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증인이 되리라(행1:6~11)
[ 설교를위한성서읽기 ]
작성 : 2022년 08월 24일(수) 13:24 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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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행전은 누가복음의 속편으로 예수의 부활 이후 초기 교회의 발전과정을 다각적으로 보여주는 (신약성서 유일의) 역사서이다. 그러나 사도행전은 초기 교회의 역사를 인간의 관점이 아니라 하나님의 관점에서 서술하는 신학적 역사라 할 수 있다. 누가는 사도행전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지리적으로는 예루살렘에서 로마에 이르기까지, 인종적으로는 유대인에게서 이방인에 이르기까지 확장되는 과정을 전하고자 한다. 사도행전 1:6~11은 이러한 복음 확장의 출발점으로서 앞으로 전개될 사도행전 전체의 주제와 방향을 제시해 주는 매우 중요한 본문이다. 이 본문은 부활하신 예수의 선교 명령(6~8절)과 승천(9~11절) 두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예수의 선교 명령(6~8절)

마태복음에 언급된 대위임령(28:16~20)과 달리 본문에서는 부활하신 예수의 선교 명령(1:8)이 제자들의 질문에 대한 예수의 답변 형태로 제시된다. 예수의 승천이 가까운 어느 때에 사도들이 예수께 묻는다. "주께서 이스라엘(에) 나라를 회복하심이 이 때니이까?" 이 질문에는 해명해야 할 세 가지 신학적 문제가 담겨 있다. 첫째는 종말 시기에 관한 문제이다. "이 때니이까"라는 말은 당시의 임박한 종말 사상을 반영한다. 둘째는 하나님 백성의 구성원에 관한 문제이다. 예수는 하나님 나라의 보편성에 대해 가르치셨지만(눅 24:47), 제자들은 여전히 "이스라엘"이라는 편협한 차원을 넘어서지 못한다. 셋째는 하나님 나라의 회복 방식에 관한 문제이다. 사도들은 여전히 옛 다윗 왕조의 회복이라는 정치적인 의미에 관심이 있다("회복하다"로 번역된 헬라어 단어에 유의).

이러한 신학적 문제는 예수의 대답을 통해 바르게 교정된다. 예수의 대답은 주로 세 가지 방향으로 전개된다. 1) 종말의 시기는 인간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께 속한 문제이다. 예수의 재림이 기대되는 그 자리에 오히려 성령 강림이 약속된다("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2) 하나님의 백성은 이스라엘 백성으로만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예루살렘에서 땅끝까지 모아진 모든 족속(유대인과 이방인)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3) 하나님의 나라는 전쟁을 통해서가 아니라 성령의 능력을 힘입은 증인들에 의해서 확장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도행전 1:8은 부활하신 예수의 지상 명령으로서 사도행전 전체의 주제 구절이라 할 수 있다. 1) "예루살렘에서 땅끝까지"라는 지리적인 구조는 세계를 향한 복음을 주제로 하는 사도행전 전체의 구도를 결정한다. 실제로 사도행전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예루살렘(1:15~8:3)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8:4~11:18)와 땅끝(11:19~28:31, 실제로는 로마)까지 전파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2) "내 증인이 되리라"는 말은 명령형이 아니라 미래 능동형으로 되어 있다. 이는 명령이 내포되어 있긴 하지만 증인 됨의 주체가 누구인지 더 분명하게 제시해 준다. 성령이 (주체적으로) 임하여 그들에게 능력을 부여할 것이며 (주체적으로) 예수의 증인이 되게 할 것이라는 약속의 의미가 더 강조된다. 증인이 된다는 것은 내가 하나님을 위해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를 위해 하신 일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사도행전은 성령이 주어가 되시고 인간은 단지 그분의 동사가 되는 역사 이야기이다. 3) 누가 참된 제자인가? 사도행전에 따르면 제자란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1:8에 제시된 하나님의 계획에 신실하게 동참하는 예수의 증인이다(눅 24:48 참조). 이런 점에서 사도행전 1:8은 사도와 교회가 지향해야 할 목표인 동시에 제자 됨의 본질을 점검해야 할 기준이 되기도 한다.


예수의 승천(9~11절)

이 선교 명령을 주신 후 예수는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승천하신다. 예수의 승천은 성령의 오심을 전제한다. "그들이 보는데"(9절)라는 말은 사도들이 예수 부활의 목격자일 뿐만 아니라 승천의 목격자이기도 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어찌하여 서서 하늘을 쳐다보느냐"(9절) 라는 두 천사의 질책은 예수의 재림을 부인하는 말이 아니라 다만 임박한 재림 기대를 교정해 준다. 예수는 제자들이 본 것과 동일한 방법으로 다시 오실 것이다(11절). 그러나 지금은 하늘을 응시하는 대신에 그들에게 주어진 현재의 사명에 집중해야 할 때임을 분명히 한다(행 1:8 참조).

이승호 교수 / 영남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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