.

상가 건물 옥상에 교회가 1억 5000여 만원을 들여 공원을 설치하고 건물에 기증했다.
한용 목사는 "일시적으로 돈을 드릴 수도 있지만, 상가에 도움을 줄 방법을 고민하다가 쿠폰을 지급했다"라며, "쿠폰을 받은 지역 주민들이 다시 이 상가를 방문해주셔서 더욱 좋다. 앞으로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높은뜻하늘교회는 건물에 관심을 갖고, 지역사회와 함께 가려는 의지를 여러 방면으로 표현한다. 교회가 위치한 8층에 무료 카페를 열어 지역주민들에게 오픈했고, 옥상에 공원을 만들어 건물에 기증하기도 했다. 학교 끝나고 학원 가기 전의 학생들, 그리고 잠시 시간이 난 직장인들, 건물을 관리하는 직원들의 쉼터로 이용된다.

지역사회로의 '참여'를 강조한 한용 목사는 "특히 상가교회는 교회가 위치한 그 상가의 이슈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면, 그 속에서 교회의 역할을 찾을 수 있다"라며, "사실 사회문제는 윈윈이 쉽지 않고 누군가가 손해를 보곤 하는데, 개인이 직접적으로 손해를 감당하는 것은 어렵지만 교회 같은 공동체는 손해를 나눠 감당할 수 있다. 교회가 떠안아주는 것이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유익하고, 이러한 면에서 교회가 힘이 있다"라고 말했다.

높은뜻하늘교회는 상가 건물을 지역주민들에게 유익이 되는 공간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한 목사는 "카페와 건물 옥상을 지역주민들이 쉴 수 있는 브릿지 공간으로 만들고, 장기적으로 지역사회를 위한 세미나나 교육활동도 전개하려고 한다. 카페 안에 제로웨이스트숍을 열어 친환경 운동도 진행할 계획"이라며, "공간의 공유경제 개념으로 교회가 공간을 독점하지 않고 공유하며, 공연장이나 임대사업을 통해 마을의 공연이나 모임을 위한 장소로 제공하고 싶다"고 전했다.


최샘찬 기자

상가 옥상에 설치한 핸드폰 중계기. 중계기를 통한 수익을 건물유지관리비에 사용한다.
상가 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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