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언어로 소통, "우리의 유니크한 사명"
[ 울타리넘는문화심기 ]
작성 : 2022년 09월 14일(수) 10:00 가+가-

나니아의옷장에서 진행된 시네마브런치 촬영현장. 사진 왼쪽부터 성현 목사(필름포럼 대표) 한상훈 영화연구가. 추상미 감독, 이무영 감독

'OO봤어? 대박이던데' 요즘 젊은 세대들이 모이면 대화 가운데에 빠지지 않는 주제가 넷플릭스이다. 한국에서만 넷플릭스 월활성사용자수(MAU)가 1200만명이 넘었다고 하니 웬만한 성인은 한번쯤 넷플릭스 세계에 빠져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넷플릭스 외에도 OTT들이 또 있으니, 쿠팡 플레이(481만 명), 웨이브(424만 명), 티빙(412만 명), 디즈니플러스(165만 명), 왓챠(105만 명) 등 현대인들에게 영화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주고 있는지 새삼 놀라게 된다.

'시네마브런치'는 이러한 시대에 크리스찬의 시각으로 다양한 영화들을 리뷰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추상미(배우이자 감독), 이무영(감독), 성현(필름포럼 대표)을 중심으로 크리스찬 영화인들이 전문적인 시각을 담아 매주 한 편씩 2년째 유튜브 콘텐츠를 올려오고 있다. 추상미는 배우로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다가 최근에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이라는 영화를 감독하여서 뜨거운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이무영 감독은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등의 작품을 박찬욱 감독과 협업한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감독이다. 성현대표는 목사이자 필름포럼이라는 영화관 대표로서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이렇게 크리스찬 영화인들이 함께 만들어 오고 있는 채널 '시네마 브런치'에서 다루는 영화는 '미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등 본격 기독교작품에서부터 최근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오징어 게임', '기생충'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유튜브에는 영화리뷰 채널이 꽤나 많다. 요즘 사람들은 영화 보러 가기 전, 또는 후에 영화리뷰 채널을 꼭 볼 정도로 또 하나의 대중적인 콘텐츠로 자리잡은지 오래이다. 하지만 기독교적 시각에서 영화를 리뷰해주는 채널은 많지 않기에 시네마브런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예를 들어, 가장 최근 업로드된 콘텐츠에서는 '기생충'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유튜브에 기생충을 다룬 리뷰는 너무나 많지만 기독교적 시각에서, 그것도 전문영화인들이 진지하게 다룬 리뷰는 찾아보기 힘들다. 보수적인 기독교계에서는 아무래도 문화를 터부시하는 경향도 있기에 기생충이라는 영화에 대해 부정적인 언급을 하는 경우가 있다. 현실을 너무나 어둡게 그렸고 죄에 대한 면제부를 주는 것 같은 악영향이 있다는 우려이다. 하지만 시네마 브런치에서는 그렇게만 보지는 않는다. 물론 그러한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뒤집어 말한다면 인간의 그러한 죄의 속성을 잘 다루고 있는 드라마이며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 숨겨져 있는 악한 속성을 드러내주기에 크리스찬들이 눈여겨 볼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우리네 교회 문화에서는 세상문화(?)를 부정적으로 가르쳐오던 경향이 있었다. 대중가요는 사탄의 영향을 받았다고 음반을 불태우라고 가르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폐쇄적이고 이원론적인 태도로는 오늘날 선교적 상황에서 교회는 더욱 고립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현대인들이 가장 영향을 많이 받고 삶의 위로로서 기대고 있는 영화라는 영역에서도 교회가 부정적 인식으로만 접근하고 '그 영화는 악하니까 보면 안된다'라는 식으로 다가간다면 젊은 세대와의 선교적 대화는 출발부터가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기에 시네마브런치의 시도는 매우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동시대의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영화를 기독교적 시각으로 풀어내는 일, 또한 숨겨진 좋은 기독교적 영화를 대중에게 소개하는 일이 바로 시네마브런치 유튜브채널만의 유니크한 사명이다.

시네마 브런치를 제작하고 있는 필름포럼은 기독교 전용영화관을 표방하고 있다. 물론 전면에 십자가를 내세우지는 않지만, 좋은 영화를 통해, 또 기독교적 가치를 내포하고 있는 영화들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올 해로 19회를 맞은 서울국제사랑영화제도 같은 연장선상에 있는 사역이다. 원래는 '기독교영화제'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지만, 교회의 울타리를 벗어나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선교적 의지로, 많은 난점에도 불구하고 '서울국제사랑영화제'로 이름을 바꾸어 계속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9월 27일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CS루이스의 회심기를 다룬 영화, '어느 무신론자의 영적순례기 - C.S 루이스이야기'를 개막작으로 상영한다. CS루이스는 이미 나니아 연대기 영화 시리즈를 통해 국내에도 두터운 팬층이 있기에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많은 관심과 소통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자신의 자리에서 신실하게 역할을 해내고 있는 크리스찬 영화인들이 있기에 분명 영화의 영역에서도 선교적 열매들이 맺혀지리라 믿는다.





이재윤 목사/나니아의 옷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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