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 같은 사람 ... 지역의 '명물'이 된 교회이야기
[ 우리교회 ]
작성 : 2022년 04월 13일(수) 10:00 가+가-
충청노회 진천중앙교회
 【 진천=최은숙 기자】 매일 같은 장소 같은 시간.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더워도 추워도 그곳엔 언제나 같은 사람이 서 있다.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힘내요!"라는 피켓을 목에 걸고 말이다.

충청노회 진천중앙교회(김동환 목사 시무)는 전도하는 교회다. 2020년 9월 시작된 '피켓전도'는 지역에서도 소문이 자자하다. 교회 근처의 한 식당 주인은 "매일 길에서 피켓을 메고 서 있으니 안보이면 서운해진다"면서 "친구를 만난 듯 반갑기도 하고 안보이면 걱정도 되고… 교회에 가려면 진천중앙교회를 가라고 한다"고 했다.

'피켓전도'는 전도대원이 직접 정한 장소와 시간에 맞춰 피켓을 목에 걸고 서 있는 방법이다. 피켓전도의 시작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전도방법이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전도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전도에 대한 부담감은 누구에게나 커서 쉽게 용기를 낼 수 없다. 특히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전도지를 받지 않거나, 교회에 대한 거부감을 표현해 당황하기 일쑤.

김 목사는 오랜 고민 끝에 전도 피켓을 제작해 거리로 나섰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을까. "이거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비대면 시대에 피켓전도는 안성맞춤이었다. 특별한 전도지도 필요없고 문전박대를 당할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전도피켓 사역을 성도들과 나눴고, 성도들은 '자발적'으로 동참했다. "피켓을 메고 있는 동안 우리는 '전도지'가 되는 거예요. 예수 믿으라고 말하지 않아도 돼요. 매일 그자리에서 그 시간 우리 삶으로 보여주면 되는 거예요."

교회는 '국제피켓선교부'를 조직하고,'우리 교회에서 100명, 전국교회에서 1000명, 세계에서 10000명의 피켓 전도 대원을 세우자'는 목표를 정했다. 지난 2020년 9월 시작된 피켓전도는 이제 1년 7개월을 맞았다. 김 목사를 비롯해 140명의 성도들이 피켓전도대원으로 나섰다.

"좋은 것은 함께 나눠야 한다"는 김 목사는 교단과 교파에 상관없이 피켓전도에 동참하기 원하는 교회를 지원한다.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전달하면 교회가 4개의 피켓을 무료로 지원하고 교인들은 매일 전도대원들을 위해 중보하는 것으로 돕는다. 개교회 중심주의를 극복하고 한국교회가 함께 전도사역에 힘을 모으자는 취지다. 아울러 전도가 절실한 작고 어려운 교회를 섬기기 위한 마음도 담았다. 현재 전국에 970여 명이 피켓전도를 펼치고 있다. 서울은 물론이고 제주도, 경기도, 충청도… 전국 곳곳에서 피켓을 들고 복음을 전한다.

피켓에는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힘내세요" 라는 문구와 교단 마크, 교회 이름, 교회 위치, 담임목사 이름, 교회 전화번호와 전도자 이름이 있다. 피켓전도는 반드시 성도 개인이 하는 것으로 전도자의 이름을 넣고 책임을 다하도록 격려한다. 그렇다고 교회가 피켓전도를 잘 하고 있는지 확인하지 않는다.

피켓전도 실무를 담당하는 박혜명 부목사는 "피켓전도는 온전히 하나님과 자신의 약속이며 싸움이기 때문에 교회가 전도를 잘 하고 있는지 점검하지 않는다"면서"함께 중보하고 격려하며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켜낼 수 있게 응원한다"고 전했다. 때문에 피켓전도는 꾸준함과 성실함이 관건이다. 김동환 목사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피켓전도를 거르지 않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7시반부터 8시까지 같은 장소에서 피켓을 든다. 외부 일정이 있을 때는 그 지역에서 피켓을 든다.

"매일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같은 사람이 보이니까 이제는 손을 흔들어주기도하고 인사도 한다"는 김 목사는 "한달 전 한 분이 옆으로 오시더니 진천에 이사를 왔고, 교회를 정해야 하는데 진천중앙교회에 한번 가보고 싶다더라"면서 "지난해 새가족이 늘었는데, 피켓전도가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켓전도는 20대부터 80대까지 세대를 아우른다. 대원들은 서로 피켓사진을 공유하며 그날 그날의 감동을 나눈다. 남선교회전국연합회 제76회 회장을 역임한 윤재인 장로는 "피켓전도는 행복이고 기쁨"이라고 고백했다. 김영화 권사는 "오늘 5명의 이웃들이 인사를 하고 손을 흔들어주시는데 눈물이 났다"면서 "피켓전도는 거룩한 습관이다. 곧 1000명을 향하는 하나님의 피켓대원들이 대한민국과 열방의 중심에서 죽어가는 생명을 살려내는 역사를 만들어 낼 것을 믿는다"고 감동을 나눴다.

진천중앙교회는 지난해 새가족이 늘었다. 그것도 수평 이동이 아닌 초신자라는 사실이 더 눈길을 끈다. 김 목사는 "코로나 시대에 피켓전도로 성도들이 움츠러들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었다"면서 "지역에서도 긍정적으로 소문이 났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또 하나, 교회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교회의 모든 사역은 '함께'가 중요하다. "교회는 전 교인이 함께 세워가는 것"이라는 김동환 목사는 "특정한 누군가가 아닌 누구나 기쁨으로 사역에 동참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면서 "더불어, 함께하는 교회"를 거듭 강조했다.

올해 주제를 '오직 성경'으로 정하고 전교인 '성경 일독'을 목표로 세운것도 같은 이유다. 90여 명의 성도들이 이미 완독 했고 다른 성도들도 계속 동참하고 있다. 해마다 4월과 10월에는 '전교인 기도운동'을 펼친다. 올해 22회 째를 맞이한 기도운동은 하루에 한번 반드시 교회에 와서 기도를 하는 공동 프로젝트다. 예배당 옆에 마련된 개인 출석부에 성도들이 직접 스티커를 붙인다.

교회는 '전교인'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해마다 제안하고, 실행하기 때문에 코로나19가 한창 극성일 때도 신앙이 나태해진다거나 지칠 틈이 없었다.

매주 월요일 800여 명의 성도들 가정에 다음주 주보를 우편으로 발송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코로나로 부득이하게 교회에 나오지 못하는 성도들에게 "그럼에도 우리는 당신을 기억하고 있고 언제든 함께 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는 무언의 응원이고 격려였고 연서였다.

"언젠가 전교인이 악기 한 개씩 배우기로 하고, 연말 성탄행사에 '할렐루야'를 연주 했어요. 모두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해냈습니다. 세상에 특출난 사람도 많지만 특출한 사람만 주님의 일을 하는 것은 아니에요. 우리는 '무엇으로 하나님을 매일 기쁘시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묵묵히 그 일을 하면 돼요."

진천중앙교회는 누군가가 아닌 모두가 함께 하나님 나라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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