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에 예언자적 목소리 높여온 WCC
[ 연중기획-미리 가보는 WCC11차총회 ]
작성 : 2022년 07월 05일(화) 16:36 가+가-
4. WCC와 기후위기
WCC, 11차 총히에 '기후변화와 지속 가능한 개발 위원회' 신설 제안
JPIC 운동을 중심으로 기후위기에 대한 신학적 고찰, 유엔과의 협력 등 진행

WCC가 지난해 PaRD와 함께 한 환경행사 모습. /사진 WCC, Photo By Marcelo Schneider

2020년 온두라스의 자연피해를 입은 이들의 모습. /사진 WCC
전세계는 지금 심각한 상태로 치닫고 있는 기후위기 상황을 막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세계교회협의회(WCC) 또한 352개 회원교회와 소속된 5억 명 이상의 그리스도인과 함께 기후와 생명의 문제를 성서적이고 신학적인 관점에서 조명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회원교회와 종교간 연대를 통해 전 지구적인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있으며, 유엔의 지속가능발전 목표에도 함께 참여하고, 각 국가 정부에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요구하며, 해당교회의 협력을 통해 다방면으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11차 총회에서 기후위기는 주요 이슈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최근 6월 15일~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CC 중앙위원회에서 기구 산하에 '기후변화와 지속 가능한 개발 위원회(CCCSD, Commission on Climate Change and Sustainable Development)'를 신설하고 기후위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이러한 제안은 오는 8월 31일 개막하는 제11회 총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며, 위원회 신설 승인이 나면 세계교회가 향후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중요한 플랫폼이 될 전망이다. 국내 기독교계 환경 단체도 이러한 네트워크에 참여해 세계적인 연대를 형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11차 총회의 주제해설집에서도 WCC는 '기후위기'를 따로 언급했다.

"많은 과학자들은 지구는 오늘날 인류세(Anthropocene)라고 불리는 지구 역사의 새로운 시기에 있다고 하면서, 특히 지난 200년 동안의 산업화 기간 동안 인간 지배의 영향은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다고 한다. 인류는 창조세계를 돌보는 데 실패했고, 그리스도 안에서 드러난 창조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은 이제 모든 변화와 회개를 요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창조의 첫 열매인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들로서, 우리는 미래를 향한 담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이렇듯 기후위기는 이번 총회의 주요 이슈 중 하나로서 다뤄질 것으로 보이며, 이후에도 세계교회는 기후 위기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시민들. /사진 WCC, Sean Hawkey
#다양한 그룹과 연대하며 환경운동 전개


WCC의 환경운동의 역사를 살펴보면, 1983년 제6차 캐나다 밴쿠버 총회에서 처음으로 JPIC(Justice, Peace and Integrity of Creation)라는 개념을 대두시켜 창조 질서 보전에 대한 관심을 주요의제 중 하나로 다뤘던 것을 볼 수 있다. JPIC라는 주제를 해석하면서 제1세계에서는 이를 창조질서의 보전과 평화, 제3세계에서는 정의와 발전으로 해석하며 논의를 이어갔다. 세계 각국이 처한 상황에 따라 JPIC의 주요의제는 달리 강조됐지만 1990년 서울에서 개최된 '정의, 평화, 창조 질서의 보전 세계대회'에서 생명에 대한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환경 문제는 에큐메니칼 선교 주제 가운데서도 핵심으로 떠올랐다.

특히 이 대회에서 발표된 최종 문서에서는 "'땅을 지배하고 정복하라'는 성서의 말씀은 수 세기 동안 창조 질서에 대한 파괴행위들을 정당화 하는데 악용됐다. 이런 파괴행위를 회개하면서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에 따라 창조된 사람을 창조하고 지탱하는 하나님의 사랑을 본받는 종들로서 창조 세계를 돌보고 창조 세계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특별한 책임을 지니고 있다는 성서의 가르침을 받아들인다 … 인간의 이익을 위한 종의 멸절, 소비주의와 유해한 대량생산, 땅과 대기와 강들의 오염, 기후를 위협하는 공기의 파괴적 변화들 그리고 창조 보전의 해체에 기여하는 정책들과 계획들에 저항하고자 한다"라는 내용으로 환경문제를 성서적인 관점에서 조명했다.

이 대회 후 1991년 제7차 호주 캔버라 총회에서는 생명 신학을 발전시켜 인간 중심적 선교정책에 대한 비판과 함께 환경 문제를 선교의 주요 의제로 삼아 논의를 이어갔다.

1992년에는 '기후변화에 대한 WCC 워킹그룹(WCC Working Group on Climate Change)'을 조직하며 본격적인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착수했다. 1988년 10월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이 설립한 '그린하우스 위기재단'은 기후변화 회의를 개최했는데 여기에 WCC가 참여해 지구온난화에 대한 논의를 함께 했다. 이후 캐나다와 유럽의 에큐메니칼 교계에서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한 교회의 책무를 의식하게 됐고, 이후 다각적인 협의체 모임을 통해 1992년 '기후변화에 대한 WCC 워킹그룹'을 조직하게 됐다. 이 워킹그룹은 △기후변화에 대한 신학적, 윤리적 분석 △성명서 발표 △교육 자료 제작 등 세 영역을 주요 활동 사역으로 설정했고, 이후 기후 위기에 대한 신학적 성찰과 실천적 연대를 강조하는 다양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WCC의 기후 위기 대응은 교회 내부의 문제로만 그치지 않았다. WCC 대표들은 1992년 리우 지구 정상회의(Rio Earth Summit) 이후 본격화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공식적으로 파견되어, 세계 기독교계의 기후 활동과 정책 그리고 다양한 연대 사업을 소개했다.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은 공식적으로 WCC를 초대하여 고위급회의에서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종교계의 참여를 독려했다. 이에 따라 WCC는 제1차 베를린 당사국 총회(1995년)부터 현재까지 적극적으로 기후변화협약에 관여하고 있으며, 회원교회의 기후변화 의견 수렴, 기후변화에 대한 종교 간 대화와 연대와 같은 활동을 전개했다.


#부산총회, 기후위기를 정의와 평화 관점에서 조명


대한민국 부산에서 열린 제10차 총회 또한 WCC가 보다 적극적으로 기후 정책을 수립해나갈 수 있도록 의미 있는 결의를 한 대회로 평가받고 있다.

부산총회가 개최되기 한 달 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개최되어 제5차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를 발표되면서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전세계가 인식하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진행된 부산총회에서 WCC는 기후 위기의 심각성에 동의하고 '공공문제위원회'의 보고서로 '기후 정의에 관한 회의록'을 채택했다. 부산총회에서는 기후위기와 같은 생명문제를 정의와 평화의 관점에서 조명하고 실천을 촉구한 결의가 '모두의 생명, 정의, 평화를 위한 경제: 행동 촉구로의 부름'이라는 공식문서로 발표됐다. 이 문서는 에큐메니칼 역사에서 약자들의 해방과 정의를 강조한 전통을 생태계 위기 극복과 통합하고 지구화 시대 경제정의의 문제가 생태계 보전과 상관성을 갖고 있음을 피력하고 있다. 이러한 논점은 WCC가 인간 정의의 문제를 생태 정의의 문제로 확장하는 패러다임 변화로 이해할 수 있다. 이 문서에서는 "현 인류는 새로운 삶으로의 생태적 회심을 통해 생명을 공급하시는 하나님의 선교 동반자로서 빈곤에 처한 이웃 특히, 기후변화로 고통 당하는 이웃을 위해 정의를 외칠 것"을 강조했다.


#기후위기 대처 지침이 된 '기후 정의에 관한 성명서'


이외에도 WCC는 2016년 11월 23일 중국 상하이와 난징에서 실행위원회를 개최하고 '기후 정의에 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한, 11월 7~18일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개최된 제22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2)에 에큐메니칼 대표단을 파견해 화석연료 사용 금지와 재생 가능한 에너지 투자를 통해 저탄소 경제로 이행할 것을 각국에 요청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WCC는 기후변화와 이것이 가져오는 온전한 창조 세계에 대한 부작용과 관련하여 전 세계교회의 긴급한 관심을 재차 강조한다. 특별히 취약한 극빈자와 현지 공동체,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 생태계와 생명 다양성의 손실, 사회 정치적 긴장 상태의 증가된 위험, 기후 관련 세계 갈등과 강제 이주, 화석연료 투자 철회와 온전한 창조 세계를 위한 경제적, 사회적, 생태적 온전함과 지속가능성 실현을 위해 저탄소 방안에 투자하도록 도덕적 의무를 환기한다. … WCC는 정의와 평화의 순례 프레임 워크 속에서 기후 정의를 위한 지속적인 에큐메니컬 옹호와 실천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파리협약 이행을 위해 종교 간 협력을 강화한다."

WCC의 '기후 정의에 관한 성명서'는 2016년 이후부터 신기후체제에 진입한 지금에 이르기까지, 기후위기에 대한 에큐메니칼 진영의 개괄적인 대응지침으로 인정받고 있다.


표현모 기자



*본 기사는 제11차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가 지난 6월 17일 주최한 '기후포럼'에서 한강희 교수(한신대 겸임)가 발제한 '기후위기 시대 기독교 소명-WCC의 JPIC 선교와 기후위기대응'과 그의 번역서 '신앙의 순례 (세계교회협의회의 역사와 주제)'를 참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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