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흐른 후, 사가들이 기록할 만큼 바른 길 걸어온 것같습니다"
[ 이임총회장대담 ]
작성 : 2022년 09월 13일(화) 10:58 가+가-
제106회 총회장 류영모 목사
제106회기 총회장 류영모 목사 이임 대담
날짜 : 2022년 9월 1일, 장소 : 총회장실
진행 : 박만서 편집국장
정리 김성진 부국장, 사진 임성국 차장



편집국장: 3년째 이어지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도 '복음으로, 교회를 새롭게 세상을 이롭게'라는 제106회기 총회 주제에 맞춰 한 회기를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먼저 전국교회를 향한 인사와 한 회기를 이끄시면서 느끼셨던 소회를 말씀해주십시오.

류영모 총회장: 제106회기 총회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서 하나님 앞에 기도하며, 가슴 속을 떠나지 않는 한 가지 분명한 생각과 느낌은 "눈물 나도록 하나님 앞에 감사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총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많은 일을 하기 보다는 올바르게 일을 하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많은 일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러나 그 모든 것이 허투루 감당할 수는 없었습니다. 중요한 일들을 바르게 하려고 몸부림쳤던 한 회기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교단 신학의 정체성을 지키고 교단의 위상을 우뚝 세우겠다고 약속했는데 부끄럽지 않게 달려왔던 한 회기였다고 감히 자부해 봅니다. 지난 1년 동안 한국사회와 한국교회는 문명사적 대전환기, 역사상 최고 위기의 격동기를 보내왔습니다. 이 위중한 때에 본질로 돌아가 정당한 길을 걷고 목적이 선하다면 과정도 선해야 한다는 원칙과 기조를 잘 지켰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감당할 수 있도록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고 선배 총회장님들과 특별히 임원들, 총회 직원들과 산하기관 직원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이 일을 감당하면서 전국 9400교회와 모든 목사님들과 장로님들이 기도해주고 계신다는 분명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하나님 앞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총회 앞에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편집국장: 제106회기를 시작하면서 각 분야 전문가를 공모하는 방법으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개혁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또한 당면한 시대적 과제에 맞는 명칭의 위원회를 조직하는 등 변화를 추구하는 일에 앞장서 왔습니다. 계획했던 대로 진행됐다고 평가하시나요? 남아있는 과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총회장: 부서기 김한호 목사가 독일 WCC총회에 참석했습니다. 사실은 제가 그 자리에 참석해야 되는 사람이거든요. 그러나 그 자리에 총회장이란 이름으로 참석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 전문성을 갖고 앞으로 총회와 세계교회를 잘 섬길 사람이 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김한호 목사가 총회장의 이름으로 참석했어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총회장이 취임하면서 자칫 논공행상을 해서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자리를 지켰다면 1년 동안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길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제가 한번 적어봤어요. 기후위기위원회, 디지털시대온라인교회연구위원회, 중재기도위원회, 사학법재개정대책위원회, 동성애, 메타버스목회연구위원회, 비욘드코로나목회전략위원회, 교단신학위원회, 출산돌봄위원회, 온라인시스템위원회 …. 이름만 들어도 낯설다 못해 생소하기까지 합니다. 그만큼 이 시대가 개혁적이면서도 창의적이고 참신한 일들을 필요로 합니다. 이번 회기에는 전문가들이 지원을 하고 저희들이 평가를 해서 임명하는 절차를 거쳤습니다. 모집 과정과 임명 과정, 사역하는 모든 과정이 새로웠고 개혁적이었으며 창의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총회가 끝나자마자 위원회 한분 한분을 모시고 앞으로 사역을 감당하기 위한 자세와 중요성, 과제를 드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역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전체가 한자리에 모여 우리는 이런 사역을 했고 이런 책자를 낼 것이며 남은 과제는 이런 것이라고 보고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만큼 모든 부서와 위원회가 숨 가쁘게 달려왔던 한 회기였습니다. 이런 개혁적이고 창의적인 몸부림은 첫 발걸음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총회가 지속적으로 이런 일들을 진행해야 됩니다. 그래도 깔끔하게 해결되지 않은 부분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선교자산보증 같은 경우는 앞으로 더 어려워 질 수 있거든요. 이런 것들은 더 노력해서 총회의 정체성과 총회의 자산, 총회의 정책을 실행해 나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편집국장: 여전히 106회기도 코로나로 시작했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선교적 과제를 찾기 위해 노력했던 총회장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코로나로 인해 지치고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았던 행보가 이를 말해 줍니다. 지역에 기쁨을 전하기 위한 성탄트리점등식을 비롯해, 한파 속 쪽방촌 방문, 이주민 사역 시설 방문, 군부대 방문해 장병들을 위로하시는 등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시면서 이 시대에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선교적 과제도 생각해 보셨을 것 같은데요?

총회장: 그동안 한국교회가 사회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사회적인 봉사와 행동을 감당하려고 애를 써 왔습니다. 그런데 신뢰도는 바닥 수준에 있었거든요. 왜냐하면 그것이 교회 자체만을 위한 행동으로 비쳐진 겁니다. 사회가 번영신학, 성공신앙의 일환이라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던 것이지요. 그만큼 순수하지도 진실하지도 않았습니다. 우리는 십자군 정신으로 베풀고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낮아져서 십자가 정신으로 순수하고 진실하게 이 일을 감당하려고 애썼던 한 해였습니다. 물질을 주는 것은 조심스러웠습니다. 하나님 아버지의 가슴앓이, 말하자면 아버지의 마음을 전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장애인 시위 현장, 쪽방촌, 이주민 가족들, 전쟁지역 방문, 산불 피해 지역에 집을 짓는 일, 수해 지역을 찾는 일 등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앞으로도 총회와 한국교회가 세상을 섬길 때, 어떤 자세로 해야 하는지 조그마한 모델을 만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렇게 순수하게 달리다보니 세상이 바라봐주기 시작했고 손뼉 소리가 조금씩 들렸습니다. 감사하게도 부족한 종이 총회를 섬기고 한국교회를 섬겼던 지난 1년 동안 비판과 비난의 목소리보다는 세상언론이 박수치고 기쁨으로 바라봐주는 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편집국장: '류영모 총회장'하면 떠오르는 것이 '교육'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총회장 재임 기간에 교회학교에 대한 업적도 남기셨습니다. 대표적으로 총회교육방송센터 설립을 기억합니다. 변화에 맞는 시도라 생각하는데, 이에 거는 기대가 있을 것 같은데요.

총회장/: 교육사역뿐만 아니라 국내·해외 선교사역, 그리고 사회 선교사역까지 심지어 총회가 교단의 정체성과 법리에 맞게 걸어갈 수 있도록 애를 썼던 한 해였습니다. 교육방송이라고 하는 것은 하나의 상징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총회를 섬겨야 할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기시대에는 사회적인 약자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게 되어 있습니다. 이 위기시대에 작은 교회들, 그 중에서도 교회학교, 다음세대 사역이 큰 위기를 겪었거든요. 그래서 박봉수 목사님 같은 분이 이 일들에 앞장서서 우리가 감당하자며 교육방송을 시작해 플랫폼 역할을 감당하게 되었습니다. 아동부부터 시작했지만 공과에 맞는 교육과 예배를 송출하는 큰 획을 긋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시작이 되어서 앞으로 다음세대 모든 부서뿐만 아니라 모든 예배를 살려내고 길을 만드는 시도들이 많이 있기를 기대해 마지 않습니다. 수고해 주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편집국장: 지난 1년을 뒤돌아보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중에 한국교회에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기 위한 시도로, 총회가 공모전 중에 역대 가장 많은 상금을 책정해 '선교형 교회 개척 사례 및 아이디어 공모전'을 가졌던 것이 떠오릅니다. 이 사업이 중단되지 않았으면 하는 모두의 바람이 있습니다.

총회장: 기회는 위기라는 탈을 쓰고 우리에게 다가 옵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낙심을 희망으로 만들겠다고 생각하면 길이 나오고 희망이 나타납니다. 총회 예산만 가지고는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국교회가 150년을 바라보면서 문화 박물관, 사회활동 박물관을 짓는 일들에 영락교회와 새문안교회가 헌신하셨습니다. 한미수호조약 140주년을 준비하는 일에는 주안교회가 참여했습니다. 수재민들을 위해서 리모델링 사역뿐만 아니라 여러 권의 책을 만드는 과정에는 소망교회가 있었습니다. 기후위기 설문조사를 할 때에 거룩한빛광성교회가 애를 써 주셨습니다. 그리고 말씀해 주신 선교용 교회개척 공모전은 안산제일교회가 총회예산 외에 5000만 원을 헌신해서 감당하게 된 것입니다. 이것을 진행하면서 상금이 문제가 아니라 신학적인 큰 진전이 있었어요. 목회가 교회 안에서만 하는 사역이 아니라 세상이 교회이고 목회지이고 선교지로 생각하며 달려가는 젊은이들이 있었거든요. 참신한 아이디어와 시도들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를 책자로 발간하는 큰 진보도 있었고요. 그래서 총회 안에서 젊은이들을 격려할 뿐 아니라 막힌 길이 나타났을 때에 다양한 길을 만드는 시도들이 있다면 다음세대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도 보람 있었고 젊은이들을 보면서 정신이 번쩍 드는 시간들이었습니다.


편집국장: 총회장 재임 기간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사랑의 집짓기'가 아닐까요? 아직 임기가 남아있는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으로 한국교회 전체가 참여하는 연합사업의 모델을 만들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간략하게 이 때에 왜 '사랑의 집짓기인가'를 말씀해 주십시오.

총회장: 하나님께서 섬길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은 총회와 한국교회에 숙제를 맡겨주신 것입니다. 그 숙제를 잘 풀면 길이 열리고 기회가 오게 됩니다. 그러나 숙제를 회피하거나 잘못 풀면 위기가 가중될 것입니다. 이번에 우리 총회가 우크라이나 전쟁터를 위해서, 동해안 산불피해 지역에 집 짓기를 위해서 앞장섰을 때에 2000개가 넘는 교회들이 헌신했습니다. 역사상 최대의 헌신을 이끌어 왔습니다. 45억 정도가 봉헌이 되었거든요. 이것은 기적입니다. 하나님의 은혜, 하나님의 역사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9월 16일 울진 지역에 1, 2, 3호 주택이 준공을 합니다. 우리가 가서 기념예배를 드리고 하나님 앞에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66~67채 정도가 지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것은 한국교회 연합사역과 총회사역에 새로운 모델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대사회 메시지를 낼 때에 입으로만 하는 메시지에는 세상이 감동하지 않거든요. 이제는 교회가 무엇인지, 크리스천이 누구인지, 우리가 행동으로 말해야 할 때거든요. 교리나 정치는 갈등을 가져오지만 봉사는 하나됨을 가져옵니다. 이번에 하나됨의 거대한 행보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일들은 총회장을 마치고 시간이 지나도 제 가슴 속에 큰 감사로 남을 자국입니다. 헌신해 주신 2000여 교회와 한교총의 모든 교단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편집국장: 제106회기 총회장을 이임하시면서 한 회기 동안 가장 기억에 남은 일과 아쉬움 점이 있다면, 전국교회와 성도들에게 인사와 당부하는 말씀과 함께 부탁드립니다.

총회장: 긴 시간이 지나간 것 같아요. 역사의 소용돌이 한복판에 서 있으면서 모든 것을 견뎌내고 길을 만들어갔던 한 해였습니다. 막혔던 대사회와 소통, 대화의 길이 만들어진 한 해였습니다. 한국교회의 위상이 우뚝 선 한 해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위기는 기회잖아요. 우크라이나 전쟁, 울진 산불, 대통령 선거, 지방 자치단체장 선거, 교육감 선거, 장관 이·취임식, 국회 후반기 구성 …. 모든 것이 한국교회와 함께하고 소통했던 기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한국교회를 역사의 중심에 세워주신 한 해가 아니었나 생각을 합니다. 공교롭게도 올해에는 여러 가지 기념대회가 많이 있었습니다. 한미수호조약 140주년, 장로교 총회 창립 110주년 그리고 해방 77주년 등 우리 총회가 앞장서서 이런 거대한 일들을 감당했습니다. 제가 중심에 서서 우리 역사 속의 메시지를 냈습니다. 어려움이 있을 때, 교회가 목소리를 내야 할 때, 숨소리도 내지 못하고 어려워하는 사회적인 약자들 대신해서 말을 해야 할 때, 부끄럽지 않게 말을 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이 사회에 선포하는 일에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부족함이 많이 있었습니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일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했고 바르게 했기에 아쉬움은 없습니다. 신앙적인 양심, 신학적인 양심에 추호도 부끄러움 없이 한 회기를 걸어왔습니다. 저는 자신 있게 말할 수가 있습니다. 총회장 사역은 이임하지만 한기총 대표회장 사역은 연말까지 합니다. 한교총 사역도 하나님께서 기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또 연합사역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바르게 판단하고 바른 길을 선택하겠습니다. 그리고 역사가 흐른 다음에도 그때 그 총회장의 결정과 걸어온 길이 오늘의 한국교회를 만들었다고 후세의 사가들이 기록할 만큼 올바른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갈무리하는 이 시간, 돌다리도 두드리면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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