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분 감당 충실해지고, 교인 참여기회 늘어
[ 연중기획ESG ]
작성 : 2022년 08월 16일(화) 07:05 가+가-
새롭게 이롭게-G(8) 임기제 실시하는 교회들

금호중앙교회에서는 지난 해 처음으로 장로들의 연임 투표가 실시됐다.

전주강림교회가 10년 단임의 임기를 마치는 장로들을 축하하는 모습.(임기를 채우기 전 정년에 도달해 은퇴하는 두 분 포함)
기업이든 단체든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ESG가 중요한 가치가 됐다. 그 가운데 투명한 의결구조, 지배구조 개선 등을 의미하는 '거버넌스(Governance)'는 실천이 가장 어려운 분야지만 외면할 수 없는 시대적인 요구이기도 하다.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책임감을 갖고 투명하게 의사를 결정하는 구조, 이것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권력의 분산이 기본이 될 수 있다.

소수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피하고, 좀더 많은 교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의 문을 넓히는 노력 중 하나로 일부 교회들은 목사와 장로의 신임·임기제를 실시하기도 한다. 이 제도를 선택한 교회들은 처음 임직할 때처럼 각오를 새롭게 할 수도 있고, 교회를 좀더 바르고 유익하게 이끌어 가도록 스스로 더 노력하게 된다고 말한다. 교인들의 무한한 신뢰를 얻고 있으며 교인들은 이러한 앞서가는 제도를 실시하는 교회를 다닌다는 자부심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 다수 교인에게 참여의 기회 부여


서울노회 금호중앙교회(안광국 목사 시무) 권태훈 장로는 교회정관에 따라 지난 해 신임투표를 통해 시무장로를 연임하게 됐다. "처음 안수 받을 때처럼의 감격은 없었지만, 투표 하는 과정에서 긴장도 좀 되고 또 어떤 면에서 새롭게 다시 한번 각오를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당시 소회를 전했다.

2019년부터 금호중앙교회는 직분의 충실한 수행과 다수 교인의 참여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목사와 장로를 대상으로 '임기 및 연임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 제도는 지난 해인 2021년도에 처음으로 적용됐다. 당시 3명의 장로에 대해 연임 투표를 실시했고, 세 명 모두 통과됐다.

이 교회 정관에 따르면 시무장로의 경우 임기는 6년으로 하며 1회에 한하여 연임할 수 있다. 최대 12년을 시무할 수 있으며, 연임이 결정되면 반드시 1년 범위 안에서 안식년을 가져야 한다. 이렇다 보니 원로장로제도는 자동적으로 사라졌다. 연임투표를 할 당시 권태훈 장로는 임직 21년 차였고, 다른 두 장로는 14년 차, 9년 차 장로였다. 선임 장로들이 우선적으로 원로가 될 수 있는 특권을 내려놓은 셈이다.

교회는 위임목사도 '6년 임기제'를 적용한다. 연임이 결정되면 장로와 마찬가지로 안식년을 가지며, 연임 횟수의 제한 없이 70세까지 시무정년이 된다. 연임은 목사, 장로 모두 공동의회에서 과반수의 찬성을 얻으면 된다.

총회 총대이기도 한 권태훈 장로는 "사실 2012년부터 임기제 이야기가 있었다. 당시 연구과제로 연구해보자 했었는데, 진전이 안됐다. 그러다 2018년에 교회 건축을 하면서 여러 가지를 새롭게 변화하는 모습으로 바꿔보자는 공감대가 퍼졌고 이전부터 이야기됐던 임기제도가 다시 관심을 모으게 됐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교회는 적극적으로 검토를 시작했고, 네 차례에 걸쳐 공청회를 열었다. 공시를 하고, 의견을 묻고, 공청회를 통해 질의응답을 하고 다시 의견을 반영해 수정할 부분은 수정하고, 설득할 것은 설득하는 과정을 거친 후 정관을 확정했다.

6년마다 신임을 받아야 하는 과정은 피곤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권 장로는 이렇게 설명했다. "과거에는 장로가 일찍 되든 늦게 되든 일단 70세까지는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일찍 관두려고 하면 '하나님이 주는 직분을 왜 그렇게 경홀히 여기느냐', '왜 일하기 싫어하느냐'며 선배들이 야단을 치기도 했다. 그런데 모든 항존직들이 임직 받기 전의 자세와 처음 임직받을 때의 자세를 계속 꾸준하게 유지하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그런 때는 쉬기도 하고, 또 고민해보면서 재충전도 하는 그런 제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대한의 임기를 마치면 시무장로들은 사역장로가 된다. 원하면 얼마든지 장로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는 셈이다.

권 장로는 "권력구조에서만 빠진 것이다. 당회 의결권만 없을 뿐, 실질적으로 교인들의 신령을 살피고, 신앙을 잘 관리하도록 돕는 장로의 역할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 2002년부터 임기제 도입


20년 전부터 임기제를 실시해 온 교회도 있다. 전북노회 전주강림교회(양인석 목사 시무)는 목사는 매 6년마다 재신임을 묻고, 장로의 임기는 10년 단임제로 하는 직원 선택 내규를 2002년 11월 채택했다.

목사의 경우 6년마다 제직회에서 신임투표를 실시하는데, 과반수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경우에는 당회와 협의하여 사임하며, 시무장로는 교회가 정한 10년의 임기를 마치면 '봉사장로'라는 명칭으로 사역하게 된다.

이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양인석 목사는 2019년 세 번째의 신임투표를 거쳤다. 6년 마다 평가를 받는 것으로 인해 양 목사는 스스로 더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게 되고, 욕심 안 부리고 헌신하게 된다고 말했다.

양 목사는 "이제 우리 교인들의 양식을 믿는다. 객관적으로 보면 어떤 교인들이 가정을 위해 심방하고 기도해주며 결혼과 장례 등 중요 예식의 주례를 해주는데 이유도 없이 나가라고 하겠는가"라며, "대신 만약에 목사가 이런 일에 게을러지고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때는 교인들에게 목사를 평가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인들은 목사를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는 것에 대해 자부심이 강하다. 소수가 아닌, 교인들의 뜻을 모아 주체적으로 결정하는 것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양 목사는 "임기제는 실질적으로 교회의 움직임을 크게 변화시키기 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큰 것 같다"며, "목회자와 교인들 사이에 서로 신뢰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되며, 우리 교회 목사는 '제왕적인 목사가 아니다'라는 것을 교인들도 확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제도가 주는 상징성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의성이 유지될 때 장로제도의 본질이 유지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임기가 보장되다 보면 대의성은 상실되고 자기 권력화돼 독점이 두드러지게 마련이다. 전주강림교회의 장로들은 시무의 임기가 끝나더라도 노회 총대가 가능하다. 또한 정책당회도 참석해 의견을 개진하기도 한다. 오직 의결권만 없을 뿐이다. 10년 단임제를 실시하다 보니 교회 내에는 이른 나이에 서로 장로직을 하려고 경쟁하는 풍토도 없다.

양 목사는 "장로가 어떤 특별하고 대단한 소수들이 가지고 있는 독점적 지위가 아니라, 누구든 봉사하고 섬기면 기회가 주어진다는 생각을 교인들이 하게 됐다"며, "제도가 정착되면서 인재의 순환이 잘 돼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기제가 목사, 장로에게 권력이 집중돼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을 받지만 과반수를 얻지 못할 경우 교회를 떠나는 부작용과 목사를 정치적으로 몰아내려는 빌미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총회서도 최근 '교회 당회의 과도한 기능 집중과 경직된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목사와 장로의 임기제(재신임제) 등을 연구하는 것이 정책과제로 다뤄지기도 했던 만큼 실제로 적용하는 교회들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임기제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수진 기자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

뉴스

기획·특집

칼럼·제언

연재

우리교회
가정예배
지면보기

기사 목록

한국기독공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