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절에 성령이 임하시다(행 2:1~13)
[ 설교를위한성서읽기 ]
작성 : 2022년 09월 01일(목) 10:26 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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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유대인의 명절인 오순절에 세례 요한이 예고하고(눅 3:16), 부활하신 주님이 약속하신(눅 24:49; 행 1:5, 8) 성령이 강림하신다. 누가는 성령 강림을 교회 시대의 개막과 행 1:8에서 제시한 세계선교의 출발점으로 제시한다. 또한, 2:1~4에서는 성령 강림 사건의 경위에 관해, 2:5~13에서는 그 사건에 대한 반응에 관해 서술한다.



성령 강림 사건의 경위(2:1~4)

오순절(칠칠절, 출 34:22; 레 23:15~21; 신 16:10)에 '성령이 오셨다'는 것은 신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일찍이 유대인은 오순절을 맥추절(출 23:16)로만 아니라 출애굽 이후 시내 산에서 하나님과 계약을 맺은 날로 지켜 왔다(출 19:1 참조). 유대인의 관점에서 오순절이 시내산 계약과 연결된 것은 큰 의미가 있는데 이 계약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백성으로 새롭게 태어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은 하나님과의 새 계약을 통해 교회라는 새로운 공동체가 탄생한 기독교 역사의 출발점이 된다.

성령 강림의 첫 번째 현상은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들리고,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것들"이 보인 것이다(2~3절). 성령 강림 사건은 초월적 사건이기에 상징적인 언어로 표현될 수밖에 없다. 바람과 불은 상징 언어로서 구약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표현들이다(창 15:17; 출 3:2; 13:21~22; 19:16~19; 신 4:11~12, 33, 36; 겔 1:25~28). 이러한 상징적 표현들은 성령 강림이 청각과 시각을 아우르는 신비로운 사건이었으며 그곳에 모인 사람들(1:13; 1:15 참조) 전체("온 집에 가득하며")와 개인("각 사람 위에")이 체험할 수 있는 사건이었음을 보여준다.

성령 강림의 두 번째 현상은 방언이었는데(4절), 방언은 혀를 이용한 소리이며(2:4, 11의 "방언"과 2:3의 "혀"가 같은 헬라어 단어[glossa]로 표현) 외국어로 들려진 것으로 보인다(6절의 "자기의 방언", 8절의 "우리 각 사람이 난 곳 방언" 참조). 이 방언 현상은 고전 12~14장에 언급된 방언과는 달리 통역의 은사를 포함한 일회적이고 특별한 언어 기적이었던 것 같다. 방언 사건은 예수의 부활이 전 세계의 언어로 증거될 세계선교 시대를 예고하는 예언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성령 강림 사건에 대한 반응(2:5~13)

이 방언 사건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는 "천하 각국으로부터"(5절) 온 "경건한 유대인들"의 반응에서 드러난다(9~11절 참조). 아마도 그들은 팔레스타인이 아니라 외국에서 태어난 디아스포라 유대인들로서 오순절 절기를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에 올라왔거나 아니면 그곳에 정착한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제자들(대부분 갈릴리 출신)의 방언을 "하나님의 큰 일"을 말하는 것으로 각각 자기들의 모국어로 알아들을 수 있었다. "하나님의 큰 일"을 말하는 것이 곧 선교라면 방언 자체가 이미 선교적인 특성을 가지며 사도행전 1:8에서 언급했듯이 성령은 처음부터 세계선교와 긴밀하게 관련된다. 성령은 처음교회가 세계선교를 위한 문을 열고 직접 나가기 전에 이미 세계 각국으로부터 사람들을 미리 모으셔서 그들을 통하여 복음의 세계화를 준비하심을 보여준다(예컨대 로마 교회의 기원?[행 2:10]).

성령의 첫 역사가 언어소통이었다는 점은 언어분열을 통해 인류를 분화시킨 바벨탑 사건의 저주(창 11장)를 극복하고 분열된 인류를 하나의 공동체로 모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제 성령 안에서 언어, 민족, 계급, 나이, 성 등의 모든 담이 무너짐으로써 교회는 유대인과 이방인 모두를 포괄하는 보편적인 공동체가 될 것이다. 성령은 교회를 분열이 아니라 하나로 연합하게 하시는 분이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방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아니었다. 방언을 알아듣지 못한 사람들은 그들이 새 술에 취했다고 조롱한다(13절). 이러한 몰이해는 베드로의 첫 번째 설교(행 2:14~36)를 예비할뿐더러 예수의 증인들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도 분명하게 제시한다. 이런 점에서 성령은 예수와 교회를 연결하는 매개이시며 앞으로 제자들과 교회의 모든 선교 활동에 주체가 되실 것이다.

이승호 교수 / 영남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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